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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영화는 비에 젖네

[시로 영화 읽기] 홍도야 우지마라

등록|2009.11.07 11:43 수정|2009.11.07 11:43

김지미 신영균주연의 홍도야 우지 마라 ⓒ 송유미

오늘은 혼자서 옛날 영화를 보러가네

사랑에 속고 돈에 우는 홍도

한 많은 이 세상 사람에 속고 돈에 운다네

속을 때 속더라도 울 때 울더라도 찡하게 살아가는 홍도

흘러간 영화지만 그것이 인생 같네

조각달 가로등에 걸려 울고 있는 골목길에서

홍도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오빠,

그 장면 목에 가시처럼 걸려서 눈물을 손수건으로 찍어내네

눈물은 인장을 찍은 듯 불빛에 피빛으로 어리네

인생이 영화일까마는 그 짜여진 시나리오에 내가 우네.

인생이 관객 없는 영화라면, 내 인생은 사랑이 없어 슬픈 영화 같네.

운명도 미리 짜여진 신의 극본이라면, 사랑에 속고

돈에 우는 홍도가 되고 싶네 그렇게 영화라고

마음을 먹어도 눈물이 나는 것은, 동생 손에

수갑을 채우는 오빠의 기막힘…

흘러가는 영화가 흘러가는 인생 같아

사랑에 속고 돈에 우는 홍도의 눈물에 영화는 비에 젖네

나는 슬픈 영화의 빗물에 젖네
덧붙이는 글 간략한 줄거리;오빠(신영균 분)의 학비 마련을 위해 기생이 된 홍도(김지미 분). 홍도는 그녀의 오빠의 친구 영호와 사랑을 하게 된다. 영호는 부모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홍도와 결혼하지만, 곧 외국 유학을 떠났다. 홍도의 시어머니는 갖은 학대와 계략으로 그녀를 시집에서 쫓아낸다.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영호는 다른 부잣집 딸과 약혼을 하게 된다. 그 약혼식장에 달려간 홍도는 분노해서 자신도 모르게 영호의 약혼녀를 칼로 찌른다. 그 살인현장에 달려온 경찰관은 바로 홍도의 오빠. 홍도는 그 오빠를 위해 기생이 된 것이다. 홍도는 오빠 품에 안기어 얄궂은 운명을 저주하며 슬피울지만, 법은 기구한 홍도의 운명앞에 냉정하다. 오빠는 홍도의손에 싸늘한 쇠고랑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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