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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바라보는 시각에 관하여'

'풍경너머 풍경'전 개최

등록|2009.10.09 09:52 수정|2009.10.09 09:52
 동시대 미술에서 시각 예술가들이 풍경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은 각자의 철학과 미적인 감수성에 따라서 다양하고 개별화되어 있다. 대상의 선택도 제한적이지 않고,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서 다채롭다. 그와 더불어서 표현매체나 표현방식 그리고 재료의 선택도 편협하지 않고 자유롭고 개성적이다.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는 동시대작가들도 풍경사진작업을 하는 기본적인 태도에 있어서 단순하게 탐미적이거나 대상 자체를 기계적으로 재현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각자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풍경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재구성하여 시각화 한다. 그리고 전통적인 사진표현방식에 제약받지 않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체와 장르를 초월하거나 매체 통합적이기도 하다. 20세기에 형식주의적인 조형사진을 발표한 사진가들과는 다르게 대상의존적인 것이지 않고, 다분히 개념적이고 탈장르적인 사진 찍기를 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풍경사진은 기계적인 재현과 사실성에 충실한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동시대의 풍경사진은 카메라 메커니즘과 렌즈의 다양한 특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비사실적인 재현으로 보는 이들에게 시각적인 혼란을 주기도 한다. 그리고 극단적인 사실적 재현과 특정한 컬러의 과도한 과장으로 보는 이들의 시각을 강하게 압도한다. 그 외에도 최근에는 디지털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실재와 모조를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지게 하여 더욱 더 시각적인 혼란을 조성한다. 이와 같이 '풍경'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이 테크놀로지의 발달에 힘입어서 무한대로 자유로워지게 된 것이 현대사진의 여러 특징 중에 하나이다. 매체 기술의 발달과 표현방식이 다양해진 것과 더불어서 사진가들이 풍경을 바라보는 시각과 미학도 다양화되고 개별화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 '환유적 풍경' ⓒ 김동휘


▲ '변화되는 풍경' ⓒ 이동준


▲ trace of time #102ds, 2005 ⓒ 이주형


김동휘는 자신의 사적인 기억이나 경험과 관계가 있는 풍경이나 특정한 사물을 지극히 주관적인 시각으로 재현하였다. 특정한 사진 프로세스의 특성을 이용하여 작가 자신의 감정을 극대화해서 시각화한 최종 결과물인 것이다. 그래서 과장된 컬러와 사진적인 표현방식이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져서 보는 이들의 시각을 현혹한다.

이동준은 문명의 흔적이 느껴지는 자연풍경을 표현대상으로 선택하였는데, 지극히 사적인 시선으로 대상에 접근하였다. 그리고 필름현상과정에서도 이미지형성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여 보는 이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감각적인 결과물을 생산하였다. 최종 결과물 자체가 보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지만, 감정적인 측면만 자극하기 보다는 외부세계의 특정한 현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사회적인 시각이 느껴지는 결과물들이다.

이주형은 공원에 펼쳐져 있는 풍경을 비사실적으로 재현하였는데, 최종 결과물이 드러내는 외형적인 느낌 자체가 회고적이며 복고적이다. 특별한 수사법을 선택하거나 현실을 과장되게 표상한 것은 아니지만, 후처리과정과 작가의 예민하고 섬세한 감수성이 상호작용하여 작가의 내면세계를 이루는 무의식의 감정적인 편린이 느껴지는 최종 결과물이 생산 된 것이다. 보는 이들의 서정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노스탤지어적인 이미지들이다.

이번 전시를 마련한 갤러리 레코는 대구지역의 사진전시문화를 활성화하기위한 대안공간적인 성격의 전시장이다. 대구는 이미 널리 알려있는 것처럼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사진문화를 주도한 사진의 도시이다. 그리고 한국최초로 사진비엔날레를 개최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구의 사진문화는 어느 시점부터 대구사진아카데미의 침체와 더불어서 나락의 길을 걷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젊은 작가들이 작업에 몰두를 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전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대안으로서 이번에 개관하는 갤러리 레코는 대구의 사진문화가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방향으로 성숙되고 발전 할 수 있도록 사진전시문화를 리드하는 공간이 되고자한다. 그 첫 번째 시도로서 오랫동안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진가 세 사람의 독특하고 창조적인 풍경사진작품을 선택하여 전시를 기획하였다. 이번 전시회와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기획할 예정인 완성도 높은 전시회들이 대구지역 사진문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전시기간: 2009년 10월16일(금) - 22일(목)
전시장소: 갤러리 레코 (대구시 중구 삼덕2가 29-2 Tel 053-431-0006)
초대일시: 2009년 10월16일 오후 6시
참여작가: 김동휘 이동준 이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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