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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묘역, 국민참여 '박석'으로 채워진다

후원자가 원하는 글로... 내년 5월 조성사업 마무리

등록|2009.12.15 17:45 수정|2009.12.15 17:45

▲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조성 공사 및 박석 설치 조감도 ⓒ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묘역 1600평에 거대한 묘비가 새겨진다.

노무현재단(이사장 한명숙)은 15일 오후 노 전 대통령 묘역 조성사업인 '국민참여 박석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박석은 두께 10cm, 가로-세로 20cm의 얇고 평평한 돌을 뜻한다. 국민참여 박석 캠페인은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박석을 구입해 노 전 대통령 묘역 전체 바닥을 채우는 사업이다. 현재 노 전 대통령의 묘역은 지석 주변과 벽, 송림 일부만 조성돼 있어 황량한 상태다.

박석에는 후원자가 원하는 글을 새길 수 있다. 다만 박석의 크기가 작아 15자 내외의 짧은 글만 담기게 된다. 박석의 내용은 후원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지만,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등의 부적절한 글은 실리지 못한다.

▲ 노무현 재단은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박석을 설치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 사람사는세상


국민참여 박석 캠페인을 제안한 '아주작은비석건립위원회'(위원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노 전 대통령 묘역 전체에 작은 박석을 바닥 돌로 설치하면서 박석마다 글을 새겨 전체를 거대한 비문으로 대신하자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작은 박석이 모이면 노 전 대통령이 지향해 온 '사람사는 세상'을 보여주는 거대한 문양이 될 것이라는게 아주작은비석건립위원회의 설명이다. 노 전 대통령의 사저 뒤 봉화산에서 내려다보면 문양이 선명하게 보이게 된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전체에 깔리는 박석은 약 3만8000여개다. 이 중 1만개 정도만 글을 새긴 박석이 들어갈 예정이다. 박석 1개 후원금은 5만원 이상이다. 박석에 쓰이는 돌은 충남 보령 애석, 경기도 운천석, 황해도 해주 애석, 전라도 익산 황등석, 충남 부여석 등 전국에서 수집된다.

국민참여 박석 캠페인은 이날부터 내년 3월까지 후원금을 모은 뒤 공사에 들어가 내년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전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후원자들은 자신의 박석이 어디에 깔렸는지 온라인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입구도 전자방명록을 설치해 방문자가 이름을 입력하면 박석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민참여 박석 캠페인은 노 전 대통령 공식 홈페이지 '사람사는세상'을 통해 온라인 접수를 받는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노무현재단에 팩스(02-336-0524)나 우편으로 접수해도 된다. 봉하마을 생가 및 묘역 입구에서도 현장접수를 시작했다.

한편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대한문 분향소를 운영했던 시민들이 모금한 성금 1900만원과 비석건립기금 700만원이 16일 노무현재단에 전달될 예정이다. 대한문 분향소 자원봉사자들이 보관해 온 이 성금은 서울에 노 전 대통령 기념 비석을 세우고, 대통령기념관을 건립하는 데 쓰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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