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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소장 만난 정운찬 "총리는 국감 불출석이 관례"

[국감] 정운찬 총리에 뿔난 여야 의원들... 국감장 이탈, 헌법재판소에도 불똥

등록|2009.10.05 19:13 수정|2009.10.05 19:13

▲ 5일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정운찬 총리가 감사 시작 전 의원대기실을 들러 인사한 뒤 나오고 있다. ⓒ 남소연


국정감사 진행 중에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인사차 만난 정운찬 국무총리 때문에 여야 의원들이 뿔이 났다. 국무총리실을 감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뿐만 아니라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까지 정운찬 총리에 쓴소리를 했다.

5일 국회 법사위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가 한창이던 오후 3시 20분 정운찬 총리는 국감장을 이탈해 이강국 헌법재판소장을 예방했다. 정무위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모두 정운찬 총리의 출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던 무렵이었다.

국무총리실 국정감사에 "총리가 출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고 이강국 헌재소장도 국감 시작과 끝에 인사만 하고 국감장에는 출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여서 이날 만남은 가능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국회 경시 풍조"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우윤근 민주당 의원은 "얼마나 국민의 소리를 우습게 여겼으면 국감을 제쳐놓고 정 총리와 피감 기관장들이 만나 환담을 나눌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도 "지적에 일리가 있다"며 "국감의 질의 내용이 헌재소장과 재판관들에게 영상이 아니라 음성으로만 전달되는 상황이었는데 (피감기관장이) 이마저도 듣지 않았다는 것은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들었다. 

유선호 법사위원장(민주당)은 "정 총리가 국정감사장을 이탈한 것도 유감이며 총리를 만난 헌재 소장의 처신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국회 경시 행태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강국 소장은 "오늘 조간 신문을 보니 국무총리실 국정감사가 잡혀 있길래 정 총리가 오늘 오지 못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약속보다 10분 먼저 왔더라"며 "정 총리가 국정감사에 총리는 참석하지 않는 것이 선례라고 말씀하긴 했지만 이게 다 총리실과 날짜를 잡을 때 국감 날짜를 깜박한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이 소장은 "다만 환담은 7분을 넘지 않았다"며 "당시 (국감 방송) 음량을 줄이긴 했지만 의원들의 질의와 문제점 지적을 경청하고 있었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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