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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일제고사 공청회는 무효! 다시 열어야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주에 연 세 가지 공청회를 보며

등록|2009.11.22 15:19 수정|2009.11.23 09:51
  

'제2차 2009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 모습공청회가 열리는 곳에 '사교육 잔치 무한 경쟁 짜고치는 비민주적 2009개정 교육과정 OUT'이라는 손자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이부영





지난 주, 서울에서는 우리나라 학교교육에 영향을 끼치는 교육과 관련된 중요한 공청회가 교육과학기술 주관으로 세 가지가 열렸습니다. 하나는 11월 16일,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열린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이고, 또 하나는 11월 1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린 '환경과 녹색성장 교육과정(안) 공청회', 마지막 하나는 11월 19일 역시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에서 열린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개선 공청회'입니다.

이 세 가지 공청회는 모두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 우리나라 교육을 쥐락펴락할만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교사인 저를 비롯한 학교교육과 관련된 사람들이 매우 민감하게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는 내용으로 아주 중요한 공청회입니다.

공청회 소식도 알리지 않은 채, '했다'는 결과만 알리는 이상한 공청회 

그런데 세 가지 공청회가 아주 이상합니다. 왜 이상한지 살펴보기 전에 먼저, 인터넷 백과사전 '초등학습방'에 나온 '공청회'에 대한 뜻을 살펴보겠습니다.

 공청회(公聽會, public hearing) : 공공 기관이 중요한 문제를 결정하기에 앞서 공개적인 자리에서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듣는 제도.
 국가 기관이나 사회 단체에서 시민들의 관심이 많은 문제를 그 분야의 전문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을 참여시켜 서로의 의견을 말하며 의논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에 기초한 시민 참여 형태의 하나로,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공청회를 열었다. 이 제도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 문제에 대하여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하여 널리 이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국회의 상임 위원회와 행정 기관·시민 단체나 방송국 등에서 공청회를 열고 있다. 

그런데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주에 연 세 가지 공청회는 백과사전에 나온 공청회의 본래 뜻과 상당히 거리가 먼 공청회였습니다. 왜 그런가하면 '공청회'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많은 사람한테 공청회 소식은 물론 내용을 알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 가지 공청회는 공청회 내용은 커녕 열린다는 소식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았습니다.

 '제2차 2009년 개정교육과정 공청회' 만 겨우 내용없이 날짜만 공청회 4일 전에 넉 줄로 교육과학기술부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라왔을 뿐입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이미'개정교육과정 사이트는 찾을 수 없거나 서비스 준비중' , '헉! 내 전화번화가 왜 홈페이지에 떠 있지?' 하는 기사로 올린 바 있습니다.

세 번의 공청회 중에서 11월 16일에 열린 '제2차 2009개정 교육과정 공청회'는 공청회가 열리기 나흘 전에 교과부 홈페이지로 알리고, 학교로 공문이 내려와서 소식을 미리 알고 출장을 내서 참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두 가지 공청회가 열린다는 소식은 학교 현장 교사이면서, 초등교육과정 연구모임에서 활동해 오면서 교육과정에 누구보다 더 관심이 많아 지켜보고 있는 저도 미리 알 수가 없었습니다. 교과부는 다른 공문은 전자문서로 쉽게 빨리 내려보내면서 이 두 가지 공청회 소식은 공문으로도 내려보내지 않았고(교과부는 공문을 내려보냈는데 중간에 교육청 담당자가 직무유기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소식을 빨리 그리고 널리 알리기 위해 만든 교과부 홈페이지, 2009 교육과정 공식 홈페이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그 어느 곳에서도 이 두 가지 공청회가 열린다는 소식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 교과부 홈 '공지사항'에 두 가지 공청회가 열린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 이부영



▲ 두 공청회 장소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도 공청회가 열린다는 소식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 이부영




그러면서 두 가지 공청회 소식은 공청회 다음날 교과부 부처뉴스 메뉴에 보도자료로 올려놓았는데 보도자료 내용은 기가막히게도 '공청회 했다'는 결과뿐입니다.

'환경과 녹색 성장' 교육과정(안) 공청회 보도자료보도자료 내용은 '이미 어제 우리끼리 모여서 했다!'는 결과를 알리는 내용입니다. 보도자료에 나와있는 날짜 11월 26일은 홍보담당관실에서 11월 18일을 잘못 써 올린 것입니다. 11월 22일 오늘까지 잘못된 채로 떠 있습니다. ⓒ 이부영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개선' 공청회 보도자료여러 분의 교사가 해임되기까지하면서, 일제고사와 관련해 학교현장에 부작용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어서,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일제고사' 관련 공청회 역시, '한다'는 소식은 알리지 않은 채, '어제 우리끼리 모여서 했다'는 결과만 보도자료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 이부영




'어제 했다'는 공청회 내용을 보니, 교과부 내용에 전적으로 찬성하는 쪽 사람들만 모아놓고 주고받은 의견 뿐, 교과부 내용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단체나 사람들의 모습이나 의견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것은 말만 '공청회'일 뿐이지 공청회가 결코 아닙니다.

교과부가 연 '제2차 2009년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도 현장교사인 제가 지켜보기에 함량미달이지만, 나머지 두 개의 공청회는 아예 공청회가 있다는 소식조차 알리지 않고 연 것이라 공청회가 아니고, '내부 토론회' 또는 '시안 발표회'일 뿐이었습니다.

따라서, 교과부가 지난 11월 18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연 '환경과 녹색성장 교육과정(안) 공청회'와 11월 19일 역시 한국교육과정 평가원에서 연 '201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개선 공청회'는 원천 무효이고, 이 공청회는 본래 공청회 방법으로 다시 열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현장교사가 본 세 가지 공청회는 공청회를 진행하는 형식이나 과정이 공청회와 거리가 먼 공청회 아닌 공청회입니다. 다음에는 공청회 내용에 대한 현장교사의 의견을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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