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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의회, 도봉구청 고발 만장일치... "이례적"

"변전소 허가 불법한 행정행위"

등록|2009.11.03 18:01 수정|2009.11.03 18:24
서울시 도봉구의회가 도봉구청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도봉구의회는 10월 30일 열린 제19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도봉구청의 불법 행정행위를 수사기관에 고발 의뢰한다'는 내용의 <도봉동 62-4번지 건축허가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결과보고서> 채택 안을 통과시켰다.

불법한 행정행위, 수사기관에 고발 의뢰

도봉구의회는 '도봉동 변전소 문제'라고 알려진 '도봉동 62-4번지의 건축허가 과정'에 대해 "도봉구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건축제한조건 변경사항이 부결되었음에도 근린생활시설로 허가한 사항"과 "증축 신고시 목욕장 시설은 산업지원시설이 아님에도 증축 허가된 사항은 불법한 행정행위"이므로 "수사기관에 고발 의뢰"한다고 밝혔다.

도봉동 변전소 문제는 지난 2007년 7월 24일 건축허가처리 이후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된 사안이다. 도봉구의회는 올 6월 25일 이금주 의원(한나라당, 쌍문1,3동・창2,3동)을 위원장으로 해서 총 7명의 의원들로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를 벌여왔다.

주민들에겐 당연하지만 의회에서는 드문 일

도봉구청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한 도봉구의회의 결정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10월 30일 본회의에서 이석기 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자 의회에 방청을 온 주민 100여 명은 일제히 "와!"하며 환호했다. 회의가 끝나고 난 후 주민들은 서로 격려하며 기쁨을 나눴다. OO아파트 불법변전소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OOO씨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의회가 구청을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다. 더구나 한나라당 출신이 과반수인 도봉구의회에서 같은 한나라당 출신 구청장이 있는 도봉구청을 고발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사안이 얼마나 불합리했나를 스스로 대변해 주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사특위 부위원장인 김용석 의원(민주당, 창,1,4,5동)은 특위에서 보고서 채택 이후 본회의에 이르기까지 과정에 대해 "유래가 드문 사태에 도봉구청은 비상이 걸렸고, 한나라당 의원들과 주민 간의 숨막히는 무언의 총성 없는 전쟁이 전개되었다"고 블로그에서 밝혔다. 조사특위구성을 발의하고 위원으로 활동한 이성희 의원(민주당, 도봉1,2동) 역시 "민주당은 의견을 모았지만, 한나라당은 합의가 잘 안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누가 총대를 멜 거냐의 문제 아니었겠냐?"며 과정이 복잡했음을 내비쳤다.

위원장 "의견차 많지만 당파적으로 보지 말아 달라"

조사특위 구성을 발의한 또 한 의원인 신창용 의원(한나라당, 도봉1,2동)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조사특위 위원장 이금주 의원은 "특위에서 의견 차가 많았지만 위원장으로서 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결정했다."며 "당파적으로 볼 문제는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도봉구청의 관계자는 "이미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된 사안을 재고발하는 것은 법률적 실익이 전혀 없고 불기소 처분이 예상되는 것이 뻔하다"고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역 주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는 도봉구의회의 결정이 향후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동네사람들이 만드는 마을신문 도봉N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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