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상에도 올랐다는 말고기 요리
맛있는 말고기, 한우와 거의 비슷
▲ 말고기 샤브샤브 재료. ⓒ 임현철
지난 주말 여행 블로그 기자단과 함께 찾은 제주도 맛집 중 하나가 '말고기 전문점'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말(馬)'하면 떠오르는 곳이 제주도입니다. "말(馬)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란 말이 있긴 하죠. 제주도는 고려시대(1227년 경) 몽고의 전투용 말을 제주도에서 처음 사육하면서 말 산지가 되었습니다.
▲ 쇠고기와 별반 차이가 없는 말고기. ⓒ 임현철
"말고기 부드럽고 맛있어, 또 먹고 싶다!"
지난달 30일, 일행보다 일찍 제주도에 도착한 관계로 음식점에 먼저 당도했습니다. 마침 말고기 샤브샤브를 먹었던 손님이 나오더군요. 먹은 소감에 대해 물었습니다.
"말고기란 선입관에서 질길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너무 부드럽고 맛있다. 다음에 제주도에 오면 또 먹고 싶다."
저도 접하지 않았던 요리라 망설였는데 그럴 개연성은 한방에 사라졌습니다. '사돈집'이란 특이한 상호에 대한 윤복희씨 설명입니다.
"말고기를 어디에서 가져오는지 정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었다. 우리 집은 사돈댁이 직접 제주도에서 사육하는 말을 사용해서 그렇다."
그럼, 말고기를 이용한 이색 요리를 살펴볼까요?
▲ 말고기 육회 ⓒ 임현철
▲ 말고기 구이 ⓒ 임현철
말고기, 한우 요리와 거의 구분 짓기 어려워
윤복희씨는 말 요리 특성에 대해 "잡은 후 하루 정도 지나야 겉 색깔이 변하는 소나 돼지와는 달리 말고기는 3~4시간이 지나면 색깔이 변한다"며 "이것은 공기와 반응하면 빨리 색이 변하는 특성이며, 요리할 때 이를 잘라내고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날 먹었던 말고기 요리는 3만 원 짜리 A코스 요리였습니다. A코스는 육회, 육사시미, 스테이크, 갈비찜, 구이, 샤브샤브 등이 차례로 나오더군요. 이 요리들은 한우와 구분 짓기 어려웠습니다.
▲ 말고기 사시미. ⓒ 임현철
▲ 말고기 갈비찜. ⓒ 임현철
색달랐던 게 샤브샤브였습니다. 소고기 샤브샤브가 야채를 넣은 국물에 데쳐 먹는데 반해, 말고기 샤브샤브는 야채와 국수를 함께 넣어 살짝 데쳐 야채, 국수, 고기를 한꺼번에 소스에 찍어 먹더군요. 면발과 같이 먹는 게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특이한 건 '검은지름'이었습니다. 육지 사람들은 노린내가 나면 꺼리는데 제주 토박이들은 냄새가 나야 맛있다고 찾는다더군요. 그렇지 않으면 아예 먹지를 않는다나요. 먹어 보니 거북스럽지 않고 살살 녹더군요. 제 입맛에는 갈비찜과 구이가 제일 맞았습니다.
▲ 말고기 검은지름. ⓒ 임현철
"'말뼈' 강매가 관광 제주 이미지 흐린다."
말고기는 "신경통과 관절염, 이명(귀울림) 등 성인병에 효능"이 있고,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아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는다고 합니다.
특히 말고기에는 피부보호와 췌장 기능향상에 도움 되는 '팔미톨레산(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돼지고기와 소고기보다 월등히 높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말뼈'가 많이 팔린다나요.
하지만 말뼈는 제주도 방문객에게 원성을 사는 원흉(?)으로 지목받기도 합니다. 제주도 주민 김 모(44)씨는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관광 투어에서 말뼈 강매가 관광 제주 이미지를 흐린다"며 목청을 높였습니다.
제주 특산물인 말(馬)도 장단점이 있더군요. 그렇지만 말고기 맛은 그만이었습니다.
▲ 말고기 샤브샤브. ⓒ 임현철
덧붙이는 글
다음과 SBS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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