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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기찬이가 남긴 선물입니다"

암 투병 김기찬군, 세상 떠나며 학교에 도서 기증

등록|2009.12.07 17:57 수정|2009.12.07 17:57

▲ 왼쪽부터 박혜연 담당교사, 김정환 씨, 김예진 양, 강사길 교장, 이병춘 교감. ⓒ 온양권곡초





최근 남다른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져 눈시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지난 3일 온양권곡초등학교. 한 학부형이 이 학교를 찾아 학생의 이름으로 200여 만 원 상당의 도서를 아들 이름으로 기증했다.

이 학부형은 이 학교에 다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김기찬(11) 군의 아버지 김정환씨다. 기찬 군은 이 학교에 다니던 학생이다. 평소 씩씩하고 활발한 성격을 갖고 있었으며, 학업성적도 우수한 모범생으로 학우들과의 관계도 돈독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기찬 군을 비롯해 가족들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골육종암' 판정을 받은 것.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학생들과 교원들은 편지 전달과 모금운동 등 여러 방향으로 돕고자 애써왔다. 기찬 군도 학우들의 응원에 용기를 내어 학교 등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인터넷학교를 통해 학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친구들과 편지를 통해 얘기를 주고 받는 등 희망을 키우며 병마와 싸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난 9월26일 그간의 힘들었던 투병생활을 접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이후 아버지 김정환씨는 투병 중 늘상 기찬 군이 고마움을 표하던 학우들에게 기찬군의 마음을 담아 전할 선물을 찾게 됐고, 도서를 기증키로 하고 학교에 이 같은 뜻을 전했다. 기증 도서는 담임교사와 도서담당 교사의 협조를 얻어 선정했다.

이날 김씨는 이 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기찬군의 누나 예진양과 함께 학교를 찾았으며, 기찬군의 이름이 새겨진 총 250여 권의 도서를 전달했다. 김씨는 기찬군이 이 책과 함께 학교에 영원히 남길 바람했으며, 학우들도 이러한 기찬군을 기억해 주길 소망했다.

이병춘 교감은 "기찬군의 못 다 이룬 꿈을 실어 온양권곡초등학교 많은 학생들의 마음을 살찌우는 소중한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기찬 군의 아름다운 뜻을 받아들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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