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원안수정'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8일 제주도 서귀포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이하 편협) 초청 정치부장단 세미나에서 "원안보다 충청도민이 섭섭하지 않도록, 어떻게 해서든 괜찮은 도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에 대해 아주 고심하고 있다. 축소 검토는 전혀 없다. 더 충실하게, 더 좋게 (한다는) 그 생각은 틀림없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정운찬 국무총리가 총리 내정 직후 세종시 문제를 거론하면서 논란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확고한 생각을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총리가 말을 하면서 온갖 얘기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공개적인 언급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청권 민심과 야당의 반발 등을 감안해 청와대는 극도로 의견 표명을 자제해왔다. '원안보다는 충청도민이 섭섭하지 않도록'하겠다는 그의 발언은, 세종시 문제에 대한 청와대 분위기가 '원안 수정' 쪽임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편협 세미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세종시에 국가가 투자하기로 한 예산은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종합해보면 원안은 수정하되 예산규모는 유지해, 반감이 확대되고 있는 충청도 쪽을 설득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