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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의 재발견 ②-1편] 가내부업하는 주부의 재발견

등록|2009.10.19 14:31 수정|2009.10.21 13:18
「생활정치의 재발견」현장토론
생활정치연구소에서는 격주로 현장좌담토론회 형식으로 <생활정치의 재발견>이란 기획을 마련하여 지난 9월 24일 그 첫회로 한국의 20대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의 생생한 현장 얘기를 들어봤다.  그리고 10월 12일 <생활정치의 재발견>두번째 이야기로 가정내에서 부업을 하는 가정주부들의 생생하고 가감없는 얘기를 들어봤다. 그 현장속으로 들어가보자.
가내부업하는 주부의 재발견 ②-1편

◈ 일 시 : 2009년 10월 12일 월요일 오후 2시
◈ 장 소 :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즐겨찾기] 사무실
◈ 진 행 : 홍미영 소장 ( 민주여성리더십센터 / 17대 국회의원)
◈ 참석자 소개

현장토론홍미영 前 의원, 김화신,하신자,함정선,윤문정,이선녀 주부 ⓒ 생활정치연구소




자기소개와 부업 종류

▶사회자
실제 부업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여러분들이 어려움이 많다는 것 잘 알고 있다. 일은 힘들고 보장이 안 되는 부분들도 참 많더라. 오늘 인천에서 부업이 많은 동네에 사시면서 여러 종류의 부업을 하시는 주부들을 모셨다. 부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들을 비롯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선 간단히 자기소개부터 부탁한다. 누구의 엄마도 좋겠지만 이왕이면 이름으로 소개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김화신 주부(50대)
남편과 자녀2명과 함께 살고 있다.  남편이 시각장애인 이여서 병원을 다니고 있기 때문에 사회활동을 할 수가 없다. 정부의 도움을 받고 싶지만 아이들이 20살이 넘었다는 이유로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 나이가 많아 공장에 취업할 수도 없어 부업을 하고 있는데 핸드폰 충전기 단자를 끼워 주는 일이고 하루에 10시간 가까이 일해도 한 달 수입은 12~15만원 정도 이다.

▷하신자 주부(40대)
남편과 초·중생 아이들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남편은 화물차 운전하는 일을 한다. 부업은 여자 속옷에 리본 붙이는 일을 하는데 개당 7원이고 이 부업하는 사람 중 일을 제일 잘 한다는데도 한 달에 18만원~20만원 정도 한다. 바느질이라서 손도 다 까지고 찔리고 힘든 점이 많다.

▷함정선 주부(30대)
가족은 남편, 어린 딸 2명이다. 남편은 목수일을 하고 있다. 첫 아이의 학원비를 벌기 위해서 부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구슬 액세서리 만드는 일을 했는데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그에 비해 버는 돈도 작았다. 아이를 위해서 시작한 일인데 오히려 아이에게 소홀해지는 것 같아서 그만두고 핸드폰 부속품과 관련된 부업을 시작했다. 일주일에 10만원 정도로 다른 부업에 비해서 돈은 많이 벌지만 일이 적은 편이라서 노는 날도 많다.

▷윤문정 주부(30대)
남편과 아이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남편은 현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첫아이가 백일 지난 후부터 부업을 많이 했고 현재는 집에서 리폼을 하고 있는데 가정방문을 통해 일감을 받고 있다.

▷이선녀 주부(40대)
남편과 초등학생 자녀 2명과 함께 살고 있다. 남편은 농사를 짓고 있다. 얼마 전까지 베개커버의 지퍼를 밖는 부업을 했는데 큰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고학년이 되면서 돌볼 일이 많아져 지금은 못하고 있다.

부업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사회자
부업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물론 많겠지만 그래도 그나마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이선녀 주부
이점이라 한다면 아이들과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점인데 사실 이것도 이점인지 잘 모르겠다. 일이 많으면 아이들을 챙기기 힘들어 아이들이 밖에서 놀도록 내보내야 하니까 그렇다.  버는 것에 비해 나가는 것이 더 많고 부업 물량도 일정하지 않다.

공장과 직접 거래를 하는것이 아니기 때문에 돈도 적어지고 일도 적다. 좋은 점보다는 어려운 점이 더 많은 것 같다. 차라리 직장에 나가서 일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윤문정 주부
그나마 좋은 점이라고 한다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과 밤에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새벽까지 부업을 할 때도 있었다.

현장토론생활정치의 재발견 ⓒ 생활정치연구소




부업은 다단계?

▶사회자
공장과 직접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러면 어느 회사에서 물건을 받는 줄 모르고 일을 하는 것인가?

▷이선녀 주부
부업을 하면서 어느 곳이랑 거래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중간에 부업을 나누어 주는 사람만 안다. 

▷하신자 주부
요즘 부업은 중간단계를 많이 거친다. 지금 하는 부업도 동네 문구점 아주머니가 12년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데 우리는 그 업체가 어딘 줄 모른다. 속옷전문업체도 아니고 아마 작은 업체 같다.

▷윤문정 주부
미싱업체를 보면 공정을 분배해서 전부 외부로 돌리고 최종 앞면과 뒷면을 연결해서 완성품을 만드는 일만 한다. 정규직원들이 업체에서 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아끼고 작업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부업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부업일하다가 부당한 점이 있더라도 직접 공장과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개선할 통로들이 없다.

▷함정선 주부
지금하는 핸드폰 부업일은 친한 언니의 친척이 하는 공장에서 직접 주는 일이여서 중간 단계도 없고 단가는 좋다. 부업이 전달되는 중간단계를 많이 거칠수록 마지막에 받는 부업비가 작아지기 때문에 잘 알아봐야 한다. 예전에 저희 어머니가 부업을 하셨을 때는 동네에서 공장에서 바로 물건을 가지고 와서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지금은 다단계 사업같다.

▷김화신 주부
지금 제가 하는 핸드폰 단자를 끼우는 부업도 3단계를 거친다. 그렇기 때문에 단가가 너무 적어서 5년 동안 하루에 8시간 정도 20일 일하는데도 불구하고 한달 10만원 조금 넘게 번다.

현장토론가정부업 현장토론 ⓒ 생활정치연구소




하루 8시간 한 달 20일 일해도 10~20만원 정도...

▶사회자
김화신 주부님은 5년 동안 한 숙련공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적게 받는 거 아닌가?
다른 분들은 하루에 보통 얼마나 버는가?

▷함정선 주부
지금 하는 일은 단가가 좋은 편이다. 핸드폰 스피커를 만드는 공장에서 작업이 편하도록 도와주는 일인데 하나 완성하는데 60원이다. 소개해주신분께 교통비로 3만원만 제하고 받는다. 일주일 정도 일했는데 10만원 정도 벌었다. 그런데 일감이 없어서 노는 날이 더 많다. 

▷하신자 주부
하루에 10시간정도 최대한 부지런히 일하면 7천원 정도 번다. 한 달에 18만원 정도 버는데 그렇게 일하고 나면 정말 힘들다. 하나라도 더 하려고 하고 회사사정에 맞춰 시간을 맞추려다 보니 밥먹는 시간도 놓치게 된다. 급여가 노동시간에 비해서 너무 작다. 

▶사회자
그 애로를 부업을 나누어 주는 문구점 아주머니한테 말해 본적이 있는가?

▷하신자 주부
부업하는 아주머니들이 올려달라고 항의해서 개당 6원에서 7원으로 오른 것이다. 1원이 오르는데 13년이나 걸렸다. 

▷윤문정 주부
부업하는 사람들은 일이 없으면 아쉬우니까 부당해도 말 할 수가 없다. 왜 부업을 관리해주는 곳은 없는지 모르겠다.

▷김화신 주부
예전에 부업을 받아서 나누어 주는 일을 해본 적이 있다. 개인이 30만원 정도 번다면 나는 120만 원 정도 벌 수 있었다. 한 개당 1~2원 정도 제한다. 이런 일을 수입이 좋은 편이지만 맡으려면 공장장이나 팀장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자기가 아는 사람들을 주려고 한다. 또 회사에서 책임지기 싫어해서 분배 하는 사람에게 불량 등 부업 관련한 책임도 다 맡긴다.

나머지 내용은 [생활정치의 재발견 제②-2편] '가내부업하는 주부의 재발견'에서 계속됩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생활정치메타블로그(www.lifepolitic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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