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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의 평균 수입이 300만 원이라고?

[생활정치의 재발견 ②-2편] 가정부업하는 주부의 재발견

등록|2009.10.20 09:04 수정|2009.10.21 13:17
[생활정치의 재발견 ②-2편] 가정부업하는 주부의 재발견

◈ 일 시 : 2009년 10월 12일 월요일 오후 2시
◈ 장 소 :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 [즐겨찾기] 사무실
◈ 진 행 : 홍미영 소장 ( 민주여성리더십센터 / 17대 국회의원)
◈ 참석자 소개

▲ 생활정치의 재발견.가정부업하는 주부 현장토론 참가자 ⓒ 생활정치연구소


내가 하는 부업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얼마 정도 일까?

▶사회자
정말 힘들게 일하시는데 일한만큼의 정당한 대가가 되려면 어느 정도의 받아야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하신자 주부
하루에 만5천원씩만 벌었음 좋겠다. 현재는 7천원 정도 번다. 주일날 빼고 일해서 한 달에 30~40만원정도는 되었으면 좋겠다.

▷김화신 주부
하루에 10시간은 일한다. 공장보다도 더 쉬지않고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니까 몸도 아프다. 하루에 만5천원은 벌어 월 30~40만원 정도 벌고 싶다. 부업을 연결해주는 중간 단계들만 없어도 더 많이 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선녀 주부
직장에 다니면 110만원 정도 버는 것 같다. 부업이더라도 아이랑 함께 일하면서 80만원은 벌 수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시간투자 대비 돈이 너무 적다.

힘들게 번 돈은 가족을 위해서

▶사회자
부업으로 인한 좋은 점은 '노느니 일한다' 말고는 없는 것 같다. 운 좋게 알선 비용 없이 직접 부업을 받는 경우가 그나마 이득이 있어 보이지만 어려운 점으로 말하자면 건강, 자녀교육, 적은 비용, 작업조건, 고정적이지 않은 물량 등 너무나 많은 것 같다. 이렇게 힘들게 벌어서 대부분 어디에 쓰시는가?

▷김화신 주부
보통 부식비로 사용한다. 너무 적은 돈이어서 남편 병원비도 안 된다. 받는 순간 없어진다.

▷하신자 주부
부식비로 사용한다. 열심히 일했는데도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무의미 할 때도 있어서 앞으로는 조금씩 적금을 넣어볼 생각이다.

▷함정선 주부
큰 아이 학원비로 사용하려고 시작했다. 그러나 부업도 고정적인 수입이 돼있어야 계획을 세우는데 일정하지 않아서 계획을 세우기 힘들다.

▷이선녀 주부
큰아이가 장애아여서 아프기 때문에 병원비가 많이 든다. 대부분 아이병원비로 충당이 된다.

▷윤문정 주부
생활비로 사용한다. 현재 남편이 돈을 못 벌기 때문에 생활비로 충당하고 있다. 예전에는 부업으로 돈을 벌어서 집안 살림살이를 하나씩 장만했었다.

▲ 홍미영 전의원의 즐겨찾기 사무실에서 ⓒ 생활정치연구소


가족들의 협조는 어떠한가?

사회자
어머님들 모두 알뜰하게 잘 사용하시는 것 같다. 부업 하는데 가족들의 협조는 어떠한가? 아이나 남편은 어떻게 대하는가?

▷이선녀 주부
아이들이 크니까 상황을 잘 이해해주고 "엄마 고생하는 거 힘들지" 하면서 위로해 준다.

윤문정 주부
주변이야기를 들어보면 예전에는 남편들이 차라리 일할 시간에 애들이나 나한테 신경 쓰라고 많이 말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다른 엄마들은 직장도 다니고 한다는데 집에서 놀지 말고 일하라고 말한다고 한다. 경제가 힘들어 지고 나서는 남편들도 예전이랑 많이 바뀌었다.

▷하신자 주부
부업일을 하고 있으면 밖으로 자주 안 나가게 되니까 돈은 덜 쓰는 것 같고 가족들도 잘 협조해준다.

▷함정선 주부
어린 자식들도 잘 협조해 준다.  부업일감이 집안을 어지럽혀지거나 하진 않기 때문에 큰 지장는 없다.

▷윤문정 주부
리폼을 할 수 있는 작업실이 필요해서 아이 방 하나를 작업실로 만들었다. 아이들도 잘 협조해 준다.

▷이선녀 주부
베개커버 부업은 먼지가 많았다. 아이가 호기심에 미싱을 만지다가 찔린 적도 있다.

칼국수 한 그릇의 행복!

▶사회자
부업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일들이 있나?

윤문정 주부
매직블럭(찌든 때 닦는 스폰지 것)을 포장하는 일을 했다. 부피가 너무 큰데 업체에서 기름값 아끼려고 가져다 주지 않아서 직접 차로 옮기다가 차 위에 실었던 일감들이 도로에 떨어져 크게 당황한 적이 있다.

▷김화신 주부
급여를 받는 날이 되면 함께 고생하며 같이 부업 했던 사람들끼리 칼국수를 먹으러 간다. 힘들게 일하고 먹는 칼국수는 너무 맛있고 행복하다. 서로서로 위로도 하면서 수다 떠는 즐거움이 크다.

▷함정선 주부
생활할 때 돈의 단위가 부업단가에 맞춰진다. 부업을 가져다주는 언니에게 나가서 국수 한 그릇 먹자고 하면 부업 하면서 점심 사먹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점심 한 끼 사먹으려면 일감 몇 개를 해야 하는 것인지 계산하게 된다.

▲ 힘들게 번 돈은 가족을 위해서... ⓒ 생활정치연구소


부업 말고 다른 일을 하실 생각은 있는지?

▶사회자
기회가 된다면 부업 말고 회사나 다른 일을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으신지?

▷김화신 주부
회사에 다니고 싶지만 장애를 가진 남편이 있기 때문에 어렵다. 

하신자 주부
이왕 일한다면 회사에 다니면서 많이 벌었으면 좋겠는데 남편이 반대한다. 또 정부에서는 취업연령 제한을 없앴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40살 이하로 뽑는 경우가 많아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함정선 주부
아직은 아이가 어려서 엄마가 집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일하고 싶다. 그러나 단순 일 말고 무엇인가 교육을 받아서 능력을 키워 일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선녀 주부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하고 같이 지내며 할 수 있을 찾아야 해서 직장일은 어렵다.

▷윤문정 주부
새벽에 오토바이를 타고 신문을 돌려본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돈은 많이 벌지 못했다. 집에서 부업을 시작하면서 계속 앉아서 일해서 살이 쪘다. 회사는 1시간 일하면 조금씩이라도 쉬게 해주는데 집에서는 하는 만큼 돈이 되기 때문에 쉬지 못한다.

정치인이여 들으라!

▶사회자
정치인들한테 얘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한마디씩 해주시길 바란다.

김화신 주부
남편이 청각장애를 가지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20살이 넘었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가 없다. 가족에게 의지하게 하기보다는 장애인 한 사람이 생활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선녀 주부
공공근로에 지원하려고 동사무소나 구청에 전화를 해보면 나이제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대상기준이 안 된다고 한다. 또한 진단서 등 서류들을 요구한다. 그런데 실제로 주변에 공공근로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젊은 사람들 앉아서 막걸리 마시고 노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도대체 어떤 대상으로 선택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필요한 사람은 일할 기회도 없다. 주민자치센터에서 쌀을 나누어 주는 것도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나누어 주는 것인지 모르겠다. 주변에 정말 살기 어려워 딸하고 아들을 입양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지원도 못 받는 경우도 있다.

또 하나는 현재 큰 딸아이가 아파서 의료보험 수급을 받고 있는데 딸이 쓰러져서 택시를 타고 큰 종합병원을 갔다가 수급자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동네 의원의 소견서를 받고 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쓰러진 상황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가 있는가? 이런 제도도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치인들이여 들으라... ⓒ 생활정치연구소


▶사회자
복지정책을 실행할 때 가난한 사람들의 숫자나 상태를 잘 파악해서 동네마다 다른 사정에 맞추어서 정확하게 분배를 해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데이터는 부실하고 일괄적으로 진행되니까 생색내는 용으로 사용되는 것 같다. 공공근로를 하는 이명박 정부의 희망프로젝트가 급히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더 기준이 엉성해서 그런 것 같다.

▷김화신 주부
뉴스를 보면 한 가정의 평균수입이 300만원 정도라고 발표한다. 어디서 조사했기에 저런 평균이 나오는 것인가? 실제 나의 처지와는 너무 차이가 난다. 그런 비현실적 평균 말고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서 제대로 소득을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서민정책은 많이 만들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국민들이 예전처럼 모르는 것도 아닌데 너무 바보 취급하는 것 같다.

▷함정선 주부
애를 낳으면 여러 혜택을 준다고 정부에서 홍보했던 적이 있다. 지역마다 기준이 달라서 사실상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너무 선심성 정책인 것 같다. 또 자연분만을 하면 7만원을 준다고 해서 자연분만을 하고 직접 찾아가보니 병원에서 자연분만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집에서 직접 자연분만을 한 사람만 7만원을 준다고 했다. 지금 집에서 애기를 낳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생색만 내는 유명무실한 정책인 것 같다.

▶사회자
이런 부당한 이야기들은 정말 많다. 엉뚱한 대상들에게 혜택이 가는 것들과 선심성 정책들에 대해서는 제재가 필요하다. 여러분의 의견을 담아서 정치권에 전달하도록 하겠다. 여러분들의 이러한 반응이 없으면 정치인들도 무심해질 수 있다. 어려운 점이 있으면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서로 의논하면서 함께 힘을 합쳐서 해결해 보도록 하자.

나의 꿈

▶사회자
대한민국도 가족도 여러분들 덕분에 희망을 채워 나가는 것 같다. 힘들어도 열심히 살 수 있게 하는 꿈은 무엇인가?

▷김화신 주부
남편과 함께 가족들 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으면 좋겠다.

▷하신자 주부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집장만했으면 좋겠다.

▷함정선 주부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자아를 찾고 싶고 스스로의 삶도 개척해 나가고 싶다.

윤문정 주부
사업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것을 함께 논의하고 들어 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선녀 주부
장애를 가진 딸이 내년이면 중학교를 간다. 차별 없이 커줬으면 좋겠다. 그런 세상에서 살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사회자
어려운 가운데서도 가족과 사회를 위해서 꿈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참 아름답게 보인다. 혼자 꾸면 꿈일 뿐이지만 같이 꾸면 이루어 진다고 하니까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신 분들은 같이 꿈꾸면서 그 꿈이 실현되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생활정치의 재발견 제2편 「가내(가정)에서 부업하는 주부의 재발견」편에 함께해주신
홍미영 전 의원님과 김화신, 하신자, 함정선, 윤문정, 이선녀 주부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생활정치메타블로그(www.lifepolitic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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