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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한겨울에 개나리? 미쳤나봐

인류가 만든 지구온난화로 겨울같지 않은 겨울

등록|2009.12.04 19:03 수정|2009.12.04 19:03

▲ 기후변화로 겨울이 겨울 같지 않자 개나리가 샛노란 꽃을 피웠다. ⓒ 이장연




사람에게 바이오리듬이 있듯이, 식물에게도 그나름의 생체리듬이 있습니다. 그 자연 본래의 흐름대로 식물들은 성장발육을 하는데, 요즘처럼 어리석은 인류 때문에 지구온난화로 지구 전체가 심각한 기후변화에 처한 상황에서 주위 환경에 민감한 식물들은 더 힘겹기만 합니다.

향후 수십 년 동안 기후변화의 결과는 가히 '절망적'이라 전문가들을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도 예외는 아닙니다. 실제 기상청은 이상기후를 불러오는 엘리뇨 현상이 여름철 후반부터 동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해, 겨울철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이 많아져 기습한파와 폭설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수많은 야생동식물이 소리소문없이 한반도에서 멸종했습니다.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375ppm을 넘어섰지만, 살아남은 야생동식물들도 '녹슨성장'을 '녹색성장'이란 이름으로 덧칠한 막개발과 더불어 4대강과 함께 사라지고 있습니다.

▲ 자전거를 타고 오가다 안타까운 개나리와 마주했다. ⓒ 이장연




한국과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산림파괴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생물종다양성-서식지 훼손의 주요한 원인이고 날씨-구름 형성 패턴-강우량 변화를 가져와 홍수-유출수-식수공급 감소를 부추기고 있는데 생태계의 보고인 DMZ까지 '관광벨트'란 이름으로 개발한다 합니다.

이 가운데 비가 그친 뒤 난데없이 길가의 개나리가 샛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미쳐버린 기후 때문에 개나리도 겨울 같지 않은 날씨에 봄인 줄 착각하고 그새 꽃망울을 모아 터트렸습니다. 그 안타까운 개나리를 지켜보다 정말 미안해졌습니다.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한 사람으로서 죄책감이 한없이 밀려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기이한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 합니다. 한반도의 기후가 온대가 아니라 열대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뚜렷했던 4계절을 잃어버리는 것은 비단 개나리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참으로 안된 일입니다.

점점 사람들도 개나리처럼 미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벌써 삽질에 미쳐있지만.

▲ 개나리처럼 미치지 않으려면... ⓒ 이장연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뷰와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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