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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겼다구요? '고단백'인걸요!

칼륨·칼슘·타우린 다량 함유한 짱뚱어 '고단백 영양식'

등록|2009.12.08 11:41 수정|2009.12.08 11:41

▲ 짱뚱어 캐릭터. 신안군 증도면 짱뚱어다리 앞에 세워져 있다. ⓒ 이돈삼



짱뚱어.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먼저 나온다. 생김새도 재미있다. 짱뚱어의 몸은 가늘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옆으로 납작해진다. 머리는 크지만 위아래로 납작하다. 눈은 머리꼭대기 옆에 있고 작다. 눈과 눈 사이도 좁다. 주둥이는 둥글면서도 짧다. 사람의 생김새로 치자면 영 아니다.

망둥어과의 바닷고기인 짱뚱어는 갯벌 속에 굴을 파고 숨어 산다. 그러면서도 수시로 바깥으로 나와 갯벌 위를 헤집고 다니면서 먹이를 찾는다. 갯벌을 살금살금 기어다니는 모습이 귀여워 보이기도 한다.

이 짱뚱어는 까다롭다. 그만큼 잡기 힘들다. 갯벌 속에 구멍을 뚫어놓고 살지만 그 안쪽에 언제라도 도망갈 수 있는 또 다른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놨기 때문이다. 이 구멍에 있는가 싶으면 저 구멍에 숨어있다. 저 구멍에 손을 뻗으면 또 다른 구멍으로 달아나기 일쑤다.

움직임이 빠르고 힘도 세다. 오직 갯벌에서만 살아가는 생태 때문에 인공양식이 매우 힘든 어종이다. 어찌나 민첩한지 손으로 잡을 수 없다. 그물을 쳐 대량으로 잡기도 힘들다. 일일이 갯벌을 누비며 긴 낚싯대를 드리웠다가 순간적으로 잡아채야 한다. 하여 값도 이것과 비슷하게 생긴 추어탕에 비해 비싼 편이다.

▲ 짱뚱어. 갯벌에서 뛰기도 하고 수영도 하며 산다. ⓒ 이돈삼




값만 비싼 게 아니다. 짱뚱어는 게르마늄, 마그네슘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이 신안 증도와 보성 벌교 갯벌에 사는 짱뚱어를 잡아 육질을 분석한 결과, 칼륨이 100g당 649.88∼711.51㎎으로 많았다. 칼륨은 혈압, 변비, 당뇨병 예방과 근육 및 신경작용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짱뚱어에는 또 칼슘이 209.76∼285.15㎎, 나트륨이 93.90∼120.31㎎, 마그네슘이 29.23 ∼30.37㎎ 들어 있었다. 철, 아연, 망간, 구리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도 확인됐다. 노화 방지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셀레늄은 ㎏당 200.2∼226.0㎍, 항암효과가 있는 게르마늄은 14.1∼15.3㎍의 함유량을 보였다.

고도의 불포화 지방산으로 알려진 EPA(C 20:5)와 DHA(C 22:6)도 다량 함유돼 있었다. 강심제로 알려진 타우린 성분도 100g당 89.1∼93.7㎎으로 많은 양을 함유하고 있어 고단백 스태미너 식품임이 입증됐다.

▲ 짱뚱어요리. 고단백 영양식이다. ⓒ 이돈삼




짱뚱어는 맛도 정말 좋다. 짱뚱어탕은 갈아놓은 머리뼈와 발라낸 살, 여기에 시래기와 된장을 첨가하고 갖은 양념을 해서 우려낸다. 짱뚱어전골은 고사리와 무, 양파, 감자, 바지락과 미더덕 등을 넣어 끓여낸다. 고단백 영양식이다.

텁텁하면서도 비리지 않는 맛을 내기 때문에 여느 음식에서도 맛볼 수 없는 특이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전골의 경우 자르지 않은 짱뚱어를 그대로 넣기 때문에 부서지지 않은 짱뚱어를 숟가락으로 턱턱 잘라내며 먹는 재미까지 곁들여진다. 맛이 고소하기 때문에 처음 먹는 사람도 별로 거부감이 없다.

비릿한 맛도 없다. 바닷고기임에도 불구하고 갯벌에서 살면서 늘 햇빛을 받기 때문이다. 타우린 성분이 많이 들어있어 술을 마신 후 해독에도 그만이다. 아무리 과식해도 배탈도 나지 않는다.

남도에는 짱뚱어를 취급하는 식당이 많다. 신안 증도와 보성 벌교를 비롯 순천, 영암 등 주로 갯벌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 맛볼 수 있다. 짱뚱어 탕 외에도 전골, 소금구이 등도 있다. 못 생겼어도 맛은 좋은 짱뚱어탕 한 그릇으로 차가운 계절을 이겨내는 원기를 보충하는 것도 삶의 지혜 가운데 하나이지 않을까.

▲ 짱뚱어다리. 갯벌에 짱뚱어가 많이 산다고 해서 이름 붙은 다리다. 전남 신안군 증도면에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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