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즈워스-강석주 평양 회담에 숨은 뜻
[분석] 회담이 던지는 한국 민주 개혁진영의 과제
1. 보즈워스 방북,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지난 10월 23일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뉴욕에 왔다가 11월 3일 평양으로 돌아갔다. 뉴욕-캘리포니아 샌디에고-뉴욕으로 이어지는 10여일 가까운 기간 중 성김 특사와 수차례에 걸쳐 보즈워스 북한문제담당 특별대표의 방북 문제에 대해 협의했으며, 한반도 전문가들은 물론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도 비공식 자리를 가졌다. 이제 클린턴 국무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고 재가를 받은 다음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북한 등 유관국에 대해 방문일자를 통보하는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과 접촉에 대해 비교적 안도감을 보였다.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좀 11월 5일 언론 접촉시 리근 방미 협의에 대해 '만족'(satisfactory)한다면서 조만간 자신의 평양행에 대해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11월 6일 제퍼리 베이더 백악관 아시아담당선임보좌관은 부르킹스연구소 주최 '오바마 대통령 아시아 순방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the US is ready to talk with North Korea directly)라고 말했다. 6자회담 맥락에서 양자회담이 계속 될 수 있다는 언급도 추가하였다. 이처럼 백악관과 국무부 모두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을 위한 정지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음을 확인해 준다.
그렇다면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에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간략히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한반도 전문가들의 평가부터 짚어보겠다. 이들은 리근 대표단과 접촉을 한마디로 "긍정적(positive)"이라고 평가한다. 리근은 4월 자신들의 합법적(?)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유엔을 중심으로 강한 제재를 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핵실험을 했다고 강변하는 것으로 입장 개진을 시작했다. 오바마 행정부 등장이 자신들에게 과연 기회인지 도전인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말은 거칠지만 행동은 늘 버틸 만 한 정도에 머물렀던 부시행정부와 달리 정권교체와 같은 말을 쓰지 않고 늘 핵폐기와 6자회담 복귀를 주장하지만 실제 행동은 만만치 않은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초반에 잘못 건드렸다는 일종의 낭패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제재에 대해 못 버틸 정도는 아니지만 아주 부담스럽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으며, 오바마 행정부와 고위급 회담을 시작하면 상당히 깊은 대화를 나누고자 하고, 가급적 이제는 좀 털고 갔으면 한다는 일종의 핵추진 피로증후군 같은 것도 있는 것 같았다. 6자회담은 죽지 않고 살아있으며, 어떻게든 미-북 고위급 양자회담이 시작되어 어느 정도 안도감이 든다면 6자회담에 들어가는 데 특별한 장애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조금은 섣부른 전망도 내놓는다.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 리근 국장 팀은 미국 체류 기간중 미 국무부 당국자들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했다. 미측은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은 확답을 받았다. 2002년 이후 만 7년 만에 강석주 제1부상이 국제외교무대에 다시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 부시 행정부 8년간 강석주 제1부상이 회담장에 나타난 것은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가 평양에 갔을 때가 전부였다. 켈리차관보가 김계관 부상에게 우라늄 농축계획을 시인하라고 다그치자 그 다음날 나타나 "핵무기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이 바로 강석주 제1부상이다. 6자회담이 시작된 2003년 8월 이후 미국측 협상가를 만나지 않으면서도 김정일 위원장의 중요한 정상회담에는 반드시 배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핵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으려면 반드시 강석주 제1부상을 회담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일종의 집착 같은 것이 워싱턴 정부에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제대로 된 담판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제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강석주 제1부상을 만난다는 것은 확정되었다. 장소도 당연히 평양이다. 강부상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그때그때 보고하고 책임있게 답변을 할 수 있기 위해 꼭 평양을 가고 싶어 했었다. 보즈워스-강석주 1차 회담에서 서로 책임있게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6자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한국 정부 등 일부에서 양자회담은 한 번에 국한되어야 하며 바로 6자회담에 북한이 나오지 않는다면 더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오바마 행정부도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강석주 제1부상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부정적 인식만 더 강해졌다고 한다면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등 여타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추가적인 제재를 가하자고 나올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당분간 그렇게 사태가 꼬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 내부에서 그 동안 너무 가파르게 상황을 끌고 가는 바람에 대응 수단을 모두 소진해 버린데 대해 난감해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현재 예측으로는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평양에 가서 미국 오마바 대통령 혹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그간의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회담이 시작되어 핵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가능한 한 상세히 설명하면, 북한측이 일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좀 더 검토해서 답변을 내놓을 시간을 달라고 한다면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강석주 제1부상이 보즈워스 방북 직후 김계관 부상을 대신해서 바로 6자회담에 나오지는 않을 것이므로 한 차례 정도 미-북 고위급 양자회담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여지는 열어놓았다.
일단 보즈워스-강석주 평양회담이 열린다면 언제 6자회담에 나오느냐 보다는 어떤 핵폐기 과정에 합의할 것이냐는 내용이 더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앞서 소개한 제퍼리 베이더 백악관 아시아담당선임보좌관이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와 훨씬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 일변도로 나간 것은 잘못이었음을 지적하면서도 4월 미사일 발사가 2006년 유엔안보리 결의안의 '허점'(loophole)을 이용했다는 발언도 전망을 밝게 한다. 북한의 행위가 잘못이지만, 인공위성 발사 혹은 미사일 발사라고 하더라도 유엔에서 제재를 가한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그들의 해명성 항변을 일부 어루만져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여러모로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은 미-북 양자관계의 극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직후인 11월 하순 보즈워스의 평양 방문에 이어 수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강석주 제1부상이 제3국 또는 뉴욕을 방문해서 두 번째 미-북 고위급 회담을 가진 상태에서 2009년은 넘어가게 될 공산이 크다. 북한으로서는 2차 강석주-보즈워스 회담을 너무 지체할 경우 어떤 요인이 또 개입해서 상황을 어렵게 만들지 모른다는 부담이 있게 때문에 너무 시간을 끌지 않을 것이다. 지난 8월 초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방문부터 따진다면 11월 하순 보즈워스 평양방문은 전혀 빠른 게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제1차 양자회담과 제2차 양자회담 사이 시차를 길게 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논객들도 두 차례 정도는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양해 분위기가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
2. 보즈워스-강석주 회담, 양측이 준비는 되어 있는가?
여전히 방점이 다르고 우선순위와 시간표에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한다면 핵폐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책임지고 해볼 테니 믿고 맡겨달라는 분위기는 이미 지난 5월 하순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완전히 사라진 듯하다. 과연 북한이 시간만 질질 끌면서 제재 효과를 누그러뜨리는 데 미-북 양자회담의 목적 아닌가 하는 회의론에 대해 아무도 반론을 제기할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핵폐기는 돌이킬 수 없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구체적인 로드맵 작성에는 진도를 많이 내지 못했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이 끼어들어 원칙이라는 이름의 쐐기만 박으려 하기 때문에 더더욱 여유가 없다. 바로 이런 측면 때문에라도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이 한차례에 끝나선 안 된다. 시간을 들여서 서로의 의중을 확실히 타진하고, 자신의 카드를 가급적 전부 꺼내 놓되 '말이 되는 제안'을 해서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사실 이번 보즈워스 평양 파견 결정은 협상 진전을 확신해서라기보다는 더 이상 결정을 유보하는 것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더 크게 작용했다. 8월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9월 다이빙궈 국무위원 방북-10월 원자바오 방북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서 "양자회담을 가진 뒤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나오겠다"는 발언을 얻어낸 것이다. 여기서 보즈워스 방북을 미룬다면 북한이 예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즉, 재처리 완료, 무기화 완료, 농축 규모확대 같은 말도 안 되는 압박 발언 등에 시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오바마 팀의 패착으로 평가될 것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더 이상 뭉개서는 손해라는 판단을 했다. 준비는 실무적 수준에서는 있었지만 고위급에서 재가를 내릴 정도의 협상안 마련까지 가지 못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핵폐기를 가시적이고 단단하게 이행하도록 북측에 요구를 하되, 이미 다 알려진 북한의 핵심적인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 충분한 답안을 들고 가야 한다. 상호 동시행동과 등가교환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정치적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 리근 국장팀이 와서 풀어놓은 보따리를 보고 "긍정적(positive)"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측의 태도에 대해 아직 "고무적(encouraging)"이라는 점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물론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핵폐기의 조건으로 하지도 않았고, 6자회담이 살아있다는 발언을 통해 9.19공동성명의 틀 안에서 협상을 진행시킬 수 있음을 함축한데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핵물질과 핵무기 포기에 대해 불분명하다. 한반도 전체 비핵화를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되살려 놓았다. 물론 보즈워스가 평양에 와서 과연 귀 기울일 만한 발언을 할 것인지 북측도 확신이 없기 때문에 리근 국장이 모든 것을 다 말할 수는 없었다. 미 정부당국자도 이 점은 일단 수긍한다.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큰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클린턴 행정부와 이미 15년 전에 큰판을 벌여본 적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더 많이 준비되어 있다. 핵실험 까지 감행한 나라가 핵무기를 포기한 경우는 아직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낙관할 수 없다. 다만 여전히 강하게 시도해 볼 가치가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한 목표여서는 안 된다는 당위적 측면에서라도 오바마 행정부에서 남은 수주일간 더 많이 준비해서 나갈 필요가 있다. 원래 방문경기가 다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특성상 방문외교 보다 더 효과적인 것도 없다.
3. 합의 이행능력이 담보될 것인가?
만약 두 차례의 미-북 고위급 회담에서 전반적인 비핵화에 그에 대한 상응조치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양측의 합의 이행력은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높다고 본다. (비핵화 추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페리프로세스 잇는 보즈워스 프로세스 준비해야" 참조)
오바마 행정부의 의사결정 방식이 과거 부시행정부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부시행정부 1기때는 과도한 이념적 강경론으로 실질이 무엇인지 몰랐다. 부시행정부 2기때는 무엇이라도 대화가 유지되는 모습만 보이면 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부시 대통령-라이스 국무장관-힐 차관보 3인의 비밀주의 외교가 관계부처 협의나 절차는 무시하는 관행을 낳았다. 오바마 행정부는 모든 논의에 관계부처 핵심당국자들이 모두 참여해서 의견을 모으고 하나의 정책으로서 권위와 정통성, 통합성을 충분비 강조한다. 속도는 느리고, 일인독주현상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물론 취임 직후부터 북한이 강공으로 나왔기 때문에 정책 결정자들 간에 의견 차이를 드러낼 근거가 거의 없었다. 앞으로 협상이 진행되면 강경론자와 온건론자로 분화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의견조율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결정과정은 앞으로 북한과 합의가 이뤄지면 이행을 둘러싼 잡음이나 사보타지, 나아가 발목잡기 같은 현상을 막는 기초로 작용할 것이다.
북한으로서도 현재의 제재 아래에서 계속 버티기로 일관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협력 때문에 제재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중국은 북한이 붕괴되는 상태에 이르지 않도록 위기시 도움을 준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면 경제지원합의서는 그저 합의서일 뿐이다. 북-중 국경무역까지 전면적으로 통제하지는 못하겠지만 북한이 미-북 양자회담, 그리고 후속 6자회담에서 충분히 성의있게 임하지 않으면 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며, 중국의 경제지원도 제제의 효과를 상쇄할 수준까지 가진 못한다. 중국과의 경제교류로 인해 제재의 효과가 없다면 북한이 최근 벌이고 있는 소위 '매력외교 캠페인'(charm diplomacy campaign)의 이유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더욱이 국방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개별적 제재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말이다. 물론 제재라는 부정적 요인 보다는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구축이라는 적극적 요인이 미-북 고위급 회담을 강하게 희망하는 동력이며, 이것만이 2012년 이후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는 상황인식이 작용했다고 본다. 달리 말해 북한도 일단 미국과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이제 웬만해서는 깨지 못할 것이다. 이행할 것이다.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을 둘러싼 객관적이고 구조적 특성이 그렇게 되어 있다.
4.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나?
어느 한반도 전문가는 도대체 보즈워스 방북을 지원하는 '콧김'조차 찾기 어렵다는 말을 한다. 한국, 일본도 그렇고 오바마 행정부 내부도 사실 그런 기류라는 말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보즈워스 평양 파견은 뭔가 만들어보자는 능동적 측면보다는 이러다가 북한이 무슨 짓을 하면 미국이 다 책임을 져야 할이지 모르기 때문에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앉아서 추측하고 의심하기 보다는 어쨌든 한번 만나보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라는 인식이 더 크게 작용했다. 그만큼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적 비전은 자체 동력을 축적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한국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나아가 냉전체제 해체와 남북 평화공존을 통한 통일의 길을 포기한 집권자를 두고 있지 않는가? 1972년 박정희가 이후락을 평양에 보낸 이후 약 37년의 지난 역사 가운데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평화공존 지향이며 포용지향이었다. 대화 중시이며 협력 우선이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일시적으로 흡수통일을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실착이자 무모한 짓이었다는 것이 범국민적 교훈이었다. 그런데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기분 문제 비슷하게 여기고, 미-북 고위급 회담을 두 번 이상해서는 안 된다는 기상천외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무지하거나 무모하거나 무책임하지 않고선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대책이 없다.
한반도 전쟁상태를 걷어내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대장정은 민주개혁진영의 주도성이 없다면 결코 한걸음도 내딛을 수 없다. 대책은 민주개혁진영에서 나와야 한다. 아니면 미-북 고위급 회담 분위기에 편승한 단기적 관제 평화공세만이 난무할 것이다.
지난 10월 23일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뉴욕에 왔다가 11월 3일 평양으로 돌아갔다. 뉴욕-캘리포니아 샌디에고-뉴욕으로 이어지는 10여일 가까운 기간 중 성김 특사와 수차례에 걸쳐 보즈워스 북한문제담당 특별대표의 방북 문제에 대해 협의했으며, 한반도 전문가들은 물론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과도 비공식 자리를 가졌다. 이제 클린턴 국무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고를 하고 재가를 받은 다음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북한 등 유관국에 대해 방문일자를 통보하는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과 접촉에 대해 비교적 안도감을 보였다.
▲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5월 8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청사에서 유명환 외교부 장관을 면담한 뒤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좀 11월 5일 언론 접촉시 리근 방미 협의에 대해 '만족'(satisfactory)한다면서 조만간 자신의 평양행에 대해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11월 6일 제퍼리 베이더 백악관 아시아담당선임보좌관은 부르킹스연구소 주최 '오바마 대통령 아시아 순방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the US is ready to talk with North Korea directly)라고 말했다. 6자회담 맥락에서 양자회담이 계속 될 수 있다는 언급도 추가하였다. 이처럼 백악관과 국무부 모두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을 위한 정지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음을 확인해 준다.
그렇다면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에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간략히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한반도 전문가들의 평가부터 짚어보겠다. 이들은 리근 대표단과 접촉을 한마디로 "긍정적(positive)"이라고 평가한다. 리근은 4월 자신들의 합법적(?)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유엔을 중심으로 강한 제재를 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핵실험을 했다고 강변하는 것으로 입장 개진을 시작했다. 오바마 행정부 등장이 자신들에게 과연 기회인지 도전인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말은 거칠지만 행동은 늘 버틸 만 한 정도에 머물렀던 부시행정부와 달리 정권교체와 같은 말을 쓰지 않고 늘 핵폐기와 6자회담 복귀를 주장하지만 실제 행동은 만만치 않은 오바마 행정부에 대해 초반에 잘못 건드렸다는 일종의 낭패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제재에 대해 못 버틸 정도는 아니지만 아주 부담스럽고 힘들어한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으며, 오바마 행정부와 고위급 회담을 시작하면 상당히 깊은 대화를 나누고자 하고, 가급적 이제는 좀 털고 갔으면 한다는 일종의 핵추진 피로증후군 같은 것도 있는 것 같았다. 6자회담은 죽지 않고 살아있으며, 어떻게든 미-북 고위급 양자회담이 시작되어 어느 정도 안도감이 든다면 6자회담에 들어가는 데 특별한 장애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조금은 섣부른 전망도 내놓는다.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북한 리근 국장 팀은 미국 체류 기간중 미 국무부 당국자들과 수시로 의견을 교환했다. 미측은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은 확답을 받았다. 2002년 이후 만 7년 만에 강석주 제1부상이 국제외교무대에 다시 전면에 나서게 되었다. 부시 행정부 8년간 강석주 제1부상이 회담장에 나타난 것은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가 평양에 갔을 때가 전부였다. 켈리차관보가 김계관 부상에게 우라늄 농축계획을 시인하라고 다그치자 그 다음날 나타나 "핵무기보다 더한 것도 가지게 되어 있다"는 발언을 한 것이 바로 강석주 제1부상이다. 6자회담이 시작된 2003년 8월 이후 미국측 협상가를 만나지 않으면서도 김정일 위원장의 중요한 정상회담에는 반드시 배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핵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찾으려면 반드시 강석주 제1부상을 회담장으로 끌어내야 한다는 일종의 집착 같은 것이 워싱턴 정부에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제대로 된 담판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제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강석주 제1부상을 만난다는 것은 확정되었다. 장소도 당연히 평양이다. 강부상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그때그때 보고하고 책임있게 답변을 할 수 있기 위해 꼭 평양을 가고 싶어 했었다. 보즈워스-강석주 1차 회담에서 서로 책임있게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면 6자회담으로 이어질 것이다. 물론 한국 정부 등 일부에서 양자회담은 한 번에 국한되어야 하며 바로 6자회담에 북한이 나오지 않는다면 더 강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오바마 행정부도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강석주 제1부상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부정적 인식만 더 강해졌다고 한다면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등 여타 6자회담 참가국들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추가적인 제재를 가하자고 나올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당분간 그렇게 사태가 꼬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 내부에서 그 동안 너무 가파르게 상황을 끌고 가는 바람에 대응 수단을 모두 소진해 버린데 대해 난감해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한다. 현재 예측으로는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평양에 가서 미국 오마바 대통령 혹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그간의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회담이 시작되어 핵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가능한 한 상세히 설명하면, 북한측이 일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좀 더 검토해서 답변을 내놓을 시간을 달라고 한다면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강석주 제1부상이 보즈워스 방북 직후 김계관 부상을 대신해서 바로 6자회담에 나오지는 않을 것이므로 한 차례 정도 미-북 고위급 양자회담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여지는 열어놓았다.
일단 보즈워스-강석주 평양회담이 열린다면 언제 6자회담에 나오느냐 보다는 어떤 핵폐기 과정에 합의할 것이냐는 내용이 더 중요해 질 수밖에 없다. 앞서 소개한 제퍼리 베이더 백악관 아시아담당선임보좌관이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와 훨씬 좋은 시작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도발 일변도로 나간 것은 잘못이었음을 지적하면서도 4월 미사일 발사가 2006년 유엔안보리 결의안의 '허점'(loophole)을 이용했다는 발언도 전망을 밝게 한다. 북한의 행위가 잘못이지만, 인공위성 발사 혹은 미사일 발사라고 하더라도 유엔에서 제재를 가한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그들의 해명성 항변을 일부 어루만져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여러모로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은 미-북 양자관계의 극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직후인 11월 하순 보즈워스의 평양 방문에 이어 수주일 정도 간격을 두고 강석주 제1부상이 제3국 또는 뉴욕을 방문해서 두 번째 미-북 고위급 회담을 가진 상태에서 2009년은 넘어가게 될 공산이 크다. 북한으로서는 2차 강석주-보즈워스 회담을 너무 지체할 경우 어떤 요인이 또 개입해서 상황을 어렵게 만들지 모른다는 부담이 있게 때문에 너무 시간을 끌지 않을 것이다. 지난 8월 초 클린턴 전 대통령의 평양방문부터 따진다면 11월 하순 보즈워스 평양방문은 전혀 빠른 게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제1차 양자회담과 제2차 양자회담 사이 시차를 길게 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논객들도 두 차례 정도는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양해 분위기가 폭넓게 자리 잡고 있다.
▲ 지난 8월 4일 평양을 방문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위키피디아
2. 보즈워스-강석주 회담, 양측이 준비는 되어 있는가?
여전히 방점이 다르고 우선순위와 시간표에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한다면 핵폐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번 책임지고 해볼 테니 믿고 맡겨달라는 분위기는 이미 지난 5월 하순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완전히 사라진 듯하다. 과연 북한이 시간만 질질 끌면서 제재 효과를 누그러뜨리는 데 미-북 양자회담의 목적 아닌가 하는 회의론에 대해 아무도 반론을 제기할 근거를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핵폐기는 돌이킬 수 없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구체적인 로드맵 작성에는 진도를 많이 내지 못했다. 여기에 한국과 일본이 끼어들어 원칙이라는 이름의 쐐기만 박으려 하기 때문에 더더욱 여유가 없다. 바로 이런 측면 때문에라도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이 한차례에 끝나선 안 된다. 시간을 들여서 서로의 의중을 확실히 타진하고, 자신의 카드를 가급적 전부 꺼내 놓되 '말이 되는 제안'을 해서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사실 이번 보즈워스 평양 파견 결정은 협상 진전을 확신해서라기보다는 더 이상 결정을 유보하는 것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이 더 크게 작용했다. 8월 클린턴 전 대통령 방북-9월 다이빙궈 국무위원 방북-10월 원자바오 방북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에게서 "양자회담을 가진 뒤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에 나오겠다"는 발언을 얻어낸 것이다. 여기서 보즈워스 방북을 미룬다면 북한이 예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즉, 재처리 완료, 무기화 완료, 농축 규모확대 같은 말도 안 되는 압박 발언 등에 시의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오바마 팀의 패착으로 평가될 것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더 이상 뭉개서는 손해라는 판단을 했다. 준비는 실무적 수준에서는 있었지만 고위급에서 재가를 내릴 정도의 협상안 마련까지 가지 못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핵폐기를 가시적이고 단단하게 이행하도록 북측에 요구를 하되, 이미 다 알려진 북한의 핵심적인 요구 사항에 대해서도 충분한 답안을 들고 가야 한다. 상호 동시행동과 등가교환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정치적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번 리근 국장팀이 와서 풀어놓은 보따리를 보고 "긍정적(positive)"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북측의 태도에 대해 아직 "고무적(encouraging)"이라는 점수는 나오지 않고 있다. 물론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핵폐기의 조건으로 하지도 않았고, 6자회담이 살아있다는 발언을 통해 9.19공동성명의 틀 안에서 협상을 진행시킬 수 있음을 함축한데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핵물질과 핵무기 포기에 대해 불분명하다. 한반도 전체 비핵화를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시간을 끌려고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되살려 놓았다. 물론 보즈워스가 평양에 와서 과연 귀 기울일 만한 발언을 할 것인지 북측도 확신이 없기 때문에 리근 국장이 모든 것을 다 말할 수는 없었다. 미 정부당국자도 이 점은 일단 수긍한다.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큰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클린턴 행정부와 이미 15년 전에 큰판을 벌여본 적이 있기 때문에 북한이 더 많이 준비되어 있다. 핵실험 까지 감행한 나라가 핵무기를 포기한 경우는 아직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낙관할 수 없다. 다만 여전히 강하게 시도해 볼 가치가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는 불가능한 목표여서는 안 된다는 당위적 측면에서라도 오바마 행정부에서 남은 수주일간 더 많이 준비해서 나갈 필요가 있다. 원래 방문경기가 다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특성상 방문외교 보다 더 효과적인 것도 없다.
3. 합의 이행능력이 담보될 것인가?
만약 두 차례의 미-북 고위급 회담에서 전반적인 비핵화에 그에 대한 상응조치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양측의 합의 이행력은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높다고 본다. (비핵화 추진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페리프로세스 잇는 보즈워스 프로세스 준비해야" 참조)
오바마 행정부의 의사결정 방식이 과거 부시행정부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부시행정부 1기때는 과도한 이념적 강경론으로 실질이 무엇인지 몰랐다. 부시행정부 2기때는 무엇이라도 대화가 유지되는 모습만 보이면 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부시 대통령-라이스 국무장관-힐 차관보 3인의 비밀주의 외교가 관계부처 협의나 절차는 무시하는 관행을 낳았다. 오바마 행정부는 모든 논의에 관계부처 핵심당국자들이 모두 참여해서 의견을 모으고 하나의 정책으로서 권위와 정통성, 통합성을 충분비 강조한다. 속도는 느리고, 일인독주현상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물론 취임 직후부터 북한이 강공으로 나왔기 때문에 정책 결정자들 간에 의견 차이를 드러낼 근거가 거의 없었다. 앞으로 협상이 진행되면 강경론자와 온건론자로 분화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의견조율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결정과정은 앞으로 북한과 합의가 이뤄지면 이행을 둘러싼 잡음이나 사보타지, 나아가 발목잡기 같은 현상을 막는 기초로 작용할 것이다.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10월 5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 숙소를 방문해 원자바오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으로서도 현재의 제재 아래에서 계속 버티기로 일관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중국과 협력 때문에 제재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중국은 북한이 붕괴되는 상태에 이르지 않도록 위기시 도움을 준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비핵화에 진전이 없다면 경제지원합의서는 그저 합의서일 뿐이다. 북-중 국경무역까지 전면적으로 통제하지는 못하겠지만 북한이 미-북 양자회담, 그리고 후속 6자회담에서 충분히 성의있게 임하지 않으면 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며, 중국의 경제지원도 제제의 효과를 상쇄할 수준까지 가진 못한다. 중국과의 경제교류로 인해 제재의 효과가 없다면 북한이 최근 벌이고 있는 소위 '매력외교 캠페인'(charm diplomacy campaign)의 이유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더욱이 국방위원회 위원들에 대한 개별적 제재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점까지 감안한다면 말이다. 물론 제재라는 부정적 요인 보다는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 구축이라는 적극적 요인이 미-북 고위급 회담을 강하게 희망하는 동력이며, 이것만이 2012년 이후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는 상황인식이 작용했다고 본다. 달리 말해 북한도 일단 미국과 합의한 사항에 대해서는 이제 웬만해서는 깨지 못할 것이다. 이행할 것이다. 보즈워스-강석주 회담을 둘러싼 객관적이고 구조적 특성이 그렇게 되어 있다.
4. 한국은 무엇을 해야 하나?
어느 한반도 전문가는 도대체 보즈워스 방북을 지원하는 '콧김'조차 찾기 어렵다는 말을 한다. 한국, 일본도 그렇고 오바마 행정부 내부도 사실 그런 기류라는 말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보즈워스 평양 파견은 뭔가 만들어보자는 능동적 측면보다는 이러다가 북한이 무슨 짓을 하면 미국이 다 책임을 져야 할이지 모르기 때문에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앉아서 추측하고 의심하기 보다는 어쨌든 한번 만나보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라는 인식이 더 크게 작용했다. 그만큼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적 비전은 자체 동력을 축적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한국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나아가 냉전체제 해체와 남북 평화공존을 통한 통일의 길을 포기한 집권자를 두고 있지 않는가? 1972년 박정희가 이후락을 평양에 보낸 이후 약 37년의 지난 역사 가운데 대한민국의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평화공존 지향이며 포용지향이었다. 대화 중시이며 협력 우선이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일시적으로 흡수통일을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실착이자 무모한 짓이었다는 것이 범국민적 교훈이었다. 그런데 지금 남북정상회담을 기분 문제 비슷하게 여기고, 미-북 고위급 회담을 두 번 이상해서는 안 된다는 기상천외한 주장을 내놓고 있다. 무지하거나 무모하거나 무책임하지 않고선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대책이 없다.
한반도 전쟁상태를 걷어내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대장정은 민주개혁진영의 주도성이 없다면 결코 한걸음도 내딛을 수 없다. 대책은 민주개혁진영에서 나와야 한다. 아니면 미-북 고위급 회담 분위기에 편승한 단기적 관제 평화공세만이 난무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박선원 기자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안보전략비서관을 지냈으며, 현재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이며, 한국 미래발전연구원 연구실장으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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