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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문화다 ③] 개인과 단체에서 할 수 있는 기부의 다양한 방법들

등록|2009.12.24 22:31 수정|2009.12.24 22:31
기부를 하는 사람들이 나와는 다른 전혀 별개의 사람들이라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을 알면 그리 어렵지 않다. 전화 한 통, 인터넷 클릭 몇 번 정도의 수고를 할 마음 자세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기부의 대열에 동참할 수 있다.

개인후원은 단계적으로 발전한다

언론의 보도를 보면 거액을 기부하는 경우만 기사화가 된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처음부터 거액을 기부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조금씩 참여를 하는 가운데 그 기부의 횟수와 액수가 증가해 가는 것이 보통이다.

한 번도 기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 기부라는 것을 알게 되어, 일회적으로라도 후원을 하게 되는 것이 기부의 첫걸음이다. 이렇게 1년에 한 두번이나 할까 말까 한 사람들이 정기적인 후원자가 된다면 다음 단계를 들어선 것이다. 정기후원을 평생 하던 사람이 남은 유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면 기부의 가장 깊은 곳까지 들어선 사람이겠다. 일시기부로 시작하여, 정기후원, 유산의 기부의 단계를 차례로 거치며, 인생 가운데 기부의 비중과 역할이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것이 개인기부자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다. 

또한, 개인후원에서 가장 친근감을 느끼는 후원방식에는 일대일 결연방식이 있다. 어려운 지역의 어린이 한 명을 정하여 그 아이를 위해 월정액을 후원하는 방식이다. 해마다 이 아이의 성장 과정을 바라보며, 기부의 보람도 되새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기후원의 비율이 높을수록 공익단체가 프로젝트를 장기적으로 바라보며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로용지보다는 은행계좌 자동이체나 신용카드 방식으로 후원을 한다면 매달 빠지지 않고 정기적인 후원이 가능해진다.

기부를 통해 기업의 홍보효과를 높이는 방법

FC 바르셀로나의 유니세프 후원FC 바르셀로나는 유니세프와 2006년부터 5년간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프로젝트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어린이 10만 명이 혜택을 받았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요즘 기업의 후원방식으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은 CRM(Cause-Related Marketing)이라 불리는 '공익연계마케팅' 방식이다. CRM은 기업의 판매나 마케팅, 또는 각종 프로모션 활동이 유니세프의 후원 활동과 연계된 마케팅을 말한다. 가장 유명한 예를 들자면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는 유니폼에 유니세프 로고를 디자인을 넣었고, 유니세프에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축구단 이미지 제고에도 높은 효과를 얻었다. 

FC 바르셀로나는 유니세프와 2006년부터 5년간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매년 150만 유로의 유니세프기금을 기부함으로써 위험에 처한 어린이를 돕고 있다. FC 바르셀로나의 후원을 통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어린이 10만 명이 도움을 받았다. 파생되는 간접효과로 유니세프는 연간 2천만 유로 상당의 광고효과를 얻고 있다. 

기업은 주로 기업기부금(Corporate Philanthropy) 방식으로 많이 참여한다. 회사 전체적으로 종업원들이 월급의 1천원 이하의 금액을 우수리로 남겨 기부를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매칭 그랜트(Gift Matching)는 직원들이 기부한 것과 동일하게, 회사도 같은 단체에 같은 금액을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행사를 스폰서를 하거나 이벤트를 열어 후원을 할 수 있다. 음악회, 전시회, 스포츠행사, 세미나, 교육 등 다양한 이벤트에 기업이 참여하거나 후원하기도 한다.

물품을 구매하거나 직접 참여하여 도울 수 있다

공익단체에서는 물품을 팔아 기금을 모으기도 한다. 공익단체의 물품의 판매는 영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제3국의 생산자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공정무역의 형태인 경우가 많다. 주로 커피나 면직물 제품들이 유명하다.

그리고 털실로 모자를 떠서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을 돕는 방식도 있다. 이것은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영유아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어린이에게 전달되는 모자들은 저체온증으로부터 몸을 보호하여 주는 역할을 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모자뜨기를 할 수 있도록 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손으로 인형을 직접 만들어 그것을 단체에 전달하는 방식도 있다. 이 인형은 어린이를 상징하므로 '판매'가 아닌 '입양'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유니세프를 통해 이 인형들을 입양할 수 있는데, 입양에 드는 비용은 2만원이다. 이 금액은 한 어린이를 6대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데 꼭 필요한 예방접종의 비용이기도 하다.

기부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할 문화

기부문화를 만드는 일은 나와 나의 가족과 직장, 나를 둘러싼 커뮤니티에서 시작된다. 그것은 작은 실천으로 시작할 수 있다. 오늘 나의 작은 노력과 시도가 기부의 나비효과를 만들어 내는 작은 날개짓이 될 수 있다. 지금은 비록 작아 보이지만 그것이 누군가에는 폭풍같은 혜택이 되어 돌아갈 것이다.

기부 문화는 작은 발걸음으로 시작하여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우리가 지닌 것을 조금 나눠준다면 누군가의 겨울은 나로 인해 좀 더 따뜻해 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실행은 결코 멀리에 있지 않다.

'작은 후원을 통해 이번 크리스마스에 아프리카에 사는 어린이에게 산타가 되어 주는 것은 어떨까?', '새해 결심으로 한 아이를 꾸준히 돕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작은 고민과 실천들이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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