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미술교실
(사)한국장애인문화협회 '한마음미술교실'
▲ 서양화가 이문수씨의 지도로 척수장애인협회 사무실에서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한마음미술교실이 진행 중이다. ⓒ 김상기
덕진공원 내 전주시민갤러리에서는 다음 달 말에 의미 있는 전시가 열린다. 소외 없는 풍요로운 세상 만들기를 지향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합동 전시 '소풍전'(疏豊展)이 개최되는 것. 주변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성 행사가 아니라, 몇 달을 두고 장애인들에게 체계적으로 미술을 가르치고, 그 결과물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행사다.
소풍전은 자기표현과 소통을 근간으로 한다. 미술전시회를 통해 자신에게 내재된 미적 감수성과 창의성을 발현함으로써 자긍심 있는 열린 마음을 함양,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함께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다.
주인공들은 전국구로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 작가 10명, 미술전공을 희망하는 청소년 15명, 그리고 '한마음미술교실'에서 이제 막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진짜 초보 장애인들이다.
(사)한국장애인문화전라북도협회에서 주관하는 한마음미술교실은 장애인 70%, 비장애인 30%의 구성 비율로, 구 도청사 건물 내 척수장애인협회 사무실을 임시로 빌려 진행되는 현대미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지난 7월 첫째 주부터 서양화가 이문수(44)씨의 지도로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까지 미술수업을 받고 있다.
신체적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이 비교적 정적인 미술창작활동과 문화체험 활동을 함으로써 자기정체성을 고양하고 자기역량을 강화, 당당히 사회 일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돕는 창작교실인 것이다.
한마음미술교실을 운영 중인 장애인문화협회의 전해진(54) 협회장도 지체장애 1급의 장애인이다. 그럼에도 전씨는 지난해 개최된 제18회 대한민국 장애인 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미술을 통한 자아실현에 매진하고 있다.
전씨는 "미술적인 재능은 스스로 만든 우상에 불과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내재된 미술적인 자기표현의 잠재력은 교육환경을 통해 충분히 발현시킬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한마음미술교실에 대한 애정을 풀어냈다.
"그림이 많이 좋 졌는데…"라는 말에 "진짜요?"라고 되물으며 기뻐하고, "같이 전시하는 분들은 도내에서 알아주는 작가분들이예요"하는 말에 "그래요?"하면서도 붓질에 더 힘이 들어간다. 이들의 작품은 시민갤러리에서 11월27일부터 12월3일까지 전시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