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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호, 연일 '김구라 퇴출' 공세

"우리말 파괴하는 사람, 문화부가 모니터링 해주길"

등록|2009.10.23 16:36 수정|2009.10.23 18:48

▲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 (자료사진) ⓒ 남소연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서울 중랑을)이 연일 방송인 김구라씨의 공중파 방송 퇴출에 목소리를 높였다. 마치 김씨를 공중파에서 몰아내는 것이 '아름다운 우리말 지키기'의 첫걸음이라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확인감사에서 진 의원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유 장관은 <전원일기>라고 막장 드라마와는 아주 반대의 이미지를 가진 드라마에 오래 출연한 바 있다"면서 "김구라씨 같은 경우 1회 출연에 평균 40회가 넘는 막말을 한다"고 대비시켜 지적했다.

그는 이어 "최근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솔약국집 아들들> <선덕여왕>은 막장 내용이 없이도 40%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며 "시청률을 핑계로 막말, 막장 드라마를 만드는 것은 방송사들의 죄악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진 의원은 이어 "세계 어느 나라 공영방송에서 청소년들이 보는 시간에 욕설이 나오느냐"며 "방송에 대한 신뢰를 공중파 방송들이 갉아먹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영방송을 질타했다. 

그는 "국립국어원을 통해 아름다운 우리말을 파괴하는 사람에 대한 연구보고서도 내고 모니터링을 해주시기 바란다"고 유 장관에게 당부했다.

유 장관은 "우리말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에 대해서는 (문화부에서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막말 문제 삼았지만 본질은 '모든 방송사의 김구라 퇴출'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 남소연


진 의원이 이날 발언으로 연 이틀 김구라씨 막말 방송을 문제삼은 것은, 어떻게든 이 문제에 대한 방송사의 조치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진 의원은 하루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확인감사에서 김씨가 KBS 2TV <스타골든벨>에 출연해 욕설을 하는 장면을 상영했다. 실제 방송에서 욕설 부분은 '삐-' 소리로 편집됐고 자막은 '이런 X같은 경우' '정신차려 개XX야'로 나갔다.

진 의원은 "KBS가 욕설을 저렇게 하는 것들을 (방송)하고 있다. 저런 분은 빼라"고 말했다. '김씨가 욕설을 못하도록 하라'는 것이 아니라 곧바로 "빼라"라고 주문했다는 점에서 진 의원의 요구는 '막말 퇴출'보다는 '김구라 퇴출'에 방점이 찍혀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진 질의에서 진 의원은 연예 기획사와 방송 제작자의 부적절한 관계 때문에 김구라씨의 방송 출연이 계속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면서, 사실상 모든 공중파에서 김구라씨를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의원은 "어떤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라 김구라씨는 이 정도가 아니라 가장, MBC에서도 마찬가지로 너무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MBC나 KBS나 국장급이나 심지어는 부사장급까지 저런 연예기획사와의 돈이 오간 것 때문에 감옥 가고 한 일이 많다"며 "혹시라도 연예인들이 저렇게 마음놓고 욕하고 하면서 살아가는 이유가 뒷거래 때문 아닌가 걱정된다. 이미 많은 부분은 입증된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방송 출연이 마치 방송사 간부와 연예기획사의 뒷거래와 연관이 있는 듯한 뉘앙스까지 전한 것이다. 그는 이어 "지금 대한민국의 공중파 방송의 막말 방송, 막장 드라마는 한계에 왔다"며 "이것은 한 방송사만 고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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