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당최 이해가지 않은 캐릭터들 때문에 몰입을 할 수가 없소!

[아줌마 드라마 뒤집기 114] 드라마 속 이해불가 캐릭터 시청자 몰입 방해

등록|2009.12.06 10:27 수정|2009.12.06 10:27
드라마를 볼 때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드라마 인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드라마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단선적인 캐릭터가 아닌 복합적인 캐릭터로서 매력이 넘친다면 충분히 드라마의 내용이 진부해도 그것을 뛰어 넘어 인기를 끌 수 있다.

가령 악녀지만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은 <선덕여왕>의 미실이 그렇다. 사실상 그녀는 극의 타이틀롤을 맡지도 않았으며, 선덕여왕의 적대적인 관계를 맺는 악역이지만 그녀가 뿜어내는 캐릭터의 매력으로 이를 모두 뛰어 넘어 진정한 주인공으로까지 불리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러한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어떤 드라마에서는 참고 볼 수 없는 밉상 캐릭터가 있다. 그 예로 <수상한 삼형제>의 왕재수가 대표적이 케이스다. 양다리를 걸치며 두 여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그는 밉상스러운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전형적인 캐릭터이다. 물론 이 또한 시청률 견인역할을 할 수도 있는 캐릭터이다. 왜? 욕을 하면서 보는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도 있다. 절대 이해가 되지 않는 복합적이지도 밉상인 캐릭터도 아닌 짜증유발 캐릭터가 존재한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저 캐릭터만 없으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거나, 그 캐릭터가 보기 싫어 드라마를 보기가 싫은 캐릭터들이 있다.

이상하게 이러한 캐릭터들은 분명 작가가 시청자들에게 비호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텐데 유독 드라마 내에서 유독 갈등을 일으키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케이스로 MBC <인연만들기>의 변우민이 연기하는 강해성은 극중 갈등을 만들어 내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밉상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만 그가 하는 행동에는 당위성이 없다.

이해 불가, <인연만들기>의 강해성

▲ <인연만들기>의 강해성은 억지스럽게 갈등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듯하다. ⓒ imbc


그래서 밉상캐릭터이기 보다 당위성을 잃은 강해성의 행동은 이해불가한 캐릭터와 더 가깝다. 한 마디로 짜증을 유발한다. 강해성이란 인물은 윤희를 버리고 6년 전 다른 여자와 결혼을 했다.

물론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이별을 하게 되었지만 극중에서 유약하기 짝이 없는 캐릭터로 집안의 반대를 무릎쓰기보다 쉽게 윤희와 이별을 선택한 남자로 등장한다.

그리고 6년이 지난 현재 이혼을 하고 다시금 윤희를 잊지 못해 찾아온다. 자신의 자식 생존 여부를 모른 채. 그리고 자신의 딸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다시금 윤희를 찾아와 결혼을 원한다. 그리고 윤희가 거부하자 자신의 딸을 되찾겠다며 소송을 제기한다. 그리고 이어 자신의 아버지가 6년 전 윤희에게 한 행동을 알고 일방적인 결혼 기자회견을 자청한다.

한 마디로 일방통행의 최절정을 보여주는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상 이 캐릭터는 작가의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시작부터 윤희와 사랑의 애절함 모습이 생략된 채 일방적으로 윤희를 잊지 못하고 찾아오는 상황을 시청자들은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6년 전 안타깝게 이별한 두 사람이지만 더욱이 윤희는 해성을 잊은 상황에서 해성의 모습이 당연히 불편하다.

게다가 자신 딸의 존재를 확인한 이후부터 한 행동들은 무례하기 짝이 없다. 더욱이 자신이 이별을 선언하고 돌아선 사람이 자신의 딸을 숨겼다고 생각하고 윤희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자신의 친권을 주장하며 그들은 탓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혀를 내두룰 수밖에 없다. 이어 자신이 원하는 것은 사실살 딸이 아닌 윤희이다. 자신이 잊지 않았으니 상대도 자신을 잊지 않을거라는 일방적인 믿음 하에 소송통보와 기자회견은 정상적인 사람으로서 행동하기 어려운 일들을 극중에서 벌이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미있게 보다가도 윤희와 연관된 해성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짜증이 밀려온다. 특히 해성을 연기하는 변우민은 어느덧 중년연기자가 되었지만 어색한 대사처리와 본인 스스로 해성이란 인물에 몰입을 못하는 것인지, 작위적인 연기모습은 더욱더 강해성이란 인물을 보기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는 모르겠으나, 그가 한 행동은 상식선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끝까지 강해성이란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유쾌한 캐릭터가 되지 않을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그가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은 시청자들로부터 절대적인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 주어영이 김이상에게 대하는 일방적인 태도는 그야말로 나쁜여자의 전형이다. ⓒ kbs



나쁜 여자, <수상한 삼형제>의 주어영


다음은 <수상한 삼형제>의 주어영이다. 대체 이 여자는 어떻게 생겨먹은 여자인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시청자들의 짜증을 유발하는 캐릭터이다.

사실상 왕재수와 연애에서 재수의 배반에 하루아침에 믿었던 연인에게 배신당한 캐릭터로 등장하지만 전혀 시청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주어영의 갈대 같은 마음 때문이다. 왕재수에게 버림 받은 그녀가 방황하던 중 김이상을 만나고 그와 조금씩 연애모드로 돌입하는 가운데 다시 찾아온 왕재수를 받아들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래, 어떻게 사랑하던 사람을 무 자르듯 자를 수 있겠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왕재수의 양다리를 알고 김이상에게 찾아간다.

"나 다시 받아 줄 수 있어요?"라고 물으며 김이상과 연애를 새롭게 시작한다. 이 뻔뻔함도 백 번 양보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실제로 여자들이 나쁜 남자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상하게 나쁜 남자라는 걸 알면서도 그런 남자에게 끌리는 것이 여자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 이후 김이상과 연애를 하면서 이해 불가 캐릭터로 낙인이 찍히게 되었다. 김이상이 결혼이야기를 꺼내자 자신은 결혼할 마음이 없으니 헤어지자고 이별을 통보하는 장면이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은 참았던 짜증이 폭발한 것.

물론 그 전에 주어영의 아버지가 경찰과의 결혼은 안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는 하지만 주어영이 김이상에게 이별을 또다시 통보하는 장면에서 같은 여자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주었다. 더 나아가 '연애 따로, 결혼 따로'라 생각하는 일부 여자들의 모습을 마치 다 그런 것처럼 포장해서 드라마에서 보여준 점이 오히려 불쾌하기까지 하다.

특히 저렇게 자신의 결혼관이 확고한 여자가 나쁜 남자에게 흔들리며 질질 끌려 다니는 점 또한 모순적이다. 결국 착한 남자에게는 못 되게 굴고, 나쁜 남자에게는 약한 어영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짜증이 날 수밖에 없으며 같은 여자로서도 그녀의 심리를 이해하기가 힘들다. 그래서일까, 이들이 벌이는 로맨스는 알콩달콩 재미나기보다 불쾌함이 느껴져 시청자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 막돼먹은 시어머니의 전형성을 보여주는 전과자 ⓒ kbs



막돼먹은 시어머니, <수상한 삼형제>의 전과자


또 다른 이해 불가 캐릭터는 <수상한 삼형제>의 전과자다. 문영남 작가가 그리는 특유의 어머니 모습이기는 하나, 이번에는 그 특유의 어머니 모습이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로 전락했다. 이상하게 문영남이 그리는 주인공 어머니들은 이상하게 억척스럽거나, 남편의 기에 눌려 사는 그러한 모습이다.

사실상 문영남 작가가 그리는 어머니 상이 그리 현대사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캐릭터이며, 과거 구시대적이 모습에서 발전하지 못한 캐릭터이지만 그래도 공감은 할 수 있는 정도였다. 헌데, 이번에 그녀가 그리는 전과자라는 인물은 대체 "뭐 저런 사람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해가 불가하다.

우선 남편의 기에 눌려 사는 모습은 <소문난 칠공주>의 어머니와 비슷한데, 억척스러운 모습은 <조강지처 클럽>의 어머니와 닮았다. 이 캐릭터를 반반씩 조합해서일까, 그녀가 남편의 기에 눌려 살면서도 큰 아들 김건강을 무조건 감싸고 돌고 며느리 도우미를 구박하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공감하기가 어렵다.

아니, 공감하기보다 짜증이 먼저 치밀어 오른다. 특히 며느리 도우미에게 도둑 취급을 하는 장면에서는 "세상에 저런 시어머니가 어디있나' 싶을 정도로 막돼먹인 모습을 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자신의 아들은 무조건 감싸며 며느리를 구박하는 모습은 전형적으로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모습이긴 하지만 전과자의 행태는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현실성이 떨어진다.

특히 며느리를 구박하는 이유가 돈 때문인데, 사실상 집안에서 돈을 가져간 것이 아니라 아들의 돈을 가져간 것임에도 마치 자신이 며느리의 친정 때문에 골머리를 썩은 것처럼 말하는 모습이나, 자신의 큰 아들 밥상까지 가져다 바치라는 모습에서 어안이 벙벙하다.

이처럼 드라마 속에서 악역을 맡거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캐릭터가 빠질 수 없다. 드라마 속 갈등은 시청률 기폭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도 일상의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들은 분명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도를 넘어서 이해하기 힘든,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나 말도 안 돼는 캬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오히려 갈등을 일으키는 데 있어 작위적으로 보이거나 시청자들 입장에서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캐릭터들은 오히려 시청을 몰입하는 데 방해요소로 작용된다. 그래서 조금 더 세밀하게 캐릭터를 단선적으로 그리거나 극단적으로 그리지 않도록 제작진 모두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다음 블로그에 송고합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