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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된 전경들 외면한 <조중동>과 방송3사

등록|2009.10.15 15:11 수정|2009.10.15 15:11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먼저 먹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정부중앙청사 공무원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하나도 먹지 않고, 과천청사를 지키는 전경들만 먹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지만 <조중동>과 지상파 방송 3사 뉴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산 쇠고기를 전경들만 먹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14일 밤 KBS 1TV <뉴스9>와  SBS <8시 뉴스>는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MBC <뉴스데스크>도 보도했지만 27번째 기사로 내보내보면서 단순 처리했다.

정부중앙청사 공무원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고 과천청사를 지키는 전경들만 먹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 언론으로서 당연히 보도해야 하지만 <조중동> 지면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방송 3사와 조중동이 정부가 전경들에게만 미국산 쇠고기를 먹인 것을 전혀 보도하지 않거나 단신 처리한 것에 대해 민주당 유은혜 부대변인은 15일 논평을 내고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하는 것은 정부가 국민을 우습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는 명백히 국민을 무시하는 행태인"데도 "이 사건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는 매우 유감스럽다"고 했다.

유 부대변인은 이어 "정부가 국민에게 한 거짓말이 들통나거나 인권과 민주주의 퇴행이 드러나는 사건들이 보도되지 않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보며, 권력에 대한 비판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국민의 실망과 불신이 깊어질 것이다"고 언론 무관심을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중앙정부 공무원들이 자신들은 먹지 않으면서 전경들만 먹인 것은 보통 사건이 아니다. 언론이라면 자세히 보도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정부를 강하게 비판해야 한다.

벌써부터 권력 눈치를 보기를 하는 것인가. 무엇이 무서워 보도하지 않고, 무엇을 숨기고 싶은 것인가. 권력이 자기 약속을 지키지 않고 힘 없는 전경들을 마루타로 만들어버린 이번 일을 외면한 언론은 비판받아야 한다. 진실을 외면하는 언론은 언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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