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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골프장보단 맹꽁이가 더 중요해요"

계양산 맹꽁이, 제15회 풀꽃상 수상... 나무 위 시위 4주년 기념 행사도 열려

등록|2009.10.25 16:55 수정|2009.10.25 16:55

▲ 목상동 솔밭 나무위에서 200일간 함께 계양산을 지킨 신정은씨와 윤인중 목사, 사진제공 : 인천시민위 ⓒ 인천시민위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을 지키는 터줏대감 중 하나인 맹꽁이가 '풀꽃세상을 여는 시민모임'(대표 허정균, 이하 시민모임)이 매년 선정하는 제15회 풀꽃상을 수상했다.

시민모임은 동강댐 반대운동이 한창이던 15년 전 동강의 '비오리'에게 제1회 풀꽃상을 준 뒤, 지난해에는 광우병 파동 속에도 꿋꿋했던 한국의 토종 '칡소'에게 14회 풀꽃상을 시상한 바 있다.

관련해 지난 24일 오후 3시, 200일간 계양산 골프장반대 나무 위 시위가 벌어졌던 목상동 솔밭에서 맹꽁이 풀꽃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지난 2006년 10월 26일 새벽 어렵사리 12m 소나무 위에 올라 겨울내내 계양산을 지켰던 신정은씨와 뒤이어 나무 위에 올랐던 윤인중 목사도 자리했다.

그리고 시상식에서 시민모임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이라서가 아니라, 맹꽁이가 여기저기서 강압적 개발을 막을 명분을 만들어줘 고마운 마음을 표한다"며 그 의의를 밝혔다.

▲ 계양산 맹꽁이가 15회 풀꽃상을 수상했다. 사진제공 : 인천시민위 ⓒ 인천시민위




계양산 골프장 예정부지에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맹꽁이는 그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어리석고 무분별한 개발을 막아온 일등공신이다.

지난 23일 계양구청 대강당에서 있었던, '다남동 대중골프장 조성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초안 설명회'에서는 롯데건설이 그간 '없다'고 주장하던 맹꽁이의 존재를 인정하기도 했다.

맹꽁이 풀꽃상 시상식 전에는 나무 위 시위 4주년을 기념하는 산행이 계산역에서 시작해 200여일 동안 골프장반대 시민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인 하느재고개 너머 생강나무쉼터와 물박달군락지를 지나 소나무숲까지 이어졌다.

산행 뒤에는 별음자리표님과 함께 작은 숲속 음악회가 '롯데골프장은 도롱뇽의 목숨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란 걸개를 배경으로 펼쳐졌다. 걸개는 천성산 고속철도공사를 막기 위해 전국의 녹색시민들이 정성껏 수를 놓아 만든 도롱뇽들이다. 바로 계양산 골프장 예정부지에서 의문의 떼죽음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은 도롱뇽이었다.

내년 다시 따스한 봄여름이 찾아오면 계양산에서는 도롱뇽과 맹꽁이를 다시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입목축적조사 허위조작 의혹 속에서도, 롯데가 껍데기만 남은 골프장 개발을 강행하면 다시는 이들을 볼 수 없게 된다.

▲ 롯데골프장은 도롱뇽과 맹꽁이 목숨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진제공 : 인천시민위 ⓒ 인천시민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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