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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가출했니? 그냥 우리집에서 살어"

떠돌이 개에게 집을 내준 해모

등록|2009.12.23 15:04 수정|2009.12.23 15:04
해모는 4살된 모티프원의 반려견입니다. 트라이칼러 보더 콜리(Tricolor Border Collie)지요.

영국 스코틀랜드 노섬벌랜드(Northumberland)가 고향인 목양견입니다. 개량을 거쳐 순록을 지키던 이 보더콜리는 세계 각지에서 양떼를 돌보면서 최고의 목양견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습니다. 개 지능테스트에서 가장 영리한 개로 뽑힌 견종이기도 합니다.

▲ 헤이리 청개구리의 양과 교우하는 해모 ⓒ 이안수


몸집이 크고 블랙과 화이트가 조화를 이룬 길고 풍성한 털이 우아한 귀족의 풍모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면 귀를 뒤로 젖히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친밀감을 표시합니다.

▲ 모티프원의 반려견 해모 ⓒ 이안수


학습 능력이 뛰어난 총명한 보더콜리답게 손을 내밀면 누구에게나 발을 얻어서 마음으로 소통합니다. 결코 사람에게 으르렁 거리며 위협조차 한 적이 없으며 먹을 것에 집착하는 법이 없습니다. 배가 고파도 먹이를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지 못했으며 어린아이가 맛난 음식을 들고 유혹을 해도 음식을 뺏는 경우는 없습니다.

▲ 해모는 어린이라고 결코 얕잡아보지 않습니다. ⓒ 이안수


지금까지 한 번도 어떤 살아있는 것을 물어본 적이 없습니다. 반면 자신은 산책 중에 다른 개의 공격을 받아 몇 번 물린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공격의 방어를 위해서도 자신의 이빨을 사용치 않습니다. 몸집이 자신의 1/10밖에 안 되는 개에게도 그저 물려줄 뿐입니다. 더구나 사람을 무는 것은 해모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희 가족에게 모든 충성을 다하며 아는 사람은 물론, 초면의 사람에게도 살가운 애정을 보입니다.

▲ 산책중에 평소 자신을 산책시키곤 하는 타우를 만났습니다. 즉시 꼬리를 흔들며 앞장 섰습다. ⓒ 이안수


▲ 해모는 이 삽살개에게도 두번 물렸습니다. 하지만 저항을 하지 않습니다. ⓒ 이안수


산책 중에 작가동의 앨리스를 만나면 기꺼이 자신의 등을 내줍니다. 앨리스는 잠시 동안 해모의 등을 타고 놀지요. 양을 돌 볼일이 없는 곳에서 사람의 반려견으로 살아가는 보더콜리는 팻독(Pet Dog)이나 스포팅독(Sporting Dog)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동물을 각별히 좋아합니다. 영대는 특히 동물을 사랑해서 한 때 수의사를 꿈꾸기도 했습니다. ⓒ 이안수


모티프원의 해모도 여전히 목축견으로서의 피가 남아 있어서 움직이는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보면 무리를 벗어나려는 가축으로 인식하고 큰 소리로 짓습니다. 이것은 수십 년 동안 사람의 필요에 의해 개량되어온 결과입니다.

자신의 먹이도 나누길 좋아합니다. 까치가 정기적으로 와서 해모의 밥을 탐해도 그저 지켜 볼 뿐입니다.

▲ 해모의 밥을 탐하는 까치 ⓒ 이안수


오늘은 급기야 자신의 집도 내 주었습니다. 아마 주인 몰래 집을 나온 듯한 흰 개 한마리가 해모 주위를 맴돌다가 아예 해모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해모는 먹이와 물, 자신의 집조차 양보해 주었습니다.

해모는 단지 몇몇 사람들만이 아는 행복의 비밀을 알고 있음이 분명했습니다. '다 주면 다 얻는다'는 것을……

ⓒ 이안수


덧붙이는 글 모티프원의 홈페이지 www.motif1.co.kr 과
블로그 www.travelog.co.kr에도
함께 포스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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