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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음, 그녀는 비호감 이미지를 어떻게 하이킥을 날렸는가?

[아줌마 드라마 뒤집기 105] 망가짐의 열연, <지붕뚫고 하이킥>의 황정음

등록|2009.11.24 10:16 수정|2009.11.24 10:16

▲ 황정음, 그녀는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비로소 호감이미지를 얻게 되었다. ⓒ imbc

<지붕뚫고 하이킥>의 황정음. 사실상 <지붕뚫고 하이킥>의 황정음이 없었다면 웃음을 담당하는 이가 없었다고 할 정도로 인기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는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불과 몇 달 전부터 말이다.

사실 <하이킥> 전까지 황정음은 비호감의 대명사 혹은 듣도 보지도 못한 가수 출신 배우였다. 솔직히 말하면 슈가 시절 그녀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녀가 말하듯, 아유미가 인기를 독차지하다보니 황정음이라는 사람을 시청자들이 알아볼 길이 없었다. 더욱이 노래를 기막하게 잘하는 것도 아닌 그녀였기에. 그리고 그녀는 연기자로 전업을 선언했다.

비호감 혹은 듣보잡, 황정음

그래도 여전히 그녀를 알아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 나아가 그녀가 연기해 낸 작품들 속에서 주목받지 못했고, 혹은 비호감으로 불리우며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2005년도 첫 작품으로 <루루공주>부터 시작했으니 나름 꽤 오래된 경력을 가진 연기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역할이 청순한 여성 혹은 주인공을 짝사랑하는 역할로 나오다보니 호감의 대상이 아니었다.

더욱이 그녀의 연기는 발연기라는 꼬리표가 붙게 되면서 연기자 생활도 순탄치 못했다. 특히 <겨울새>와 <에덴의 동쪽>의 경우 그녀의 연기는 장족의 발전은커녕 후퇴하는 듯 보였고, 여전히 비호감 스타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을까. <우리 결혼했어요>에 남자친구 김용준과 함께 리얼리티에 출연하게 되었다. 사실상 그녀를 칭할 때 비호감 아니면 김용준의 여자친구로 통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남자친구 덕에 출연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모험을 한 황정음이지만 역시나 비호감의 이미지는 떨쳐버릴 수 없었다.

▲ 그녀는 불과 몇달 전까지만해도 여전히 비호감 스타이거나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연기자 일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 imbc

아니, 오히려 비호감의 이미지가 굳어지는 형국이었다. 왜냐하면? 넘치는 애교와 철부지 같은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줌으로써 안티팬을 더 많이 양산했다. 특히 그녀의 행동은 사실상 여자들이 딱 싫어하는 행동이었다.

콩맹맹이 목소리에, 아무 것도 제 손으로 하는 것 없는 그녀의 행동. 물론 그녀로서는 리얼리티에 맞게 솔직한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을 받아들이는 여성 시청자들은 불편하기 짝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결>에서 본인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준 것이 전화위복이 되었을까, 그녀는 <지붕뚫고 하이킥>을 만나면서 달라졌다.

비호감 안녕, 망가짐 철학을 보여준 황정음

비호감 스타에서 호감형 시트콤 스타로 발돋움했다. 아주 극적인 전화위복이 아닐까 싶다. 2002년 슈가로 데뷔했으니 횟수로 7년 만에 빛을 본 것이니 극적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듯싶다. 그렇다면, 과연 그녀가 어떻게 비호감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호감형 연기자로 변신을 꾀한 것일까?

바로 그녀와 똑 닮은 극중 황정음을 만났기 때문이다. 사실상 그녀를 캐스팅한 김병욱 감독은 <우결>에서의 모습을 보고 황정음을 캐스팅했다고 한다. 즉, 극중 황정음의 모습이 그녀와 많이 흡사하기에 그녀가 극중 황정음을 연기할 때 어색함이 묻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물 만난 물고기처럼 딱 떨어졌다.

극중 황정음은 서운대 학생으로 쇼핑홀릭에 보는 면접마다 미역국을 먹지만 그래도 씩씩한 대학생으로 등장한다. 사실 그녀의 모습이 실제로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우결>에서 본 그녀의 모습은 쇼핑홀릭의 이미지가 언뜻 보이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철부지지만 악의 없는 모습 또한 극중 황정음과는 똑 닮아 있다는 것이다.

▲ 철저하게 망가짐으로서 비호감 굴레에서 벗어난 황정음 ⓒ imbc

여기에 기존 비호감 이미지가 청순한 모습의 캐릭터로 점철되었던 것을 완벽히 배반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점도 비호감에서 호감을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이는 <환상의 커플>의 한예슬과 비슷한 양상을 띤다.

그녀도 외모 이외에 보여줄 것이 없었지만 코믹한 안나 조와 나상실을 연기하면서 호감으로 돌아선 연기자 중의 하나이다.

이처럼 황정음도 청순을 버리고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다 보니 기존의 발 연기가 아닌 자연스러운 연기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자연스러운 연기를 하는 황정음을 시청자들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바로 몸을 사리지 않는 망가짐을 보여준 덕분이다. 명품과 카드값을 위해 과외를 시작하더니 급기야 해변에서 술을 마시고 만취연기를 온 몸으로 하며 '떡실신녀'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런데, 그것은 전초전이었을 뿐 황정음의 망가짐 끝은 어디까지일까, 궁금할 정도로 거침이 없다.

'황정남'이라며 턱수염에 군인복을 입고 남장을 하고서는 "됐고~"를 연발해 유행어를 만들어 내더니 마스카라가 다 번진 망가진 모습으로 울음을 터뜨리고 고기 굽는 냄새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등 황정음이라는 캐릭터는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웃음요소를 담당하며 철저하게 황정음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네티즌들의 러브라인에 중심축으로 지훈과 준혁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하며 인기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극중 황정음은 이처럼 웃기기만 하는 단편적인 캐릭터가 아니다. 청년 백수를 이 사회가 낳은 시대의 희생양의 모습도 보여준다. 매번 면접에 떨어져 의기소침해 하고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라는 사실이 들통날까봐 노심초사한다. 즉, 단편적이지 않은 개성과 입체적인 캐릭터인 극중 황정음이다.

패셔니스타까지 덤으로 얻은 황정음

사정이 이렇다보니 그녀의 패션까지도 호감을 얻고 있다. 사실상 그동안 예쁘지 않은 외모가 아니었건만 그녀에게 패셔니스타의 타이틀은 주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호감형 연기자로 돌아서더니 급기야 대학생이 따라하면 좋을 패셔니스타로 급부상했다.

사실 현실은 우울한 아웃사이더지만 극중 황정음은 명랑발랄한 대학생이다. 어떠한 현실에도 굴하지 않은 의지와 뻔뻔함이 그녀에게 있다. 그리고 그녀는 명품이면 껌뻑하고 죽는 패셔니스타 아니겠는가. 그래서 극중에서 컬러풀한 체크 셔츠에 스키니 진으로 매치하거나, 호드 티 하나를 입고 멋을 낼 줄 아는 황정음이다.

▲ 호감형 연기자로 돌아선 그녀가 이젠 패셔니스타로 자리 잡고 있다. ⓒ imbc

그래서 충분히 경제력이 없는 대학생들이 간단하게 따라하면 좋을 만한 패션 스타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절대 여성스러운 면을 강조할 만한 플라워 스커트 따위는 없다.

대체적으로 노멀하면서도 패션 감각을 잊지 않는 그녀의 패션 스타일은 당연히 대학생들의 패션 교과서와도 다름없다. 여기에 과도한 액세서리를 하지 않은 덕분에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자랑한다.

이처럼 일단, 황정음이라는 연기자는 시청자들의 시선 안으로 입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시트콤이 끝난 후 그녀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반짝 스타에서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날 것이다. 사실상 한 번 이미지 변신을 꾀한 후 톱스타가 되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장고의 시간을 갖곤 한다.

하지만 황정음은 그렇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상 이번 캐릭터는 <우결>에서 얻은 캐릭터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녀가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날 만한 연기력을 선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부디 이 작품 하나로 톱스타가 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길 기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다음 블로그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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