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염홍철, 입당원서 5만 장 들고 자유선진당 품으로

"대전충청의 희망이 되겠다"... 3번째 정당에서 출마 예정, '철새 논란'

등록|2009.12.23 16:50 수정|2009.12.23 16:51

▲ 염홍철 전 대전시장(오른쪽)이 23일 자유선진당 이재선 대전시당 위원장에게 입당원서를 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23일 자유선진당에 입당한 염홍철 전 대전시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23일 5만 명의 지지자와 함께 자유선진당에 공식 입당했다.

염 전 시장은 2010년 대전시장 선거에 자유선진당 후보로 출마가 예상되며, 그 경우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에 이어 3번째 정당 후보로 선거에 출마하는 기록을 남기게 돼 '철새정치인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염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자유선진당 대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전충청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할 정당이라는 믿음으로 자유선진당 입당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함께 입당하는 수백 명의 지지자들이 함께했으며, 이재선 자유선진당 대전시당 위원장이 염 전 시장으로부터 입당원서를 전달 받았다. 또한 10개의 상자에 담긴 5만 명의 입당원서도 이날 전달됐다.

염홍철 "자유선진당만이 충청의 구심점... 대전의 희망을 되찾겠다"

염 전 시장은 입당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대전충청의 가장 큰 현안인 세종시 문제에 있어서 자유선진당만이 충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구심점"이라면서 "세종시 원안을 관철시키고 대전의 희망을 되찾아 대전충청의 희망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전은 지금 "희망을 잃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너무나 시급하다"면서 "지역민의 총의를 모아 대전의 희망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선진당만이 대전충청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할 정당이라고 평가하고 "영남지역은 한나라당, 호남엔 민주당이 있듯이 선진당은 충청지역에 기반을 두고 전국정당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지역이익을 대변하고 지켜낼 수 있는 대전충청의 정당을 키워야 하며, 자유선진당은 그러한 지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염 전 시장은 또 하나의 자유선진당 입당 이유에 대해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 획기적 지방분권을 지향'하는 창당이념과 정강정책에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회창 총재님께서 주창하신 '강소국 연방제'는 전국의 각 지방정부를 유럽의 강소국 수준으로 육성하며, 장기적으로는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에서 연방제 수준의 분권국가로 만들자는 내용"이라며 "저는 이 같은 이 총재의 국정운영철학에 크게 동의하며 자유선진당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는 당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끝으로 "오늘 저의 입당이 자유선진당에겐 대전충청에 확실한 기반을 구축함은 물론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는 부활의 신호탄이 되고, 대전시민에겐 희망의 불씨를 지피며 '한국의 중심도시 대전'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선 시당위원장은 입당 환영사를 통해 "이명박 정권이 세종시를 수정하는 등 충청권 죽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때에 염 전 시장이 입당해 주셔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면서 "입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날 염 전 시장과 함께 입당한 정치권 인사는 김성구·조종국·이은규 전 대전시의장, 임헌성·성재수 대전시의회 부의장, 이명훈·정진항 전 대전시의회 의원, 신문균 전 민주당 대전시당 위원장, 김갑중 전 한나라당 대전시당 사무처장 등이다.

또한 관계 인사로는 김광희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김성기 전 중구청장, 김석기 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 이강규 전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이병숙·신만섭·전의수 전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강국 전 중소기업지원센터 본부장, 송광섭 전 대전시 보건복지여성국장, 육근직 동구청장 등이다.

이밖에도 경제, 사회, 의료, 교육계 인사 등 모두 5만 명이 함께 입당했으며, 이 중 현역 정치인 등의 명단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열린우리당->자유선진당... 화려한 경력에 '철새 논란'

▲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23일 자유선진당에 입당한 뒤, 지역위원장 등과 함께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염홍철 전 대전시장과 함께 제출된 5만 명의 입당원서. ⓒ 오마이뉴스 장재완


한편, 이러한 화려한 입당식에도 불구하고 염 전 시장은 여러 번 당적을 변경해 '철새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치학 박사 출신인 염 전 시장은 경남대에 재직하던 1988년 노태우 대통령 정무비서관으로 발탁돼 정치권에 들어섰다. 그는 관선 대전시장과 신한국당 대전 서구을지구당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1997년 15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1999년 2월 정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국립 한밭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대전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2004년 한나라당이 행정도시건설특별법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남아 있다가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우리당에 입당해 출마했다. 그러나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바람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장관급인 중소기업특별위원장을 역임했고, 2007년 대선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통령후보 대전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활동했다. 2008년 총선에서는 비례대표를 신청했으나 40명 후보의 순위에 들지 못했다.

염 전 시장은 그해 7월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남아 있었고, 이날 드디어 자유선진당에 입당하게 됐다.

이 같은 경력 탓에 지역정가에서는 염 전 시장을 향해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 대전시당 선병렬 위원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150만 대전시민은 그때그때 사정에 따라 변하는 궤변 수준의 정치철학과 얄팍한 명분으로 입신양명을 위해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시장병 환자'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충절과 자존심을 중시해 온 충청인의 긍지에 다시 한 번 오점을 남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대전광역시당 윤석만 대변인도 이날 성명을 통해 "철새들이 준동하니 선거철이 다가오나 보다"면서 "사리사욕을 위한 정치철새는 시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정치철새에 염증이 난다"며 "배반의 계절이 자유선진당에도 머지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비난에 대해 질의응답에 나선 염 전 시장은 "당적을 변경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호남은 민주당, 영남은 한나라당이 패권정당이다, 하지만 충청에는 패권정당이 없다, 그래서 당을 바꿀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적으로는 한 정당을 지키는 게 맞지만, 주민들의 정서를 살피고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주민들의 뜻을 모으기 위해서는 당적 변경이 불가피한 점이 있다"면서 "아마 충청지역에서 당적 변경에서 자유로운 정치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은 중앙정치인이지만, 저는 중앙정치인이 아니다, 당적을 고수한다는 소신과 가치보다 지역발전이라는 가치와 목표를 더 중요시하고 우선시한다"고 설명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