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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개발로 구파발역 진관시장 사라진 뒤 3년

폐허속 영세상인들 온데간데 없고 은평뉴타운 고층아파트만 즐비해

등록|2009.10.16 16:12 수정|2009.10.16 16:12
지난 2006년 북한산국립공원에 자리한 진관사에 들렀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인근 은평뉴타운(http://www.eunpyeong.seoul.kr/newtown/) 개발로 폐허가 된 진관시장과 마을을 둘러볼 수 있었다.

당시 지난 2002년 '지역격차를 해소하고 체계적인 도시환경을 만들겠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자랑스레 내놓은 뉴타운사업은, '21세기형 고품질 복지주거환경 공간을 만들겠다'고 호헌장담 했지만 이런저런 문제들이 노출되었고 주민반발에 직면했다.

▲ 2006년 6월 구파발역 진관시장은 은평뉴타운 개발에 따른 토지수용을 거부하는 영세상인들이 있었다. ⓒ 이장연

▲ 폐허가 된 시장길목에서 상인들은 삶을 이어갔다. ⓒ 이장연




특히 지구지정과 토지수용을 거부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했었다. 정든 삶터에서 용산 철거민들처럼 내쫓겨야 했던 한양주택 주민들과 같은 은평구 주민들은 이웃과 평화롭게 살아온 동네를 떠날 수 없다며 서울시의 뉴타운사업을 거부했었다.

일본의 뉴타운개발로 인해 고통받는 자연과 야생동물들의 싸움을 그린 애니메이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너구리들처럼, 토지수용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하고 삭막한 폐허속에서 영세상인들은 삶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마치 불도저처럼 뉴타운사업을 밀어붙였고, 몇푼 안되는 보상금을 원주민들에게 쥐어주고 신주거공간을 만들어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강제수용과 함께 사람들을 쫓아내기 시작했다.

▲ 당시 구파발성당 ⓒ 이장연

▲ 2006년 6월, 성당 앞에서 본 진관시장 일대 ⓒ 이장연




친환경과 삶의 질이라는 키워드로 포장된 요란한 뉴타운개발 광고속에 어느덧 3년이란 세월이 흘러, 다시 찾아간 구파발역 인근은 예전과 너무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대형건설사들의 고층아파트들이 북한산을 바리게이트처럼 가로막고 서 있었고, 영세상인들이 영업권 보상을 요구하며 버티던 진관시장의 흔적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구파발 천주교성당은 사라지고 다시 성당건물을 짓고 있었고, 창릉천과 마주한 아파트단지도 곳곳에서 아직도 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 2009년 10월, 진관동 은평뉴타운 아파트 단지내 ⓒ 이장연

▲ 아직 아파트건설이 벌어지고 있다. ⓒ 이장연

▲ 은평뉴타운 주택전시관은 문을 닫았다. ⓒ 이장연




뉴타운 입주가 시작된지 오래지만, 이런저런 문제들로 주민들이 아파트와 길목마다 현수막을 내걸어 놓았는데, 내용은 서울시와 SH공사가 단지내 생태하천조성 등 약속을 지키기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박석고개와 진관배수지에 올라 살펴본 은평뉴타운의 모습은, 대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주거공간이 어디인지 되물어보게 했다. 3년만에 다시 찾은 은평뉴타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 옛구파발성당은 사라지고 새로 신축공사 중이었다. ⓒ 이장연

▲ 구파발역 인근 진관시장의 흔적은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 ⓒ 이장연

▲ 진관배수지에서 내려본 은평구일대 ⓒ 이장연

▲ 뉴타운개발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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