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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로 찾아온 천연기념물 '원앙'

경남 사천 와룡산 자락 저수지에 1700마리 무리... "보기 드문 광경"

등록|2009.12.21 18:17 수정|2009.12.21 18:21

▲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이 경남 사천만 자락에서 1700마리가 무리지어 생활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 하병주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천여 마리가 경남 사천만 일대에서 떼를 지어 겨울을 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원앙 무리가 발견된 곳은 사천만과 와룡산 자락 사이 저수지. 1700마리 정도로 확인된 이들 원앙 무리는 저수지와 들판을 오가며 먹이활동을 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원앙은 주로 연해주 아무르강 주변에서 서식하다가 겨울을 나기 위해 한반도를 찾는 겨울철새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는 텃새로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나 30~200마리 정도가 모여 사는 것이 보통인데, 이처럼 1000마리 이상이 떼를 지어 생활하는 것은 좀처럼 보기 드문 일로 알려져 있다.

21일 원앙 무리를 처음 발견한 윤병렬 교사(사천환경운동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등에서 활동)는 "사천만 일대에서 10년 넘게 새를 관찰하고 있지만 이렇게 많은 원앙 무리를 본 것은 처음"이라며 "최근 날씨가 추워지자 따뜻한 곳을 찾아 많은 개체가 몰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환경운동가 겸 교사 윤병렬 씨 ⓒ

원앙은 물갈퀴를 가진 오리류 가운데 나무에 앉을 수 있는 보기 드문 새 중 하나다. 하천이 가깝고 도토리가 많은 산에서 주로 번식하는데, 겨울이 되면 남하하는 철새들과 어울려 이번처럼 큰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관이 있다는 게 윤 교사의 설명이다.

그는 "원앙 무리가 사천만과 와룡산 일대를 대규모로 찾은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면서, 이들의 월동지가 보호될 수 있도록 각별한 배려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원앙은 1980년대 들어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자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체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학계의 보고다.

한편 원앙은 가정의 화목을 상징하는 새이기도 하다. 그래서 옛부터 결혼하는 부부에게 원앙 목각이나 원앙을 수놓은 베개를 선물하기도 했던 것.

하지만 조류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한다. 번식기에 암수가 같이 다니는 모습만 보고 금슬이 좋은 것으로 오해한 결과라는 것이다. 수컷 원앙은 실제로는 바람둥이로, 암컷이 알을 품는 동안 가정을 챙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어미 원앙은 먹이활동을 해가며 알을 품어야 하며, 부화 뒤 새끼들을 키우는 일도 혼자 하기 일쑤라고 한다.

▲ 사천만을 찾은 원앙 무리. ⓒ 하병주


▲ 사천만을 찾은 원앙 무리. ⓒ 하병주


▲ 사천만을 찾은 원앙 무리. ⓒ 하병주


▲ 사천만을 찾은 원앙 무리. ⓒ 하병주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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