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저곳 쏘다니며 먹어봤는데 이집 국밥이 정말 맛있더라고요. 국밥을 한 그릇 반이나 먹었었어요, 국물 한 방울 안 남기고 싹 비웠잖아요. 늦게 오면 자리가 없어요."

광주광역시에서 왔다는 안용범(39)씨의 국밥집 예찬이다. 업무 때문에 여수에 내려와 며칠째 이곳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정말 토종 돼지국밥이 맛있다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여수 신기동 제일시장 상가에 있는 '토종돼지국밥'집이다. 돼지국밥이 맑고 담백하다. 돼지국밥에 향긋한 부추를 데쳐 먹도록 배려한 점과 콩나물이 들어간 게 좀 별다르다.

"기름을 다 걸러서 하니까 느끼하지 않아요. 돼지머리는 따로 삶고, 육수는 돼지 잡뼈와 생강, 마늘 등을 넣어 푹 고아요."

접시에는 부추가 가득 담겨있다. 국밥에 부추를 넣었더니 뜨거운 육수에 부추가 절로 데쳐진다. 이렇게 해서 먹은 부추는 입맛을 부추기고 맛 또한 깔끔하다. 숙취해소에 좋은 콩나물의 아삭함도 좋다. 새우젓과 땡초를 넣고 다진 양념을 적당히 풀어 밥 한술을 말았다. 입맛 당긴다.




돼지고기는 체하기 쉬운 음식이므로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새우젓과 함께 먹어야 좋다. 돼지고기 먹고 체한 데는 새우젓이 특효약이다. 새우젓을 곁들이면 소화에도 좋고 음식의 간을 맞추는데도 한 몫 한다.

밑반찬은 새금한 깍두기와 무김치가 돋보인다. 이집 깍두기 맛에 유명한 설렁탕집 깍두기가 울고 가겠다. 시골에서 직접 농사지어 담갔다고 하니 믿음이 간다. 묵은지 맛도 무김치도 맛깔스럽다. 찬모 솜씨가 수준급이다.

무를 길쭉길쭉 썰어 열무김치 담그듯 했다는 무김치는 고춧가루로 색을 내 붉은빛이 감돈다.


겨울철에는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양기를 보충할 수 있는 따뜻한 기운이 도는 온열성 음식이 좋다. 날이 갑자기 추워지면 우리 몸속의 소비열량 또한 많아지므로 영양가 높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국밥은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이 즐겨 찾는 토속음식이다. 이렇게 추운 날에는 뜨끈한 돼지국밥 한 그릇으로 얼었던 몸도 녹이고 기도 보충해보자. 뜨끈한 돼지국밥 한 그릇에 소주 한잔이면 강추위도 별로 걱정할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