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한 달걀, 식기 전에 농장에서 가정으로 배달
7년째 가정 직접 배달해 오는 전남 영암 이도흥씨
▲ 가정 배달용 달걀. 전남 영암의 이도흥 씨가 생산한 것이다. ⓒ 이돈삼
광주광역시 광산구 신월동에 사는 주부 박미혜씨. 가족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먹을거리만을 찾는 그녀는 달걀 한 알도 좋은 것만 찾는다. 그녀가 고집하고 있는 달걀은 '○○○○달걀'.
삼호중공업 사원아파트에 살다가 얼마 전 목포 옥암지구로 이사한 주부 권명희씨도 지난 2005년부터 매주 달걀 1-2팩씩을 ○○농장에 시켜먹고 있다.
처음 한두 번은 걱정이 됐던 게 사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데서 산 달걀은 비린내가 나서 먹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녀는 주변의 아는 사람들한테도 ○○농장 달걀을 권하고 있다.
이 주부들처럼 매주 농장에다 달걀을 주문, 배달시켜 먹는 집이 광주와 전남을 중심으로 부산과 울산지역을 포함해 2만2000여 가구를 넘는다. 이는 농장 달걀 생산량의 30%에 이르는 양이다.
▲ 전남 영암에 있는 이도흥 씨의 농장. 사육규모가 8만 수에 이른다. ⓒ 이돈삼
▲ 이도흥 씨가 달걀 포장작업을 하고 있다. ⓒ 이돈삼
달걀의 가정 직접 배달로 유통문화의 신기원을 이룩한 주인공은 전라남도 영암군 삼호읍에서 달걀을 생산하고 있는 이도흥(47)씨.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아 1991년부터 산란업을 해오고 있는 그는 지난 2003년부터 가정배달을 시작, 지금까지 7년째 이어오고 있다. 배달 전담인력만도 12명에 이른다.
"우리 농장에선 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사료를 일절 먹이지 않습니다. 벌써 13년 전부터 그렇게 해오고 있습니다. 대신 발효사료를 만들어 먹이죠. 병아리 때부터 특별사육을 통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죠. 그래서 무항생제 달걀입니다. 달걀의 품질이 우수하죠."
8년 전,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해 발효사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무화과, 매실, 어성초, 울금 등을 즙으로 만들어 섞는다. 그것도 품질이 떨어지는 찌꺼기를 넣는 것도 아니다.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질 좋은 것을 넣어 만든다. 어떤 달걀은 키토산을 많이 먹인 닭에서, 또 어떤 달걀은 목초액을 더 넣어 먹인 닭에서 나오기도 한다.
발효사료를 먹고 자란 닭이 낳은 달걀은 일반사료를 먹고 자란 닭이 낳은 그것보다 난백과 황란이 단단하다. 영양가도 놓다. 비린내도 나지 않는다.
▲ 농장 관계자들이 자동화시스템에 의해 포장실로 넘어온 달걀을 고르고 있다. ⓒ 이돈삼
▲ 달걀 포장실의 작업 모습. 이 달걀은 모두 무항생제로 생산됐다. ⓒ 이돈삼
가정배달은 주로 '○○○○달걀'로 한다. 오늘 달걀을 낳으면 다음날 오전까지 고객의 가정에 배달해주는 달걀이다. 고객들은 신선도에서 굉장히 만족한다. 이 달걀에 입맛을 들인 고객들은 다른 달걀을 먹지 못한다고. 계란의 비릿한 냄새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란다.
"항생제가 들어가지 않는 달걀과 일반달걀이 어떻게 다르냐?"고 처음에 반문하던 고객들도 단골이 된지 오래다.
"제가 어떻게 얘기하겠습니까? 직접 먹고 있는 주부들한테 물어보세요. 어떻게 다른지…." "달걀의 맛이 그렇게 차이가 나냐?"고 물은데 대한 이 대표의 답변이다.
이렇게 믿음으로 형성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관계가 지금은 배달품목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고객들이 다른 농산물까지 배달해줄 수 없는지 물어오면서 농장에선 달걀과 함께 쌀, 현미, 무화과 쨈, 표고조미료 등 다른 농산물까지 취급품목을 하나씩 늘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되기도 한 이도흥씨는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위해 항생제를 쓰지 않고, 발효사료를 만들어 먹이면서 맛과 품질 좋은 고품질 달걀을 생산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생산량의 50%까지 직거래할 수 있도록 판매망을 더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이도흥 씨가 기르고 있는 산란용 닭. 병아리 때부터 특별관리해 오고 있는 것들이다. ⓒ 이돈삼
▲ 이도흥 씨가 계사와 나란히 있는 포장실에서 포장 및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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