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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승 화백, 신임 경남미협 지회장 당선

등록|2009.12.18 18:20 수정|2009.12.18 18:20

서유승 화가앞으로 3년동안 한국미술협회 경남도지회를 이끌어 갈 수장으로 당선됐다. ⓒ 정선화


최근 예향 통영에는 모처럼 경사스러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통영 출신의 명망 높은 화가 서유승씨(55)의 한국미술협회 제13대 경남도지회장 당선 낭보가 그것이다.

한국미술협회 경남도지회(이하 경남미협)는 총 16개 지부, 1300여 화가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사단법인으로 전체 회원이 30~40명에 불과한 통영 지부에서 당선자가 나왔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작은 기적이라고 평가받을 만하다.

지난 1976년 경남미협이 창립한 이래 각 100~200명의 회원을 보유한 도내 대도시(마산, 창원, 김해, 진주) 이외의 지역에서 회장이 당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지회장 선거에는 사상 최대인 다섯 명의 후보가 출마해 선거 당일까지 결과를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후보가 많은 만큼 경쟁이 치열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12일 함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 13대 경남미협 지회장 선거는 투표권을 가진 1098명의 유권자 중 821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서유승 후보는 총 237표를 얻어 타 후보를 12표 차이로 제쳤다.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 서유승 신임 지회장은 지난 2006년 선거에서 당선자와 5표 차이로 아쉽게 석패한 경험이 있다.

서유승 신임 지회장은 이번 당선의 이유를 '작은 지부들의 단결'에서 꼽으며 "그동안 대도시에서 계속 지회장이 배출되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지부들은 소외당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마산에서는 9년째 지회장을 독식해오고 있었지요. 저는 16개 지부의 협의체라는 경남미협의 사명을 바로 세우고자 군소지부의 회원들을 일일이 만나 저의 뜻을 전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30~40명의 회원을 가진 통영지부에 소속된 제가 당선된 것은 기타 군소지부에서 힘을 모아주셨기 때문입니다. 몇 년 동안이나 저를 믿고 지지해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통영 출신 지회장이라고 해서 통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보다는 모든 지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수 있는 경남미협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저는 고향 통영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통영은 예술의 '본향'이며, 작은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예술인을 탄생시킨 점에 무한한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남미협은 각 지부가 작품활동을 잘 하실 수 있도록 조율하는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하며, 저는 각 지부의 필요에 의한 구심점이 되는 데 전력을 다하겠습니다"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서유승 신임 지회장이 내세운 공약도 이 같은 민주적 계몽주의에 배경을 두고 있다.

△첫 번째 공약은, 지금까지의 경남미협은 집행부를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16개 지부의 대표들이 운영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의사결정권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인문학적 소양과 문화적 훈련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거기서 키워낸 전문인력으로 정책연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 △세 번째는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세계시장을 겨냥한 온·오프라인 아트페어가 운영될 수 있는 상설 전시관을 마련하고, 지부와 회원들에게 조건 없이 되돌려 준다는 것 △네 번째는 경남문화재단의 설립에 따라 유기적인 유대관계를 맺고 각 지부의 예산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것 △다섯 번째는 체계적인 홈페이지를 구축하여 세계화 된 정보사회에 대처한다는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편, 이번 선거는 러닝메이트 방식으로 치러져 서유승 신임 지회장과 함께 입후보 한 박영숙, 임완수, 정기만씨가 부지회장으로 선출됐다. 세 명의 부지회장은 지역적 안배를 고려해 꾸려졌으며, 현재 거제예총회장이기도 한 박영숙 부지회장은 거제지부, 김완수 부지회장은 마산지부, 정기만 부지회장은 진주지부에 소속되어 있다.

다가오는 새해부터 임기 3년 동안 활동하게 되는 서유승 신임 지회장은 "낙선한 마음을 알기에 기쁨보다는 타 후보에 대한 미안함이 더 큽니다. 끝까지 페어플레이 해주신 타 후보와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위대한 경남미협의 재창조를 위해 제가 수행해야 할 책임이 막중하다는 것을 압니다. 어깨가 무겁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시민 및 도민들께 드리고 싶은 부탁이 있다면 좀더 문화예술에 관심을 기울여 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저희도 용기를 얻어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는 당선소감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한려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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