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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근대화과정과 그 의미를 상징적으로 시각화한 전시회

원용백 개인전 ‘Ambiguous City’리뷰

등록|2009.12.07 09:23 수정|2009.12.07 09:24

▲ Ambiguous City #1_125x110cm_Achival Pigment Print 2007 ⓒ 원용백



도시의 풍경을 찍은 사진은 탐미주의적인 입장에서 대상에 접근하기보다는 역사적이거나 사회문화적인 관점에서 도시를 바라본 사진가의 세계관을 드러낸 결과물이다. 작가는 그 결과물을 통하여 특정한 도시에 대한 자신의 인문학적인 시각과 현대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동시대 현대 사진가들은 자연풍경보다는 인공으로 이루어진 도시풍경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그것은 도시가 삶의 중심지이고 문화의 생산지이자 소비지이기 때문이다.

원용백은 자신이 살고 있는 항구도시인 부산의 풍경을 흑백사진으로 기록하였다. 그런데 무엇인가 특별한 풍경이나 장면을 포착하여 찍은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빌딩과 주거 공간 그리고 산업현장의 풍경을 담담하게 찍은 것이다. 작가는 이번에 사간동에 있는 갤러리 온에서 그러한 작업의 결과물을 전시하였는데, 전시 작품 중에는 작품크기가 100cm 가 넘는 대형인화물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최근에 전시되는 작품들보다는 작은 사이즈인 100cm 이하였다.

▲ Ambiguous City #12_55x44cm_Achival Pigment Print 2007 ⓒ 원용백



작가가 관심을 갖고 찍은 풍경들을 살펴보면 도시를 이루는 건물과 구조물들이 계획적이고 미적인 관점을 고려하여 건설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건물 한 채 한 채가  개성적이기 보다는 획일화 되어 있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마치 자연스럽지 못하고 획일적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근대화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표현대상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찍은 작가의 태도도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건조한 시선이었기 때문에 무덤덤하고 메마르게 보여 진다.

전시 작품 한 장 한 장에서 자신의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대상에 접근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이 컬러사진이 아니라 흑백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정보가 많이 생략되어 있지만, 대상 자체의 내적인 의미와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느낌 그리고 작가의 카메라워크가 상호작용하여 결과물에서 작가의 표현의도가 충분히 잘 전달되고 있다. 하지만 컬러가 배제되어 현대성을 반영하는 데는 부족한 점이 느껴져서 시각적으로 보는 이들을 설득하는 데는 한계점이 있어 보인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부산의 여러 장소에서 다양한 대상들을 찍은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  같은 의미의 다른 결과물이 반복적으로 보여 지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단조롭게 느껴지는 것에서는 탈피 하였지만, 전시의 전체적인 작품구성이 산만하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전시작품에서 사진에 대한 작가의 열정이 느껴지게 하는 데는 성공하였다. 한국의 근대화과정과 그 의미를 상징적으로 시각화한 전시였다.

▲ Ambiguous City #12_55x44cm_Achival Pigment Print 2007 ⓒ 원용백


덧붙이는 글 2009-11-28 부터 2009-12-08 까지


opening: 2009 년 11월 28일 오후5시

갤러리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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