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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묻은 돈까지..." 방과후 관리수당 초등학교까지 확대

울산, 전국 유일 관리자에 수당... "칼 퇴근에 수당은 확실히"

등록|2009.12.15 18:19 수정|2009.12.15 18:19
지난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울산에서만 수업을 담당하지 않는 교장, 교감, 행정실장 등 학교 관리자들에게 지급되면서 논란이 됐던 '방과후 관리수당'이 개선되기는커녕 올해는 초등학교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장 등 관리자가 방과후 수업의 활성화를 위해 고생한다는 명목인데, 전교조가 일선 교사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상당수 관리자들이 퇴근 시간은 확실히 지키면서도 밤늦게까지 수업하는 교사들과 비슷한 방과후 수당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15일 "울산교육청이 친서민 교육행정을 외치면서도 되레 방과후 관리수당을 독려하고 있다"며 "친서민 헛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방과후관리수당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제점 제기한 전교조 교사들 재판 중

지난해 전교조 울산지부가 방과후관리수당 실태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이를 문제 삼은 한 고교의 학부모들과 전교조 간에 명예훼손 맞고소까지 벌어졌고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이 사건에서 검찰은 전교조 소속 교사 3명에게만 벌금 100만원~300만원으로 약식기소하고 학부모는 무혐의 처리하자 전교조가 반발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던 것.

올해 국정감사 자료 분석 결과 현재 울산지역 49개 고교 중 전체 일반계 고교의 교장과 교감이 월 30만원 가량의 방과후 관리수당을, 행정실장은 이보다 다소 적은 수당을 수령하고 있었다. 또한 62개 중학교 가운데 74% 가량의 학교 관리자들이 많게는 30만원에서 적게는 5만원 가량의 관리수당을 받아가고 있다.

특히 울산의 119개 초등학교 중 7개 학교 교장들이 10만 원 내외의 방과후 관리수당을 지급받고 있고 다른 학교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초등학교 방과후수업은 음악, 미술, 로봇제작 등 특기적성 교육이 대부분이라 과연 교장이 방과후 관리수당을 받는 것이 올바른가 하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올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방과후관리수당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울산에서만 지급되고 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28개 학교가 늘어난 91개(전체 학교의 39.7%)의 학교에서 방과후관리수당이 지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별로는 중학교의 방과후관리수당 지급학교가 급격하게 늘어 지난해 42.6%에서 올해73.8%가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또한 울산시교육청은 관리수당을 허용하면서 전체 방과후학교 전체 수강료의 3.5% 이내에서 방과후관리수당을 지급하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하고 있는 학교가 상당수 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교조 울산지부 도상열 정책실장은 "울산교육청은 친서민 교육행정을 실현한다며 학생들의 수업료를 동결하고 학비감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전국에서 유일하게 방과후관리수당을 지급해 친서민 교육행정 구현의지를 의심스럽게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와 같은 경제위기에서 학부모의 교육비를 한 푼이라도 줄여 주어야 할 교육청이 학부모들의 교육비를 학교관리자들의 수당으로 지급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연봉 6500~7500만 원에 업무추진비까지 지급받고 있는 학교 관리자들에게 방과후관리수당까지 지급하는 것이 과연 친서민 교육행정인가"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학부모의 부담을 한푼이라도 줄여주기 위해 방과후관리수당 지급지침을 당장 폐지하라"며 "울산교육청 지침을 위반한 학교에 대해선 행정지도와 함께 초과 지급한 관리수당은 환수조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5일 울산시의회를 통과한 2010년 울산교육청 예산에서는 방과후학교 활성화를 위한 예산으로 엄마품멘토링운영비 3억 1920만 원, 방과후코디네이터 운영비 1억 8000만 원이 편성됐고, 방과후 부장이란 보직을 신설해 월 수당 7만 원을 지급하도록 해 학생들에게 받는 수강료와 중복된다.

또한 올 상반기 방과후관리수당으로 학부모들이 부담한 금액은 2억 221만 원, 2010년 방과후학교 운영 및 관리수당 비용으로 국가와 학부모가 부담할 총 비용은 최소 7억 원에 이른다.

"방과후학교 관리비용이 중첩되고 있지만 정작 방과후학교를 직접 맡아하는 담당교사의 업무는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현장의 아우성이 나오는 이유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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