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주차협조문, 꼭 떼기 어렵게 붙여야 하나?

어느 아파트의 주차협조문

등록|2009.11.10 16:37 수정|2009.11.11 08:01

▲ 어찌나 세게 붙였는지 잘 안 떼지는 주차협조문 ⓒ 정현순



한 달 전쯤 친구의 아파트를 갔었다. 경비아저씨를 찾아갔지만 '순회중'이란 팻말이 붙어있었고 경비실은 비어있었다. 경비아저씨를 더 기다리지 않고 한가한 대낮이라  괜찮겠지 하곤 아파트 앞마당에 주차를 시켜놓았다. 점심을 먹고 나와보니 불법주차스티커가 붙어있었다. 그것도 아주 꽉~~

"야 니네 아파트 인심 한번 고약하다. 어쩜 몇시간 주차 시켜 놓았다고 이렇게 붙여놓니?그것도 한가한 대낮에""그러게말야. 너 경비실에 우리 집 온다고 이야기 안 했니?" "지금 은 한가한 시간이라 괜찮으려니 했지" 친구가 미안했는지 스티커를 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그것이 어디 그렇게 만만하게 떼어지던가.

"그냥 놔둬라 집에 가서 물에 불려서 떼게"하곤 집으로 돌아왔다.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시켜 놓으니 스티커를 뗀다는 것을 잊어버리곤 했다. 그리곤 그대로 계속 끌고 다녔다. 그런데 지난 주말 반가운 비가 온다기에 위에 올려다 놓았지만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더 지저분해지고 말았다.

내가 오랫동안 스티커를 떼지 않고 다니자 한친구가 "그거 에프킬러를 뿌리고 조금 있다가 떼면 쉽게 떼어진다더라. 한번 해봐"하기에 "알았어"하곤 근 한달 동안이나 그대로 다닌 것이다.

9일, 엔진오일을 갈기위해 카센터를 찾았다. 그곳에서 오일을 교환해주고 지저분한 스티커의 잔재를 깨끗하게 해결해 주었다.

▲ 빼기만 하면 되는 주차협조문 ⓒ 정현순



그런데 2주 전쯤인가? 친구가 이사를 했다기에 그곳을 갔다. 그때에도 경비실에 말을 하지 않고 아파트 앞마당에 주차를 시켜놓았다. 몇시간 후에 나와보니 '주차협조문'이란 메모지가 와이퍼 사이에 끼어 있었다. 협조문을 받았지만 왠지 불쾌하지 않았다. "야 너네 아파트는 이런 메모를 하네" 그리곤 손으로 쓱 빼니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오히려 더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었다. 차에 오르기 전에 와이퍼를 조금만 들어 메모지를 빼니 더 이상 일이 없었던 것이다.

요즘 어느 아파트나  한가한 시간에도 외부차량단속이 자주 있곤 한다. 경비아저씨들도 그렇게까지는 하고 싶지는 않지만 아파트주민들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 주차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불법스티커를 부쳐지는 것이 싫으면 경비실에 일일이 이야기를 해야하는 것이다. 알고는 있지만 어떤 때는 경비실이 비거나, 어떤 때는 깜빡잊기도 한다. 물론 앞으로  조심하기도 하겠지만 어쩔 수없이 부쳐야 하는 것이라면 쉽게 뺄 수있는 것으로 바꾸어 줬으면 한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