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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 따오기, 수컷 없어 증식 '비상'

중국에 어미 1쌍·어린 수컷 2마리 추가 기증 요청... 거부시 일본에도

등록|2009.10.19 11:24 수정|2009.10.19 11:43

중국에서 도입한 따오기 부부지난해 10월 중국에서 도입한 따오기 룽팅·양저우 부부가 경남 창녕 우포늪 복원센터에서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 경남도청


경상남도가 한반도에서 사라진 따오기를 중국에서 도입한 지 1년을 맞아 복원·증식사업 추진에 고민이 생겼다.
중국에서 도입한 따오기에서 탄생한 새끼 2마리가 모두 암컷으로 근친교배를 막기 위해서는 추가로 수컷 따오기를 도입해야 하지만, 도입 문제가 그리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경남 창녕군 우포늪의 따오기가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사온 지 1년을 맞았다.

지난해 10월 17일 오전 중국 서안공항을 출발, 이날 오후 3시 김해공항을 통해 창녕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에 안착한 국제적 멸종위기 조류인 룽팅(♀)과 양저우(♂) 따오기 부부는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에 잘 적응하고 있다.

또한 지난 4~5월 성공적인 산란 과정을 거쳐 4마리의 새끼를 부화했지만, 2마리는 체력 저하에 의한 탈수현상과 돌풍에 죽었다.

하지만 따오기 새끼 2마리가 건강하게 자람에 따라 경남도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경남 우포늪에서 따오기의 새로운 생명체로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 이어 생물자원을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자체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한 멸종위기 조류인 따오기 증식·복원기술을 축적함에 따라 따오기 텃새 개체군을 확보하는 기반을 구축한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렇지만 경남도의 야심찬 복원사업은 새로 탄생해 자라고 있는 이 두 마리가 모두 암컷이라는데 제동이 걸렸다.

경남도는 올해 4마리를 시작으로 내년에 10마리, 2011년 20마리 등 2014년까지 모두 55마리를 복원할 계획이었다.

따오기 복원은 근친교배에 따른 유전적 열성 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이지만 현재로서는 수컷이 없어 올해 계획부터 차질을 빚었고, 내년도 10마리 부화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증식이나 복원사업에 차질이 발생한 것이다.

▲ 따오기 새끼 첫째 '따루' ⓒ 경남도청


▲ 따오기 새끼 둘째 '다미' ⓒ 경남도청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남도는 긴급 따오기 추가 도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따오기
 황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따오기는 러시아,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 텃새 또는 철새로 분포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 판문점 부근에서 확인된 이후 1980년부터 자취를 감춰버린 새다.

 1968년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된 따오기는 몸길이 76.5㎝ 정도로 날개를 폈을 때는 140㎝ 가량이고 머리·몸은 흰색이며 얼굴·다리는 붉은색, 관우·날개·꼬리와 날 때의 날개깃은 밝은 홍색으로 울음소리는 '과아 과아' 하는 것이 까마귀와 비슷하다.

 따오기는 참나무, 밤나무 등 큰 활엽수 가지에 둥지를 틀고 작은 무리를 지어 논이나 갯가, 늪지 등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과 해당지역의 청정함을 상징하며, 개구리, 민물고기, 미꾸라지, 수서곤충 등 동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다.

 현재 야생 따오기는 중국에서만 볼 수 있고 샨시성(陝西省) 양현(佯縣)에서 500여 마리가 야생상태로 존재하며 600여 마리는 인공사육 하고 있다.

 또 일본 사도섬(佐渡島)에도 15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며 2008년 9월과 2009년 9월 두 차례에 걸쳐 30개체를 야생 방사했으며 야생방사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우선 근친교배로 인한 면역력 약화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다 자란 따오기 한 쌍과 어린 수컷 2마리를 기증받거나 무상으로 빌릴 수 있도록 환경부에 긴급 요청했다.

 만약 중국이 거부한다면 차선책으로 150여 마리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에 기증을 요청해 줄 것도 환경부에 건의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이 따오기 기증에 응할지 장담할 수 없고, 새로 따오기가 들어오더라도 환경에 적응하는데 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복원계획 차질은 어쨌든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경남 창녕군과 사단법인 우포늪 따오기복원후원회는 우포늪의 따오기가 중국에서 이사온 지 만 1년이 되는 지난 17일 오전 11시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김충식 군수와 따오기복원후원회 장환달 회장 등 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지난 14일 양저우와 룽팅 부부가 낳은 새끼들에게 '따루'와 '다미'라는 이름을 붙이는 명명식도 열렸다.

복원사업 추진경과
 경남도는 지난해 열린 제10차 람사르 협약 당사국 총회를 계기로 국내에서 멸종된 따오기를 우포늪에 도입·복원하기 위해 경상남도, 창녕군, NGO, 전문가, 지역주민 등이 중국의 따오기 서식지와 따오기 복원지인 일본의 사도섬을 방문하는 등 국가·지방정부 차원의 교류와 협조로 중국측 따오기 도입 및 복원을 추진했다.

 2008년 5월 이명박 대통령 중국 국빈 방문 때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우리나라에 따오기를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따오기 복원관련 국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우포늪 따오기 복원 및 서식처 관리를 위한 국제워크숍'을 개최했다.

 워크숍에 참석한 한·중·일 따오기 복원 전문가들은 '창녕 따오기 선언문'을 채택했으며 한국의 따오기 복원 노력에 인식을 같이 하고 따오기 복원에 적극 협력키로 하는 등 따오기 복원 관련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08년 8월 25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해 '중국 따오기 기증 및 한·중 증식·복원 협력강화 MOU'를 체결하면서 복원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따오기 도입에 대비해 2008년 7월부터 창녕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 공사를 착공해 검역동, 부화 및 육추동, 사육시설 등을 완공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와 관계자들은 지난 2008년 10월 14일 중국 섬서성을 방문, 양현 따오기 복원센터를 둘러보고 중국의 따오기복원의 구체적 사례와 기술 등을 소개받았다.

 이어 따오기 기증식을 갖고 10월 17일 룽팅(♀)과 양저우(♂) 따오기 부부는 곧바로 창녕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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