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심사 손놓은 천안시의회?
예산 총액 대비 삭감액 비율 0.018%, 5대 의회 최저
집행부인 천안시의 완벽한 예산 편성일까, 아니면 천안시의회의 역할 방기일까?
천안시가 역대 최대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의회에 상정한 결과 예산 심의를 맡은 시의회는 5대 의회 들어 가장 적은 금액만을 삭감하고 정례회를 폐회했다.
천안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위원장 도병국, 예결위)는 지난 18일 오전 회의를 갖고 각 상임위 예산심사를 통과한 2010년도 천안시 새해 예산안을 심의했다. 1시간 남짓한 회의 결과 예결위는 상임위에서 제출된 예산안을 수정없이 가결했다.
예결위 회의에 앞서 진행된 각 상임위 심사에서는 총무복지위원회(위원장 전종배.총복위)만 시가 제출한 예산안 가운데 4개 사업 2억5000만원을 삭감해 전액 예비비로 증액을 결정했다.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유영오, 산건위)나 운영위원회(위원장 장기수, 운영위)는 시가 제출한 예산안을 삭감없이 원안 그대로 의결했다.
예결위도 총복위의 삭감안 외에 다른 삭감은 하지 않고 본회의에 회부했다. 천안시의회(의장 류평위)는 올해 천안시 정례회의 마지막 날인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이견 제기 없이 예산안을 의결, 1조1300억원의 내년도 천안시 예산안의 시의회 삭감 폭은 2억5000만원으로 확정됐다.
예산안 삭감 폭, 5대 의회 최저
시의회에 따르면 총복위는 내년도 시 예산과 관련해 3개 비목에서 4건, 금액으로는 2억500만원을 삭감했다.
세부 삭감 내역을 보면 천안뉴스기획 홍보 예산 1억7500만원 가운데 7500만원을 예산절감 사유로 삭감했다. 시민의 상 수상자 사진전시 500만원은 사업 재검토를 앞세워 삭감했다. 종합체육시설관리사무소의 조각공원 조성 1억원, 어린이 미니풀 설치 2500만원도 같은 이유로 삭감 대상에 포함했다.
산건위나 운영위는 시가 제출한 예산안을 원안 그대로 의결했기 때문에 새해 천안시 예산안의 삭감 내역은 총복위 4건 2억500만원이 사실상 유일하게 된다. 내년도 본 예산 기준 삭감액 비율은 불과 0.018%. 5대 의회 들어 본예산 기준 삭감 금액이나 비율에서 가장 낮은 수치이다.
2006년 지방선거로 새롭게 구성된 5대 시의회는 첫 본 예산 심의인 2007년도 예산안 심사 당시 1조430억원 가운데 9억여원을 삭감해 금액 기준 0.086%의 삭감율을 보였다. 이듬해인 2008년도 본 예산안 심의에서는 1조700억원 중에서 17억원을 삭감했다. 삭감율은 0.16%. 지난해는 1조700억원의 2009년도 본 예산안을 심의한 결과 무려 37억원을 삭감했다. 삭감율은 0.3%로 치솟았다.
올해는 작년보다 본 예산안의 규모는 5% 이상 증가했다. 삭감액 비율과 삭감 액수는 지난해에 비해 16배 이상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특히 특별회계 관련, 시의회는 본예산 기준 2007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3건 9500만원, 2008년도 예산안 4건 3800만원, 2009년도 예산안 2건 5억1500만원을 각각 삭감했다. 올해는 사뭇 달랐다. 시의회는 1조1300억원의 2010년도 예산안 중 4000억원을 차지하는 특별회계를 심사하며 단 한 푼도 삭감하지 않았다.
삭감 폭 축소는 내년 지방선거 의식 결과
예산안 심의는 조례 발의 및 제정과 더불어 시의회의 핵심 역할이다. 신설이나 증액의 권한 없이 집행부가 제출한 원안의 가결 내지 삭감 기능만 갖는다.
매년 연말 예산 심의 시기가 돌아오면 시의회에서는 예산의 삭감과 원안 유지를 둘러싸고 집행부와 의회간 밀고 당기는 실랑이가 종종 목격된다. 물론 삭감이 능사는 아니다. 낭비성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 등 문제성 사업들이 없다면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삭감없이 원안 그대로 의결한다고 눈총을 받거나 비난받을 일은 없다.
그러면 1조1300억원에 달하는 천안시의 내년도 예산안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
몇몇 사업은 해당 상임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삭감 대상으로 지목됐다. 총복위의 경우 천안야구장 건립 예산이나 축구센터 야간 조명등 설치 비용, 슈퍼모델 선발대회 후원금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산건위에서도 몇몇 사회단체와 기관의 내년도 시 지원 예산을 놓고 삭감 주장이 제기됐다.
삭감 대상으로 언급된 일부 사업들은 실제 각 상임위에서 작성한 1차 삭감 조서에 등재됐지만 관련 부서의 소명 청취 뒤 최종 삭감 조서에서 제외됐다.
예년 같으면 충분히 삭감될 만한 예산들이 이번에는 삭감되지 않은 배경으로는 내년 지방선거의 영향이 첫 번째로 꼽힌다. 의원들마다 내년 선거에서 성과를 홍보하고 치적을 쌓기 위해 지역구 사업과 예산을 하나라도 더 늘려야 하는 처지에 예산 삭감을 고집해 집행부와 공연히 마찰을 빚기는 부담스러웠다는 분석이다.
한 시의원은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고 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집행부와 의회 모두 서로 배려하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고 전했다. 다른 시의원은 "굵직한 사업들에 많은 예산들이 집중되면서 소규모 낭비성 사업 예산들이 줄어든 점도 삭감 폭이 적은 것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시선은 따갑다. 천안YMCA 시민사업부 김우수 팀장은 "예산 규모에 비해 삭감 액수와 비율이 눈에 띄게 적은 것은 내년 선거를 대비해 동네 예산 확보에 분주한 시의원들이 예산 심의를 소홀한 반증"이라며 "선거도 중요하지만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박종관 백석대 교수가 얼마전 발표한 '충청남도 기초의회 의정평가' 결과 천안시의회는 예산심의활동의 만족도 영역에서 도내 16개 시.군의회 가운데 8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천안시가 역대 최대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의회에 상정한 결과 예산 심의를 맡은 시의회는 5대 의회 들어 가장 적은 금액만을 삭감하고 정례회를 폐회했다.
예결위 회의에 앞서 진행된 각 상임위 심사에서는 총무복지위원회(위원장 전종배.총복위)만 시가 제출한 예산안 가운데 4개 사업 2억5000만원을 삭감해 전액 예비비로 증액을 결정했다.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유영오, 산건위)나 운영위원회(위원장 장기수, 운영위)는 시가 제출한 예산안을 삭감없이 원안 그대로 의결했다.
예결위도 총복위의 삭감안 외에 다른 삭감은 하지 않고 본회의에 회부했다. 천안시의회(의장 류평위)는 올해 천안시 정례회의 마지막 날인 지난 21일 본회의에서 이견 제기 없이 예산안을 의결, 1조1300억원의 내년도 천안시 예산안의 시의회 삭감 폭은 2억5000만원으로 확정됐다.
예산안 삭감 폭, 5대 의회 최저
▲ 천안시의회 본회의 모습. ⓒ 윤평호
시의회에 따르면 총복위는 내년도 시 예산과 관련해 3개 비목에서 4건, 금액으로는 2억500만원을 삭감했다.
세부 삭감 내역을 보면 천안뉴스기획 홍보 예산 1억7500만원 가운데 7500만원을 예산절감 사유로 삭감했다. 시민의 상 수상자 사진전시 500만원은 사업 재검토를 앞세워 삭감했다. 종합체육시설관리사무소의 조각공원 조성 1억원, 어린이 미니풀 설치 2500만원도 같은 이유로 삭감 대상에 포함했다.
산건위나 운영위는 시가 제출한 예산안을 원안 그대로 의결했기 때문에 새해 천안시 예산안의 삭감 내역은 총복위 4건 2억500만원이 사실상 유일하게 된다. 내년도 본 예산 기준 삭감액 비율은 불과 0.018%. 5대 의회 들어 본예산 기준 삭감 금액이나 비율에서 가장 낮은 수치이다.
2006년 지방선거로 새롭게 구성된 5대 시의회는 첫 본 예산 심의인 2007년도 예산안 심사 당시 1조430억원 가운데 9억여원을 삭감해 금액 기준 0.086%의 삭감율을 보였다. 이듬해인 2008년도 본 예산안 심의에서는 1조700억원 중에서 17억원을 삭감했다. 삭감율은 0.16%. 지난해는 1조700억원의 2009년도 본 예산안을 심의한 결과 무려 37억원을 삭감했다. 삭감율은 0.3%로 치솟았다.
올해는 작년보다 본 예산안의 규모는 5% 이상 증가했다. 삭감액 비율과 삭감 액수는 지난해에 비해 16배 이상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특히 특별회계 관련, 시의회는 본예산 기준 2007년도 예산안 심사에서 3건 9500만원, 2008년도 예산안 4건 3800만원, 2009년도 예산안 2건 5억1500만원을 각각 삭감했다. 올해는 사뭇 달랐다. 시의회는 1조1300억원의 2010년도 예산안 중 4000억원을 차지하는 특별회계를 심사하며 단 한 푼도 삭감하지 않았다.
삭감 폭 축소는 내년 지방선거 의식 결과
▲ 천안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회의 모습. ⓒ 윤평호
예산안 심의는 조례 발의 및 제정과 더불어 시의회의 핵심 역할이다. 신설이나 증액의 권한 없이 집행부가 제출한 원안의 가결 내지 삭감 기능만 갖는다.
매년 연말 예산 심의 시기가 돌아오면 시의회에서는 예산의 삭감과 원안 유지를 둘러싸고 집행부와 의회간 밀고 당기는 실랑이가 종종 목격된다. 물론 삭감이 능사는 아니다. 낭비성 예산이나 선심성 예산 등 문제성 사업들이 없다면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삭감없이 원안 그대로 의결한다고 눈총을 받거나 비난받을 일은 없다.
그러면 1조1300억원에 달하는 천안시의 내년도 예산안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
몇몇 사업은 해당 상임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삭감 대상으로 지목됐다. 총복위의 경우 천안야구장 건립 예산이나 축구센터 야간 조명등 설치 비용, 슈퍼모델 선발대회 후원금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산건위에서도 몇몇 사회단체와 기관의 내년도 시 지원 예산을 놓고 삭감 주장이 제기됐다.
삭감 대상으로 언급된 일부 사업들은 실제 각 상임위에서 작성한 1차 삭감 조서에 등재됐지만 관련 부서의 소명 청취 뒤 최종 삭감 조서에서 제외됐다.
예년 같으면 충분히 삭감될 만한 예산들이 이번에는 삭감되지 않은 배경으로는 내년 지방선거의 영향이 첫 번째로 꼽힌다. 의원들마다 내년 선거에서 성과를 홍보하고 치적을 쌓기 위해 지역구 사업과 예산을 하나라도 더 늘려야 하는 처지에 예산 삭감을 고집해 집행부와 공연히 마찰을 빚기는 부담스러웠다는 분석이다.
한 시의원은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고 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집행부와 의회 모두 서로 배려하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고 전했다. 다른 시의원은 "굵직한 사업들에 많은 예산들이 집중되면서 소규모 낭비성 사업 예산들이 줄어든 점도 삭감 폭이 적은 것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부 시선은 따갑다. 천안YMCA 시민사업부 김우수 팀장은 "예산 규모에 비해 삭감 액수와 비율이 눈에 띄게 적은 것은 내년 선거를 대비해 동네 예산 확보에 분주한 시의원들이 예산 심의를 소홀한 반증"이라며 "선거도 중요하지만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한편 박종관 백석대 교수가 얼마전 발표한 '충청남도 기초의회 의정평가' 결과 천안시의회는 예산심의활동의 만족도 영역에서 도내 16개 시.군의회 가운데 8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54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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