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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정치의 회복을 촉구한다

[주장] 여당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사병이 아니다

등록|2009.12.06 09:52 수정|2009.12.06 09:52
 이 글이 정작 들어야 할 사람들에게는 전혀 씨알이 먹히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안다.
그래도 담벼락에 대고 악이라도 지른다는 심정으로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이 나라 국민으로 살면서 조금은 덜 부끄럽기 위해서이다.

 최근 대통령의 언행을 보면 헌법위에 군림하는 것 같다. 긴급조치를 남발하던 유신 시대를 넘어 절대왕정 시대의 왕을 연상시킨다.

 사돈네 기업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비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짙고, 자신마저도 여러 의혹에 연루되어 있음에도 야권의 분열이나 획책하고 만만한 국민들에게 힘자랑이나 하고 있다. 

 엊그제는 대통령은 후보시절의 권총 위협을 당했다는 발언으로 도무지 국가원수로 인정하기 어려운 자질 부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대통령이 말하는 국격이 그 자신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물론 여당인 한나라당까지 대통령을 감싸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안, 공공노조탄압 등 70년대로 회귀하는 듯한 대통령의 독재를 보면서도 한나라당 대표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늦춰달라는 구걸이나 하고 있다.
오직 대통령의 눈치나 살피면서 야당을 상대로 밀어붙이기와 날치기만 해대던 한나라당이 대통령과 정부의 눈치나 살피고 있으니!

 사실 전 정권이 해놓은 것이라면 무조건 뒤엎고 자기 뜻대로 밀어붙이는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없었고 그래서 기대하는 바도 없다.

그러나 이명박씨 들러리가 되어버린 한나라당이지만 그래도 한나라당 내에 기대해볼만한 인물들이 있다는 점 때문에 그런 인물들이 이 시점에서 무언가 해주기를 바랐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요즘 한나라당의 젊은 국회의원마저 원칙과 정의를 버리고 기껏 대통령의 독재를 엄호하는 당론에 끌려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당론으로 압박하는 지도부의 간섭을 뿌리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도 뜻있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께 다시 충고한다. 
국회를 벗어나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꽁무니나 따라다니는 못난 들쥐 같은 모습에서 벗어나야한다.
그리고 정치를 국회로 수렴하라.
국회에서 야당과 토론하라.
민주주의는 토론의 정치다.
토론이 없는 정치는 민주정치가 아니다.
여당과 야당이 공존하지 않는 정치도 민주정치가 아니다.

오늘 민주정치의 실종은 국회에서 대화와 토론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국회는 정부의 기관이 아니고, 국회의원은 대통령의 사병이 아니다.
이제 국가기관으로서 국회의원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기 바란다.

 지금 현실은 어둡다.
정부는 경제가 풀리리라는 전망이지만 서민들은 생존의 위협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노동자들은 갈수록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면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몰락은 이미 위험의 한계 수준을 넘었다는 소식이다.
거기에 남북문제를 풀릴 기미는 고사하고 더 어렵게 꼬여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문제는 정치가 신뢰를 잃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국민들은 정치를 믿지 않는다. 정치인들도 싸잡아 '그렇고 그런 인간'들로 보고 있다.
특히 여당 의원들에 대해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한 편이다. 아예 권력의 똘마니 취급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 .

 거듭 말한다.
국회를 토론의 장으로 만들라.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정이 아닌 논리로 상대를 설득하고 타협하고 국민의 편에서 의결하라. 실종된 민주주의를 회복하라.

 지금은 유신 시대가 아니다. 최첨단 IT시대이다.
침묵하는 국민들도 순간순간 돌아가는 소식에 무관하지 않으며, 민족과 민중의 편에서 고민하고 있는 양심들도 있음을 기억하라.

특히 한나라당 젊은 의원들의 기개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한겨레 필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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