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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전통, 따뜻한 마음이 있는 곳

시코쿠를 찾아서

등록|2009.11.05 10:30 수정|2009.11.05 10:30

▲ 시코쿠 지도, 시코쿠는 섬이 아령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가운데 잘록한 곳은 남북 직선 거리가 60 킬로 미터 정도이고, 동서 직선 거리는 260 킬로 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동쪽에 있는 츠루키산을 시작으로 섬 가운데는 산맥이 있고, 바다가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 평야가 있습니다. ⓒ 박현국


일본은 홋카이도(北海道), 혼슈(本州), 시코쿠(四国), 규슈(九州) 등 섬 넷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작은 섬이 시코쿠입니다. 시코쿠는 도쿠시마켄(徳山県), 가가와켄(香川), 에히메켄(愛媛), 고치켄(高知) 등 네 현(県)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시코쿠는 인구가 410만 명으로 일본 전체 인구의 3.2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답니다.(2005년 3월 기준) 대략 섬의 동서 길이는 260킬로미터이고, 남북으로 가장 짧은 직선 길이는 약 60킬로미터 정도입니다.

비록 시코쿠에 사는 사람 수는 많지 않지만 시코쿠 동부에 있는 츠루기산(剣山, 해발 1955 미터)은 일본에서 후지산(富士山, 해발 3776미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시코쿠는 츠르기산을 시작으로 해발 천 여 미터가 넘는 산 열 개 이상이 시코쿠의 중심부에 동서로 늘어져 있습니다. 그밖에 많은 산들이 섬 중앙에 자리잡고 해안 지방으로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습니다.

▲ 멀리 바다와 마을이 보이는 밀감밭에서 밀감을 따고 있습니다. 밀감 역시 손이 많이 가는 작물입니다. 때에 따라서 가지치기를 하고 거름도 주고 벌레도 잡아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달고, 더, 부드러운 품종으로 바꿔 심어야합니다. 이곳 역시 농촌 일손이 부족하여 놀리는 밀감밭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 박현국


우리나라 제주도와 비슷한 지형이지만 제주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제주도와 비슷한 점은 따뜻한 해양성 기후로 밀감이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해안 지방에 펼쳐진 평야에서 산으로 들어서는 낮은 언덕에는 많은 밀감나무가 재배되고 있습니다.

▲ 시코쿠 에히메켄 특산품, 우메와다(梅綿)라고 하는 상표의 술, 청주, 그리고 인간 국보(濱田氏)가 만든 일본 전통 와시(和紙)로 제작한 종이 부채와 매듭, 일본 그림이 그려진 장식연. ⓒ 박현국


시코쿠의 한 가운데 높은 산, 원시림이 품고 있는 물은 해안 가까이에 평지에 질 좋고 맛좋은 샘물과 온천으로 솟아오릅니다. 예로부터 시코쿠에서는 이 좋은 물을 이용하여 일본 전통 와시(和紙)와 술을 만들어왔습니다. 지금도 이 전통을 계승하여 현대화된 제지 공장이 여럿이 있고 맛있는 술도 있습니다. 그리고 물이 넉넉한 이곳 시코쿠의 평야 지역에서는 예로부터 맛좋은 토란을 재배하여 왔는데 지금도 그 맛은 여전합니다.

시코쿠와 혼슈를 연결하는 다리는 세 곳에 있습니다. 다리가 연결되기 전에는 수학여행을 하기 위해서 시코쿠에서 배를 타고 혼슈로 이동하거나, 혼슈에서 시코쿠로 이동하는 동안 배가 전복되어 사고를 당한 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합니다. 이 다리들이 개통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니시세토(西瀬戸) 자동차도로(완공 1999 년), 세토(瀬戸) 중앙자동차도로(완공 1988년), 고베아와지나루토(神戸淡路鳴門) 자동차도로 등 세 곳에 다리가 있습니다.

▲ 아카시가이쿄(明石海?) 큰다리, 현수교로 다리의 전체 길이는 3,911 미터, 두 교각 사이의 길이가 1,991 미터이다. 이 다리는 고베와 아와지 시마를 잇는다. 이 다리 아래로 하루 다니는 배가 1,400 여 척 이라고 한다. ⓒ 박현국


시코쿠의 동쪽 고베(神戸)와 오사카(大阪)를 가장 빠르게 연결하는 고베아와지나루토 자동차도로는 시코쿠와 고베시를 연결하는 도로인데 중간에 아와지시마가 있습니다. 고베와 아와지시마를 연결하는 아카시가이쿄(明石海峡) 큰 다리는 1998년 3월 개통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와지시마(淡路島)와 도쿠시마를 연결하는 나루토(大鳴門) 다리가 있습니다.

▲ 세토중앙 자동차 도로에 있는 다리, 현수교. 시코쿠와 오카야마를 잇는다. ⓒ 박현국


시코쿠의 한 가운데에서 오카야마(岡山)를 연결하는 도로는 세토중앙자동차도로입니다. 이곳에는 시코쿠와 오카야마 사이의 여러 섬을 현수교 다섯 개와  콘크리트 다리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현수교 다섯 개의 총 길이만 6166미터입니다.

▲ 세토중앙자동차도로, 바다 중간에 있는 섬을 지나는 부분이다. 윗쪽은 자동차가 다니고, 아래로는 전차가 달린다. ⓒ 박현국


시코쿠의 서쪽에서 히로시마(広島)를 연결하는 니시세토 지동차도로는 시코쿠와 히로시마 사이에 있는 여러 섬을 현수교를 비롯한 여러 다리 10개로 연결합니다. 이 다리의 총 길이만 9624미터입니다.

이 세 곳에 있는 다리 가운데 가장 큰 다리가 아카시가이쿄 큰다리로 길이가 3911미터입니다. 현수교인 이 다리는 높이 297 미터의 기둥을 바다 양 쪽에 세우고 줄로 연결했는데 두 교각 사이가 1991미터로 세계에서 제일 길다고 합니다.

▲ 시코쿠 미시마 역 부근 마을 풍경, 오른쪽으로 멀리 보이는 공장 굴뚝은 종이 공장입니다. ⓒ 박현국


시코쿠에서 빼놓은 수 없는 것이 시코쿠 사찰 88 곳 순례(四国靈場 88 札所)입니다. 이 코스로 처음 순례를 시작한 것은 헤이안 시대의 스님 구카이(空海)부터라고 합니다. 구카이는 홍법대사(고보다이시, 弘法大師)인데 일본에서 처음 진언종(真言宗)을 연 스님입니다. 일본 천대종을 처음 연 사이죠(最澄)와 함께 이른바 나라(奈良) 불교를 벗어나 처음 일본 불교를 연 스님입니다. 구카이 스님에서 시작된 이 순례는 불교의 진리를 찾아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로 봄가을 걸어서 시코쿠 주위에 있는 이 절들을 찾아 보통 한 달 동안 걸어서 일주합니다. 관광버스나 택시 등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시코쿠 요리, 우리를 초대한 스즈키 시즈에(鈴木?枝) 선생님의 가족이 지은 밥이다. 한 가운데 먹거리가 치라시 스시라고 하여 여러 가지 야채를 섞어서 지은 밥이다. 밥 위에 물들인 생강, 가늘게 썬 계란 부침 등을 얹어 놓았다. 그리고 삼각형으로 보이는 것이 유부초밥(이나리 스시)이다. 오른쪽에는 한국음식과 비슷한 멸치볶음, 왼쪽 위는 피망 무침, 왼쪽 아래는 삶은 콩이다. ⓒ 박현국


시코쿠는 크고 긴 다리를 건너서 가야합니다. 그래도 시코쿠는 가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맛있는 밀감과 술, 토란 요리 그리고 사누키 우동으로 대표되는 맛있는 면요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전통 종이공예를 비롯한 일본 불교의 혼이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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