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슬형이란 조선 시대에 죄인을 자백시키기 위하여 행하던 고문의 일종이다. 죄인을 묶고 사금파리를 깔아 놓은 자리에 무릎을 꿇게 하고, 그 위에 압슬기나 무거운 돌을 얹어서 자백을 강요하였다.

그런데 죄인도 아닌 나무를 압슬을 하다니 기가 막히다. 경기도 여주 천서리에 있는 파사산성을 오르다가 보니 나무가지가 벌어진 틈에 커다란 돌을 올려 놓았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다. 만일 나무를 죽이기 위해 그랬다면 그냥 잘라버리면 될 것을. 이렇게 무거운 돌을 올리지 않았을 텐데.  더욱 사람들의 접근을 막는 그물을 치면서 굵은 줄로 나무를 동여매기까지 했다.



돌 크기도 상당하다. 긴 편은 1m는 됨 직하다. 밑에 가지 하나는 부러져 가루가 되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렇게 나무를 못살게 구는 것인지. 나무의 한쪽 가지에서 뻗어나간 부분은 이미 고사를 했는지 입이 하나도 없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인데, 이런 모습을 보고 아이들이 한마디씩 한다. "나무가 아프겠다"고. 때아닌 압슬을 당하고 있는 나무를 보고 있자니 마음이 영 편치가 않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생 나무를 저렇게 만들다니. 사람들의 행동에 생각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