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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눈 내리는 날 농촌들녘

12월 18일 출근길에서

등록|2009.12.18 14:34 수정|2009.12.18 14:34

▲ 눈 내리는 날. 밤새 눈이 수북이 내렸습니다. ⓒ 이돈삼


12월 18일, 남도에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많이 내린 곳은 15㎝나 내렸다는 게 기상청의 발표입니다. 저의 근무지가 있는 곳도 8㎝가 내렸답니다. 대설주의보는 여전히 발효중입니다.

출근길입니다.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웠는데도 버스는 올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주저하지 않고 걸었습니다. 해찰을 하더라도 한 시간이면 거뜬할 거리이기 때문입니다.

온통 하얗게 덧씌워진 시골풍경이 한없이 넉넉해 보입니다. 들길에는 두 갈래로 난 차 바퀴 흔적만 보입니다. 그 길 위로 등굣길을 서두르는 학생이 지납니다.

▲ 눈 내리는 날. 등교하는 학생의 발걸음이 부산합니다. ⓒ 이돈삼


▲ 눈 내리는 날. 배추포기에도 눈이 수북이 내려앉았습니다. ⓒ 이돈삼


눈은 벼논에도 수북이 내려앉아 있습니다. 고랑을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고랑은 직선도 있고, 곡선도 있습니다. 눈 쌓인 흔적도 여러 가지 형태로 남습니다.

한아름 눈을 머리에 이고 있는 배추포기는 힘겨워 보입니다. 마늘밭은 덮인 눈으로 파란 마늘대를 찾기 어렵습니다.

하얀 눈의 무게를 견뎌내고 있는 노란 꽃이 눈길을 끕니다. 그 옆으로 빨강 열매를 단 나무도 이색적입니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맨홀 뚜껑까지도 멋있게 보입니다.

▲ 눈 내리는 날. 노란 꽃에도 하얀 눈이 내려앉았습니다. ⓒ 이돈삼


▲ 눈 내리는 날. 빨강색 열매와 어우러진 눈이 멋스럽습니다. ⓒ 이돈삼


어디선가 요란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뒤돌아보니 괴물체가 엄청난 속력으로 달려옵니다. KTX입니다. 마을을 가로질러 놓인 철길 위를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그 흔적은 하얀 포말로 남습니다.

눈은 농민들이 시위를 하면서 쌓아놓은 나락포대에도 내려앉아 있습니다. 그 위에 쌓인 눈의 무게가 농민들이 짊어진 압박처럼 무겁게만 보입니다.

▲ 눈 내리는 날. 동그라미를 그린 맨홀 뚜껑이 이색적입니다. ⓒ 이돈삼


▲ 농촌들녘을 달리는 KTX. 철길 위로 하얀 포말이 일고 있다. ⓒ 이돈삼


청사 옆 호수는 유난히 멋스럽습니다. 호수엔 오리와 거위 떼가 겨울을 즐기고 있습니다. 주변 석축과 수변데크도 단아하게 보입니다.

어린이집도 조용합니다. 어린이들이 뛰놀던 놀이터도 오늘 하루 휴식입니다. 출근길에 해찰해 본 소소한 풍경입니다.

▲ 야적해 놓은 나락더미에도 하얀 눈이 쌓였습니다. ⓒ 이돈삼


▲ 눈 내리는 날. 남악호수변 풍경이 멋스럽습니다. ⓒ 이돈삼


▲ 눈 내리는 날. 출근길에 해찰한 신발의 모습입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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