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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수뢰 보도, 언론-검찰의 정치공작"

친노, <조선>과 전면전 선언... 한 전 총리 "7일 반론 보도 안하면 법적 대응"

등록|2009.12.04 15:16 수정|2009.12.04 19:10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오후 서울 합정동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일보>가 보도한 한명숙 전 총리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하고 있다. ⓒ 남소연



"육하원칙조차 지키지 않은 기사로 명예훼손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기자로서도 부도덕한 일이다." - 이해찬 전 국무총리


"(<조선일보> 보도는) 패륜적인 행위라고 생각한다."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친노'가 <조선일보>와 전면전을 선언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친노 핵심인사들은 4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수만달러 수수 의혹을 제기한 <조선> 보도를 "언론-검찰의 정치공작"이라고 규정하고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명숙 전 총리도 입장문을 발표하고 "<조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반론보도를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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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조선일보> 보도는) 패륜적인 행위" ⓒ 김윤상


"언론-검찰 정치공작이 다시 시작됐다"

이들 친노 핵심인사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합정동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간 '언론-검찰의 정치공작이 다시 시작됐다"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이해찬 전 총리는 "한 전 총리가 수만달러를 받았다는 믿을 수 없는 보도가 나온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 다시 언론과 검찰의 정치공작이 자행되는 것 아닌가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있지도 않은 사실을 (검찰이) 흘리고 이를 언론이 받아 쓰게 해 정치인으로서 명예를 실추시키고 의심받게 만드는 방식은 박정희-전두환 시절에도 안쓰던 방법"이라며 "이런 악랄하고 교활한 정치공작은 노 전 대통령 한번으로 끝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 때는 우리가 대응을 잘못해 대통령을 잃었지만 이번에는 모든 것을 걸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유시민 전 장관은 "노 전 대통령 돌아가실 때도 검찰과 일부 언론이 확인되지도 않은 수사 사실을 주고받으면서 그것으로 인격살인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며 "확실히 말하기 어렵지만 한명숙 전 총리의 국민 호감도가 상승한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을 때와 동일한 의도와 방식으로 정치공작을 시작한 것이라고 짐작된다"고 주장했다. 

이병완 전 실장도 "국민참여당이 창당 과정 속에 일어나고 있는 정치공작에 대해 모든 국민과 연대해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선> 단호히 응징할 것"... 법적 대응 방침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4일 오후 서울 합정동 노무현재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일보>가 보도한 한명숙 전 총리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친노 인사들은 <조선>에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선> 반론 보도를 요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바로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총리는 "2003년 경 노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에 <동아일보>가 저와 몇몇 정치인들이 돈을 많이 받았다고 1면 톱에 보도한 적이 있었다, <동아>가 정정보도를 했지만 소송을 제기했다"며 "나중에 <동아> 간부가 소 취하를 부탁해 들어줬지만 그들의 보도 태도는 하나도 개선되지 않아 후회스럽다, <조선>의 이런 태도를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말했다.

향후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검찰이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히기 전까지 먼저 한 전 총리가 나서 의혹에 대해 해명하지는 않기로 했다. 구체적이지 않은 의혹에 대해 해명하게 되면 오히려 문제가 더 확대재생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 전 장관은 "자신이 하지 않은 일을 입증하는 것은 참 어렵다"며 "구체성이 없는 이야기에 대해 해명하기보다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의 사실 주장이 나오면 그게 아니라고 증명해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찬 전 총리도 "현재 한 전 총리가 돈을 받았다는 진술만 가지고 정황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검찰이 돈을 받았다는 날짜, 장소 등 사실을 들고 나오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이번 사안에 대한 언론의 신중한 보도태도를 촉구하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조선> 보도를 보면 돈을 준 시간, 장소, 방법 등 진실성 여부를 따져볼 수 있는 내용이 하나도 없다"며 "검찰이 남모르게 흘리고 <조선>이 받아서 보도한 의혹에 얼마만큼의 진실이 담겨있는지 꼼꼼히 살펴서 보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명숙 "<조선>, 7일자 같은 면에 같은 크기로 반론 게재하라"

▲ <조선일보>가 보도한 한명숙 전 총리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한 전 총리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12월 7일, 월요일 같은 면에 같은 크기로 저의 반론을 게재할 것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남소연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한명숙 전 총리는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조선>의 1면 머리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진실이 저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양심에 거리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오는 7일 월요일 같은 면에 같은 크기로 저의 반론을 게재할 것을 요구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법률적 책임을 묻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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