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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한판 승부, 삼식이탕 vs. 물곰탕

[맛대맛] 추울 때 만나는 뜨끈한 국물과 겨울에 만나는 시원한 물회

등록|2009.12.06 16:45 수정|2009.12.06 16:51
갑자기 추워진 날씨. 따끈하고 얼큰한 국물 맛이 생각나는 계절. 국물 맛이 일품이고, 내용도 뒤지지 않는 '탕'류가 생각나는 계절. 연말연시 술자리에서 숙취해소에도 좋다는 삼식이탕과 물곰탕, 누가 한수 위일까?

삼식이탕과 물곰탕삼식이의 진한 국물맛과 물곰의 맑고 깨끗한 맛, 선택은? ⓒ 전득렬


못 생겨서 놀라고 맛 있어서 한번 더 놀라는 삼식이

삼식이 탕은 표준어로는 '삼세기'인데 경기권에서는 삼숙이, 한강 이남 지역에서는 삼식이로 통한다고 한다. 커다란 몸집에 배는 불룩하며 몸통은 울퉁불퉁한 삼식이는 얼굴이 너무 못생겨서 예전에는 그물에 걸리면 그냥 버렸을 정도로 대접 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원한 맛과 얼큰한 국물 맛이 최고라 추운날씨에는 주문순위 상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다.

삼식이와 물곰의 속살 삼식이는 터프한 맛을 물곰은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 전득렬


삼식이탕의 국물은 삼식이 특유의 고소하고 진한 육수가 한껏 우러나기 때문에 고소하면서 진한 맛이 일품이다. 육질 또한 쫄깃하면서 씹을수록 고소함이 묻어나며 술 먹은 다음날 숙취해소에도 그만이다. 못생겨서 놀라고 맛있어서 놀란다는 삼식이는 먹어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아니 이놈이, 맛이 이렇게 좋아?' 하고 감탄한다.  

보글보글 끓이면서 먹을수록 삼식의 진한 맛은 더 배어 나온다. 기름지고 고소한 삼식이의 속살은 겨울철에 더 차올라 정상의 맛을 선사한다. 취향에 따라 고추장을 풀어넣어 먹을 수도 있고, 된장을 풀어 넣어 먹을 수 있는데 경상도에서는 대부분 마늘 파 고추장 등을 넣어 얼큰하게 먹는 것이 특징이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물곰', 너 왜 이제 왔어

물곰 갈비갈비뼈 사이의 고기를 쪽쪽 빨아먹는 맛이 그만이다. ⓒ 전득렬

물곰은 곰을 닮았고, 물에 산다고 해서 물곰이라 이름 지어 졌는데 '곰치'라고도 한다. 못생긴 걸로는 삼식이에게 뒤지지 않는다. 물곰은 생선기름이 많은 삼식이와 달리 탕을 끓어보면 그 국물이 너무나 맑다. 기름기기 전혀 없이 맑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 얼큰하지만 맑으면서도 기름지지 않고 담백하면서 시원한 국물이 해장에도 일품이다.

물곰탕의 생선고기는 젓가락으로 잡기 힘들다. 잡는 순간 흐물흐물 녹아버리기 때문. "생선 살이 이런 게 다 있어?"하고 놀람을 감출 수 없다. 부위별로 다르긴 하지만 입안에 넣으면 맛을 채 음미하기도 전도 눈 녹듯 사라져 버린다.

국물 맛도 삼식이와는 전혀 다른 맛을 낸다. 삼식이탕은 터프하면서 텁텁한 남성의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라면 물곰은 깔끔하고 시원한 여성의 맛을 낸다고나 할까. 물곰의 뼈에 붙어 있는 생선 살코기를 입안에서 쪽쪽 빨아먹는 맛도 재미가 있다. 눈꽃처럼 매달린 물곰 살은 뜨거운 아이스크림과 같다. 회 역시 입안에서 살살 녹아 스며드니 씹을 필요가 없다. 

물곰 생선회 물곰 물회, 이름이나 들어 봤니?

물곰은 생선회로도 드물게 이름을 날린다. 쫄깃하면서 찰지기는 하지만 전혀 질기지 않고 톡톡 터지는 육질은 일반 생선회에서 느껴지는 비릿한 살맛이 전혀 없다. 쫄깃하며 부드러운 맛이 마치 육회를 먹는 듯하다. 그래서 물곰은 각종 야채와 양념을 넣은 '물회'로 찾는 사람이 많다.

물곰물회먹어본 사람만 찾는 다는 물곰물회는 겨울의 특급별미. ⓒ 전득렬


겨울에 쫀득하고 매콤한 물회를 즐기고 싶다면 바로 물곰물회다. 물회 마니아들은 겨울에는 꼭 물곰 물회를 추천한다. 쌀쌀한 날씨에 얼음 둥둥 띄운 매콤한 '물곰 물회'에 사리를 넣어 후루룩 먹는 맛은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별미 중 별미이기 때문. 매콤 달콤한 물곰 물회의 참맛에 몸에는 열기가 더 오른다.

경북 구미시 송정동의 '바다사냥' 횟집 박유환 대표는 "시원하면서 쫀득한 물곰 물회의 참맛은 아는 사람만 찾는다"고 설명하면서 "특히 물곰은 물회 마니아들의 뜨거운 애정을 한 몸에 받는다, 특급 중 특급 물회"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개인블로그에 올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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