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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위, '아프간 파병안 전쟁터' 되나?

한나라당은 22일 상정 계획, 야4당은 저지 결의

등록|2009.12.21 17:52 수정|2009.12.21 17:52
예산안과 노동 관련법 처리, 미디어법 재논의 등으로 여야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국회에 '국군부대의 아프간 파견 동의안'이라는 제3의 전선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내일(22일) 오후 2시에 열릴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안건은 정부가 지난 11일 제출한 국군부대의 아프간 파견 동의안이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학송 국방위원장은 이 안건을 위원회에 상정하고 토론을 거쳐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김 위원장과 한나라당 원내지도부는 이 안건을 연내에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내년 7월에 파병을 한다 해도 파병부대의 장비 보강 및 운용 준비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일찌감치 파병 동의안을 통과시켜 아프간 파병 비용을 국방부의 예비비가 아닌 정식예산에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야4당, 파병 저지 결의... 민주노동당, 상정 저지 물리력 동원 시사

▲ '아프간재파병반대시민사회단체연석회의' 회원들이 11월 14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반대, 한미 전쟁동맹 반대' 집회에서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 결정 철회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자료 사진). ⓒ 유성호


그러나 아프간 파병에 대한 야당들의 반발은 거세다.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야 4당은 21일 공동결의안을 발표하고 파병 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야4당은 "아프간 전쟁은 명분도 없을 뿐더러 최근 들어 파병국 군인과 아프간 국민 모두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어 국제적 논란은 물론 미국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계속 커지고 있는 형편"이라며 "야4당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생명을 담보로 하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전투병 재파병을 결코 인정할 수 없으며,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이날 별도로 낸 성명서에서 "국방위원장은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도 없이 국방위를 소집, 동의안을 졸속 날치기 처리하려 한다"며 "한나라당이 이를 강행할 경우 엄청난 비난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특히 "정부가 낸 동의안에 파병기간을 2년 6개월로 명시한 것은 국군부대의 해외파견을 예외없이 1년 단위로 추진했던 전례에 반하며 헌법에 보장된 국회의 국군 파견 동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은 국회 동의 과정이 공청회·토론회·전문가 간담회 등 다양한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회 차원의 현지 실사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러나 파병동의안이 위원회에 일단 상정되면, 한나라당 일방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위원장을 포함한 17명의 국방위원 중 파병 반대 방침을 밝힌 정당에 속한 위원은 민주당 소속 4명 뿐이다.

따라서 파병 동의안의 상정 자체를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민주노동당 의원단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아프간 재파병 동의안의 상정 자체를 반대하며, 한나라당의 국방위원회 단독 상정을 강력하게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물리력 동원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22일 국방위 전체회의는 시작부터 위원장석을 둘러싼 여아 간의 격한 몸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한나라당 국방위원들, 유승민 설득할 수 있을까

▲ 유승민 의원.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한나라당 국방위원들은 22일 전체회의 30분 전 간담회를 열고 법안 처리 방향을 논의키로 했다. 여당 내 의견조율부터 하고 동의안 처리에 일사불란하게 나서겠다는 것. 그러나 의견이 다른 당내 인사를 제대로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나라당 소속 위원들은 '연내 처리'라는 원내 방침이 있는 만큼 대부분 파병안 동의안 처리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다.

파병 자체에 반대하진 않지만, 파견기간 2년 6개월을 다시 1년으로 조정하는 등 정부안을 신중하게 검토해 내년 2월에 처리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는 유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내 입장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며 "위원장이든 간사든 동의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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