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민주주의'가 당신에게 묻습니다
[오마이뉴스-휴머니스트 공동 특별강좌]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지금 민주주의 문제나 도덕적 가치에 대한 문제를 전부 다 무가치한 것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취급하고 있어요. 쟁점화가 안 되고 별 필요 없는 것처럼 그냥 묻혀버린 거죠. 그러나 결코 현실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상황은 절대 그렇게 만만치 않은 데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 사람들은 위기감이 없어져버렸어요."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노무현·오연호)에 실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가을에 이미 "지금은 민주주의 위기"라고 걱정했다.
"지난 10년간 민주 세력은 민주주의와 평화를 시대정신으로 해서 집권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충족된 욕망에는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아요. 여러분 밥 먹고 또 먹는 분은 없으시잖아요. 마찬가지에요. 사람들은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욕구가 대략 채워지자, 배가 고프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어요. 사실 IMF 이후 우리나라는 고용 보장이 없어지면서 삶의 안정성이 추락했거든요. 사람들이 권위주의 정권에 불만이 많았음에도 비교적 곱게 넘어갔던 것은, 고용 보장이 암묵적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더 이상 그렇지 않죠? 비정규직, 계약직 천지고."
2년이 지난 2009년 가을 진중권씨는 '싹뚝싹뚝 민주주의 강연'에서 민주주의의 한 단면을 위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가출한 민주주의'에 대해 절감하고 있다. 촛불의 소통은 '명박산성'으로 가려졌고, 집회와 시위는 전경버스 차벽 뒷켠에서만 가능했고, 생각이 다른 이들이라고 판단되면 교수직이건 방송 프로그램 MC건 간에 일자리가 잘려나갔다. 촛불 1년을 맞아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한홍구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를 이렇게 평가했다.
"과거사 문제에 오래도록 천착해왔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이렇게 되니까, 지금이 과거사를 하고 있을 때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운동도 10년 가까이 해왔는데, 노무현 정부 때 하기로 한 대체복무제를 이명박 정부가 뒤집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가지고 싸워야 할 때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민주주의의 총체적 위기라는 의식이 강하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뭘까,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고민이 많다."
그런 탓일까. 도정일 교수는 "민주주의는 문화의 성숙 없이는 언제든지 퇴행과 반전, 타락의 위험 속에 내몰린다"고 주장했다. 도 교수는 "지금 한국인의 삶을 지배하는 건 시장원리주의, 개발·성장주의"라며 "그게 나쁠 건 없지만 '무엇을 위한 건가'라는 질문이 빠지면 인간은 철저히 희생되고 만다"고 경고한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교수는 <촌놈들의 제국주의>에서 "'내자식만'이라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자식들의 행복이 아니라 자신의 과시, 그리고 절대로 자신의 2세가 민주주의나 자유 따위를 외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자식들을 바보로 만든 부모들을 질타했다.
몇 해 전 <페미니즘의 도전>을 펴냈던 여성학자 정희진씨는 <한겨레21>과 한 인터뷰에서 "계급이나 민족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들이 가시화하고 경합하는 과정이 민주주의"라며 "'그날'을 추구하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이기에 민주주의는 완성될 수 없고 완성돼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가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도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로 되돌아간' 민주주의에 대해 이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란 건 물과 공기와 같습니다. 저희들은 현장에서 각자의 시민운동을 열심히 하며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왔는데, 어느 날 보니까 그런 희생으로 이룩한 여러 제도나 시스템이 과거로 되돌아가는 걸 느꼈습니다. 정부가 한 번 바뀌면 엄청난 변화가 있다는 걸 새삼 느꼈고, 좋은 정부가 우리 활동의 기반으로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된 겁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둔감했던 걸까요?"
이 시대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민주주의는 안녕하십니까?"
집 밖으로 나가버린 민주주의. 과연 누가 민주주의를 집 밖으로 내몬 것일까? 어떻게 해야 가출한 민주주의는 다시금 내 집, 우리 집으로 되돌아올까? 2009년을 불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라는 강좌를 연 것도 이 물음에 대한 실천적인 답을 얻고자 한 것이다.
<오마이뉴스>와 출판그룹 휴머니스트가 공동 기획한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강좌는 11월 23일부터 12월 29일까지 매주 두 차례 진행된다. 12강 전체 수강료는 18만원(10만인클럽 회원은 15만원)이며, 선착순 100명 마감이다.
☞ [클릭]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강좌 신청하기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노무현·오연호)에 실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이다. 노 전 대통령은 2007년 가을에 이미 "지금은 민주주의 위기"라고 걱정했다.
2년이 지난 2009년 가을 진중권씨는 '싹뚝싹뚝 민주주의 강연'에서 민주주의의 한 단면을 위와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가출한 민주주의'에 대해 절감하고 있다. 촛불의 소통은 '명박산성'으로 가려졌고, 집회와 시위는 전경버스 차벽 뒷켠에서만 가능했고, 생각이 다른 이들이라고 판단되면 교수직이건 방송 프로그램 MC건 간에 일자리가 잘려나갔다. 촛불 1년을 맞아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한홍구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를 이렇게 평가했다.
"과거사 문제에 오래도록 천착해왔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이렇게 되니까, 지금이 과거사를 하고 있을 때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운동도 10년 가까이 해왔는데, 노무현 정부 때 하기로 한 대체복무제를 이명박 정부가 뒤집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가지고 싸워야 할 때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만큼 민주주의의 총체적 위기라는 의식이 강하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뭘까,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고민이 많다."
그런 탓일까. 도정일 교수는 "민주주의는 문화의 성숙 없이는 언제든지 퇴행과 반전, 타락의 위험 속에 내몰린다"고 주장했다. 도 교수는 "지금 한국인의 삶을 지배하는 건 시장원리주의, 개발·성장주의"라며 "그게 나쁠 건 없지만 '무엇을 위한 건가'라는 질문이 빠지면 인간은 철저히 희생되고 만다"고 경고한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교수는 <촌놈들의 제국주의>에서 "'내자식만'이라는 악마에게 영혼을 판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자식들의 행복이 아니라 자신의 과시, 그리고 절대로 자신의 2세가 민주주의나 자유 따위를 외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자식들을 바보로 만든 부모들을 질타했다.
몇 해 전 <페미니즘의 도전>을 펴냈던 여성학자 정희진씨는 <한겨레21>과 한 인터뷰에서 "계급이나 민족 개념이 아니라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들이 가시화하고 경합하는 과정이 민주주의"라며 "'그날'을 추구하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이기에 민주주의는 완성될 수 없고 완성돼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가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박원순 변호사도 언론 인터뷰에서, '과거로 되돌아간' 민주주의에 대해 이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인권이란 건 물과 공기와 같습니다. 저희들은 현장에서 각자의 시민운동을 열심히 하며 우리 사회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왔는데, 어느 날 보니까 그런 희생으로 이룩한 여러 제도나 시스템이 과거로 되돌아가는 걸 느꼈습니다. 정부가 한 번 바뀌면 엄청난 변화가 있다는 걸 새삼 느꼈고, 좋은 정부가 우리 활동의 기반으로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된 겁니다. 그동안 우리가 너무 둔감했던 걸까요?"
이 시대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의 민주주의는 안녕하십니까?"
집 밖으로 나가버린 민주주의. 과연 누가 민주주의를 집 밖으로 내몬 것일까? 어떻게 해야 가출한 민주주의는 다시금 내 집, 우리 집으로 되돌아올까? 2009년을 불과 두 달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라는 강좌를 연 것도 이 물음에 대한 실천적인 답을 얻고자 한 것이다.
<오마이뉴스>와 출판그룹 휴머니스트가 공동 기획한 '다시 민주주의를 말한다' 강좌는 11월 23일부터 12월 29일까지 매주 두 차례 진행된다. 12강 전체 수강료는 18만원(10만인클럽 회원은 15만원)이며, 선착순 100명 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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