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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커피를 든 아름다운 손

인사동에 있는 아름다운카페 1호점을 찾다

등록|2009.12.22 10:00 수정|2009.12.22 10:00

아름다운커피아름다운커피 테라스 ⓒ 신의금


웃고 있는 한 소녀의 사진, 커피열매를 따고 있는 여인의 사진,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커피'라는 한 줄의 문구. 이곳은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점도 아니고 일반 작은 커피점도 아닌 안국동에 있는 아름다운 커피 1호점이다.

아름다운 커피, 아름다운 카페라고 불리는 이곳은 커피를 재배하는 생산자의 노동력을 부당하게 착취하지 않고 정당한 이윤을 치르는 농장의 원두만을 취급하는 커피점이다.

선진국의 다국적 커피점들은 네팔, 페루 등 각 저개발국가 농부들이 생산하여 얻는 대가에 비해 많은 이윤을 남기며, 대량으로 소비자들에게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아름다운 커피는 이러한 불합리한 유통구조로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노동력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한다.

그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돌려주고 그들의 악순환 경제구조를 벗어나도록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힘쓴다. 아름다운 카페는 이러한 취지에 누구나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커피는 안국동 1호점으로 시작하여 지금은 수유점, 단국대, 여의도점 4호점까지 연 상태로 착한커피를 알리기 위한 노력들이 확산되고 있다. 

바깥에서 본 아름다운 커피아름다운커피 건물 ⓒ 신의금


아름다운 카페에 들어서면 대문에서부터 여느 다른 유명 브랜드 커피점과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커피브랜드가 크게 박힌 대형 간판 대신 작은 커피 모양의 '아름다운커피'라고 적힌 간판이 있다.

내부는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내고 있으며 4인용 테이블 4개와 3인용 테이블 한 개, 테라스까지, 그 크기를 합친다 해도 대형 커피점 한 층보다 더 작다. 이렇듯 규모는 작지만 커피 가격은 낮다. 착한커피라고 불리는 만큼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정도로 그 가격은 착하다.

아메리카노 2000원부터 최대 3500원을 넘지 않는다. 아름다운 커피의 카페모카가 3000원이고, 타 대형커피점 카페모카가 4300원인 것만 봐도 가격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아름다운 커피라는 이름에 맞게 곳곳에 아름다운 소비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흔적이 보인다.

커피를 주문하면 fair trade coffee(공정 무역 커피)라고 새겨진 머그잔에 담겨져 나오고 네팔, 페루, 우간다에서 생산한 원두를 5000원(24g), 10000원 정도의 가격에 살 수 있다. 머그잔과 원두를 사가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기도 한다. 이곳을 찾은 한 손님은 "커피값도 다른 데에 비해 부담이 적고 무엇보다 말 그대로 착하게 소비하는 것 같아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카페를 나와 쭉 가다 보니 대형프랜차이즈 커피점이 보인다. 2층짜리 큰 건물, 멀리서도 보이는 화려한 간판, 많은 사람들과 분주한 직원들, 세련된 듯한 분위기를 내고 있고 그 안에 수 많은 테이블을 가득채운 사람들조차 그 분위기 때문인지 세련되고 도시적으로 보인다. 세련된 모습 만큼이나 누군가의 아름다운 땀방울을 제대로 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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