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임권택 감독 101번째 영화 전주에서 찍는다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 제작발표회 가져

등록|2009.12.01 18:39 수정|2009.12.01 18:39
"1월8일부터 촬영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3월 안에 모든 촬영을 마치고, 후반과정을 거쳐 4월말에 시작되는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되길 바라는 영화입니다. 이미 2년 전부터 충분한 사전작업을 해왔고, 칸영화제 등에서도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해외진출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전주국제영화제 민병록 집행위원장의 말에 힘이 들어갔다.

"영화제에서 영화를 제작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전주국제영화제는 다른 어느 영화제보다도 훌륭한 제작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는 이미 열 번의 영화제를 치루면서 해마다 선보인 '디지털삼인삼색'과 '숏!숏!숏! 프로젝트'를 통해 수많은 영화를 제작한 경험이 있습니다."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시, 영화진흥위원회, 임권택 감독, 배우 박중훈과 강수연. 이들이 뭉쳐 '한지'를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든다.

▲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 제작발표회 현장 ⓒ 김상기



전 세계가 인정하는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작품이자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박중훈과 강수연이 주연을 맡은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의 제작발표회가 1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호텔 3층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천년의 세월을 견딜 수 있어 한민족의 은근한 끈기를 드러내는 문화유산인 한지에 얽힌 이야기를 다루는 이번 영화는 한국적인 이야기를 가장 잘 다루는 거장 임권택 감독의 노련한 손끝에서 탄생된다는 점에서 국내외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었고, 이를 증명하듯 제작발표회 현장은 많은 취재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비단은 오백년밖에 못가지만 한지는 천년을 간다는 옛말처럼 그런 좋은 종이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는 임권택 감독은 "한지와 관련된 취재 여행을 하면서 그 매력에 빠졌다"면서 "수백 년의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요즘 세상에 우리 전통 문화의 가치에 대해 다루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번 영화의 제작투자를 맡은 송하진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은 "한지 알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과정에서 임권택 감독님께 영화 제의를 드렸는데, 감독님께서 이거야말로 내가 만들 수 있는 한국 정서가 깊이 드러나는 영화가 되겠다며 긍정적으로 답을 해주셔서 이번 프로젝트가 성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지 장인 및 관련 종사자들을 2년 넘게 만나면서 오랫동안 준비한 이번 영화에 천년고도, 전통 문화의 도시 전주의 아름다움과 전주한지의 우수성이 담기기를 기원한다"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임권택 감독의 101번째 연출 소식에 충무로를 대표하는 배우 박중훈과 강수연이 발 벗고 나서 화제가 됐다. 임권택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박중훈은 "예전에 태백산맥을 찍을 때 출연 제안을 받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참여하지 못한 게 몹시도 아쉬웠고, 그래서 이번에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응했다"고 밝히며 "동갑내기 친구인 강수연씨와도 22년전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이후 다시 만나는 작품이라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강수연은 "감독님은 씨받이와 아제아제 바라아제를 통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분"이라며 "데뷔작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중훈은 영화에서 만년 7급 공무원인 '종호' 역을 맡아 출세를 위해 한지를 접하게 되지만 결국 한지에 인생을 거는 모습을 열연하게 되고, 강수연은 전문 다큐멘터리 감독 '지원' 역을 맡아 전국을 돌며 한지 다큐를 찍다가 종호를 만난 천년 한지 작업에 동참하게 된다.

2008년 전주시의 시나리오 개발지원사업의 결과물이기도 한 이번 영화는 전주 지역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직접 둘러보고 한지 장인 및 한지 관련 종사자들과 만남을 가졌던 임권택 감독이 전주 지역에 상주하며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따라서 영화 촬영도 전주 지역 위주로 진행되면서 전주의 한지 뿐 아니라 전주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도 가득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주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