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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산 밑 '형제사랑 정자 2개'를 보실래요

[사진] 경북 영천시 화북면 보현산 아래 모고헌과 옥간정 풍경

등록|2009.10.28 20:51 수정|2009.10.28 20:51

보현산 천문대 가는 길3거리 오른쪽 길은 보현산 천문대 가는 길 ⓒ 추연만


영천 화북면사무소를 지나서 옥계3거리가 이르러, 오른쪽 길로 가면 보현산 천문대가 나온다. 요즘 화북면 길가에는 '보현댐 건설 반대' 펼침막이 여럿 보인다. 정부가 추진하는 낙동강 정비사업에 따라 (가칭)보현댐 건설 계획이 발표되어, 주민 다수가 반발하는 상황을 엿볼 수 있다.

옥계3거리에서 오른쪽 길을 따라 굽이치는 도로에 막 접어들자, 횡계마을 입구가 보인다. 마을 입구 길가 오른쪽에 예사롭지 않은 기와집이 눈길을 쏠리게 한다. 횡계서당이 있고 그 안에 정자 '모고헌'이 있는 곳이다.

횡계서당 안 모고현횡계서당 안 모고현 ⓒ 추연만


횡계서당횡계서당 ⓒ 추연만


횡계서당과 모고헌

모고헌 건물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지수(篪叟) 정규양(鄭葵陽)선생이 숙종27년(1701)에 이곳으로 이사와  집을 짓고 태고와(太古窩)라 하였으나 영조6년(1730)문인들이 개축하여 모고헌이라 하였다고 한다.

횡계천이 흘러내리는 언덕위에 정남향으로 지은 정자는 자연과 조화가 잘 어울리는 빼어난 건축물이다. 서당채에서는 단층건물로 보여서 다른 건물과 조화를 이루지만, 횡계천 건너 정면에서 보면 2층누각으로 장엄한 기풍을 느끼게 한다.

모고헌과 황계서당모고헌 ⓒ 추연만


모고헌자연과 어우러진 건축 ⓒ 추연만


정자는 지형지물을 그대로 살렸다. 자연암석을 받침돌 삼아 세운 기둥들을 보면, 옛 어르신의 미적감각에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정면2칸, 측면2칸인 모고헌은 팔삭지붕이며 사면에 툇간을 돌린 것도 특이한 모습이다.

정규양 선생은 이곳 모고헌에서 살았고, 형인 정만양(鄭萬陽)선생도 불과 300미터 거리의 옥간정에 살았다. 두 선생은 형제간의 우애를 상징하는 뜻으로 훈(塤)과 지(篪)로서 호(號)를 삼고 후학을 양성했다 하니, 실로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옥간정

이 건물은 조선 숙종때 성리학자인 훈수(塤受 ) 정만양(鄭萬陽)(1664~1732)선생과 지수 정규양 (鄭葵陽)선생 형제가 후학을 양성하기 위하여 숙종 42년(1716)에 세운 정자.

옥간정도로 위에서 본 옥간정 건물 ⓒ 추연만


옥간정 역시 모고헌과 같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 빼어난 건축물이다. 보현산을 오르는 도로가 횡계천을 따라 개설된 탓에 이 건물들을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차를 세워 횡계천에 내려가면 그 아름다움에 홀딱 반한다.

옥간정옥간정 ⓒ 추연만


옥간정옥간정 ⓒ 추연만


선현들의 삶을 닮고자 하는 마음도 저절로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곳이 좋은 모양이다. 보현산을 적셔내린 횡계천 계곡과 두 형제의 삶이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벼슬을 마다하고 후학을 가르친 삶에 그저 허리가 숙여질 따름이다. 정승판서의 삶이 '산림처사'보다 으뜸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옥간정옥간정 ⓒ 추연만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 '별빛촌 이야기'(http://blog.daum.net/staryc)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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