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 차라리 그대로 두었더라면.....
황량한 행복도시의 현장을 지나면서....
오늘 공주에 출장을 다녀왔다. 회덕인터체인지가 아닌 조치원쪽길로 해서 공주 반포면쪽에 있는 어느 워크샵 장소에 갔는데 황량하기가 이를 데가 없었다. 쉴 새 없이 흙 실은 트럭과 레미콘차들이 오가고 양쪽에 거대한 아파트 단지의 기본골조를 세우고 있었다.
아주 활기찬 건설현장의 정경은 아니었다. 어떤 곳은 골조를 세우기 시작하고 있지만 어떤 곳은 흙만 무더기로 쌓아놓고 모래바람만 일고 있었다. 행복도시 첫마을이란 입구안내표의 행복이란 말 자체가 너무나 어울리지 않아 나도 모르게 지나다가 헛웃음 비슷한 실소가 나왔다.
활기찬 건설현장이라면 오히려 나도 활기를 얻어 지나갈 것이고, 원래의 행복도시 건설이라면 행복한 도시정경을 상상하면서 지나갈 수 있을 것인데, 요즘 한창 시끄러운 세종도시현장이었고 여러 공사현장의 건설회사들은 정권의 눈치를 보면서 공사를 중단한 곳이고 보니 더욱 썰렁했다.
정권이 바뀌기 전의 그 길은 참 정감깊고 그윽하였다. 왼쪽은 금강물줄기를 끼고 돌고 오른쪽은 푸른 산과 출렁이는 논과 들판과 꽃길, 그리고 간간이 푸근한 농군아저씨 아줌마들도 만나고 가는 길에 안흥찐빵이라던가 옥수수 등의 새참가게도 있었다. 작은 시골도로 저 편의 동산위에 숨었다가 다시 보였다 하는 달빛은 정겨운 동행같이 다정하게도 느끼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한참을 달려도 눈이 피곤하지 않던 그런 정감깊은 길들은 쉴 새없이 물차가 물을 뿌려대어도 언제나 흙먼지가 깔리고, 그나마 비가 오지 않으면 씻기 어려운 먼지를 뒤덮어 쓴 도로옆의 풀과 나무들은 너무나 불쌍하게 보였다. 아마도 앞으로도 한참 기약없이 그렇게 시들시들하다가 더러는 저 혼자 죽거나 아니면 시멘트에 깔려 없어질지도 모른다.
차라리 세종도시라던가 행복도시를 만들겠다고 줄을 긋지 않았으면, 부모님 산소도 있고 자식들이 먹을 농사거리라도 그대로 지으면서 비록 보리밥 풋나물의 한빈한 시골살이라도 마음이라도 푸근하게 간직하고 남은 여생 곱게 살았을 터였다.
몇 십분을 달려도 달려도 계속 뒤집어진 흙판의 세종도시, 행복도시 공사판을 벌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이 땅 속에 묻어졌을까? 그래도 존경하는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도시가 세워지니 그 땅을 팔면 그래도 마음에 깔린 보람이 손에 받아든 보상금보다는 컷기에 괜찮을 터였다. 형편없는 사람들은 그 보상금을 들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였지만 그래도 나라를 위한 것이려니....나라를 움직이는 행정부가 들어선다니...하고 위안을 삼았을 터였다.
이제 소박한 가슴으로 평생 그 땅을 지키며 살던 사람들의 위안거리는 날라가 버렸다. 양쪽 사방을 달려도 달려도 거대했던 공사판을 몇 십분 동안 운전하다가, 완고하게 길을 비켜주지 않는 흙을 가득실은 덤프트럭을 시속 30킬로미터의 저속으로 어쩔 수 없이 차체에 먼지를 덮어쓰며 뒤따라가다보니 절로 몸이 움추려들었다.
새삼스레 이렇게 사람들의 민심과 더불어 눈에 보이는 실체의 큰 판을 쉽게 뒤집는 이 정부의 막가판 위력하고 비슷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었다. 이 위력은 아마도 무심히 명동을 지나거나 광화문이나 종로를 지나다가 전경의 방패에 맞은 평범한 시민을 움찔 놀라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볼일을 마치고 다시 그 길을 되돌아 나오는 충남의 조치원, 연기군은 온통 빨간 플래카드로 덮여있었다. 한 플래카드에는 이런 글귀도 있었다. "어디 두고봐라! 시간이 지나면 정말 두고보자!" 빨리 선거가 오는 것을 염원하는 글귀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겠다는 민심의 표현인데 이런 막장 표현 한 줄에 소리없는 아우성이 잔뜩 깔린 것 같은 느낌이다.
실천하지 못할 정책은 섣불리 약속하지 말았어야 했다. 더구나 우리들의 피와 살을 만드는 귀중한 곡식이 나오는 논밭과 산소가 나오는 그런 푸른 숲과 부모님이 묻힌 산소들이 있는 그런 사람마다의 소중한 고향을 가지고는 섣불리 세종도시, 행복도시를 외치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게 소중한 땅을 아낌없이 내어준 그 땅의 사람들에게 나라는 은혜를 입었고 빚을 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을 이제는 못 지키겠다니 땅을 내어준 사람들은 아무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땅에 살지 않은 사람이면서 그 땅의 사람을 자처하는 정**를 뺴놓고 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왕 저질러 진것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차라리 그대로 두면 좋은 것들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자. 권력의 힘으로 행해서 얻어지고 시행한 모든 것들은 사람과 사람사이를 더 멀어지게 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추하지만, 자연에서 얻은 모든 것들은 시간을 거름하여 오히려 더 우리에게 풍성한 것을 갖다 주지 않는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자손을 위해서도 자연스러운 물길은 그대로 두어야 하고, 사랑스러운 꽃길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이 되는 숲과 아기저기 정감가득한 사람들의 고향들은 그냥 그대로 두면 좋겠다.
아주 활기찬 건설현장의 정경은 아니었다. 어떤 곳은 골조를 세우기 시작하고 있지만 어떤 곳은 흙만 무더기로 쌓아놓고 모래바람만 일고 있었다. 행복도시 첫마을이란 입구안내표의 행복이란 말 자체가 너무나 어울리지 않아 나도 모르게 지나다가 헛웃음 비슷한 실소가 나왔다.
정권이 바뀌기 전의 그 길은 참 정감깊고 그윽하였다. 왼쪽은 금강물줄기를 끼고 돌고 오른쪽은 푸른 산과 출렁이는 논과 들판과 꽃길, 그리고 간간이 푸근한 농군아저씨 아줌마들도 만나고 가는 길에 안흥찐빵이라던가 옥수수 등의 새참가게도 있었다. 작은 시골도로 저 편의 동산위에 숨었다가 다시 보였다 하는 달빛은 정겨운 동행같이 다정하게도 느끼어졌다.
그러나 이제는 한참을 달려도 눈이 피곤하지 않던 그런 정감깊은 길들은 쉴 새없이 물차가 물을 뿌려대어도 언제나 흙먼지가 깔리고, 그나마 비가 오지 않으면 씻기 어려운 먼지를 뒤덮어 쓴 도로옆의 풀과 나무들은 너무나 불쌍하게 보였다. 아마도 앞으로도 한참 기약없이 그렇게 시들시들하다가 더러는 저 혼자 죽거나 아니면 시멘트에 깔려 없어질지도 모른다.
차라리 세종도시라던가 행복도시를 만들겠다고 줄을 긋지 않았으면, 부모님 산소도 있고 자식들이 먹을 농사거리라도 그대로 지으면서 비록 보리밥 풋나물의 한빈한 시골살이라도 마음이라도 푸근하게 간직하고 남은 여생 곱게 살았을 터였다.
몇 십분을 달려도 달려도 계속 뒤집어진 흙판의 세종도시, 행복도시 공사판을 벌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눈물이 땅 속에 묻어졌을까? 그래도 존경하는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도시가 세워지니 그 땅을 팔면 그래도 마음에 깔린 보람이 손에 받아든 보상금보다는 컷기에 괜찮을 터였다. 형편없는 사람들은 그 보상금을 들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였지만 그래도 나라를 위한 것이려니....나라를 움직이는 행정부가 들어선다니...하고 위안을 삼았을 터였다.
이제 소박한 가슴으로 평생 그 땅을 지키며 살던 사람들의 위안거리는 날라가 버렸다. 양쪽 사방을 달려도 달려도 거대했던 공사판을 몇 십분 동안 운전하다가, 완고하게 길을 비켜주지 않는 흙을 가득실은 덤프트럭을 시속 30킬로미터의 저속으로 어쩔 수 없이 차체에 먼지를 덮어쓰며 뒤따라가다보니 절로 몸이 움추려들었다.
새삼스레 이렇게 사람들의 민심과 더불어 눈에 보이는 실체의 큰 판을 쉽게 뒤집는 이 정부의 막가판 위력하고 비슷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었다. 이 위력은 아마도 무심히 명동을 지나거나 광화문이나 종로를 지나다가 전경의 방패에 맞은 평범한 시민을 움찔 놀라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볼일을 마치고 다시 그 길을 되돌아 나오는 충남의 조치원, 연기군은 온통 빨간 플래카드로 덮여있었다. 한 플래카드에는 이런 글귀도 있었다. "어디 두고봐라! 시간이 지나면 정말 두고보자!" 빨리 선거가 오는 것을 염원하는 글귀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겠다는 민심의 표현인데 이런 막장 표현 한 줄에 소리없는 아우성이 잔뜩 깔린 것 같은 느낌이다.
실천하지 못할 정책은 섣불리 약속하지 말았어야 했다. 더구나 우리들의 피와 살을 만드는 귀중한 곡식이 나오는 논밭과 산소가 나오는 그런 푸른 숲과 부모님이 묻힌 산소들이 있는 그런 사람마다의 소중한 고향을 가지고는 섣불리 세종도시, 행복도시를 외치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게 소중한 땅을 아낌없이 내어준 그 땅의 사람들에게 나라는 은혜를 입었고 빚을 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약속을 이제는 못 지키겠다니 땅을 내어준 사람들은 아무도 납득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땅에 살지 않은 사람이면서 그 땅의 사람을 자처하는 정**를 뺴놓고 말이다.
▲ 손수건직접 쓴 글씨를 손수건으로 만든 것 ⓒ 이영미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왕 저질러 진것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차라리 그대로 두면 좋은 것들을 더 이상 훼손하지 말자. 권력의 힘으로 행해서 얻어지고 시행한 모든 것들은 사람과 사람사이를 더 멀어지게 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추하지만, 자연에서 얻은 모든 것들은 시간을 거름하여 오히려 더 우리에게 풍성한 것을 갖다 주지 않는가?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자손을 위해서도 자연스러운 물길은 그대로 두어야 하고, 사랑스러운 꽃길과 인간의 아름다운 동행이 되는 숲과 아기저기 정감가득한 사람들의 고향들은 그냥 그대로 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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