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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전 회장 사면? 양심수부터 사면하라

크리스마스 이브에 청와대 옆에서 열린 한 기자회견

등록|2009.12.24 16:08 수정|2009.12.24 16:08
정부가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에 대한 사면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양심수 가족과 시민단체 등이 24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건희 사면보다 더 급한 것은 감옥에 넘쳐나고 있는 양심수를 석방하고 사면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가협,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용산범대위,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11시 청와대 옆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1시간여동안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건희보다 양심수가 급해요!반명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 손일수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건희 전 회장은 지난 8월 경제사범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의 중형을 선고받았는데도 대법원 판결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면죄부를 주려 한다"면서 바로 그 시점에 감옥에서는 양심수들이 넘쳐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 감옥에는 오랜 수배생활을 하다 구속된 윤기진 전 한청련 의장을 비롯하여 국민의 기본권인 주거권 쟁취를 위해 활동한 용산4구역 철거민 대책위 이충연 위원장과 철거민들, 또한 노동3권이라는 노동자의 기본 권리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다 구속된 대전운수노조 김달식 본부장과 노동자들, 77일간의 공장 점거파업으로 사측의 살인적인 해고에 맞서 싸운 평택 쌍용자동차 파업노노동자들, 민주언론을 지키기 위해 언론종사노조원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양심수 등 이명박 정권 들어 감옥이 넘쳐나고 있다."

경찰의 해산종용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자, 경찰은 '불법집회'라며 자진해산을 촉구했다. ⓒ 손일수


성명은 "애초에 양심수들은 그 어떤 이름의 범죄자도 될 수 없고 감옥에 갈 사람들이 아니었다"며서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의 선을 위해 양심에 따라 활동한 양심수들에 대한 인신구속은 결국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나라의 선진화를 이룩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모성용 양심수후원회 부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는 반명자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경원 범민련 사무처장, 박석운 진보연대 공동대표, 수감중인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 이충연 위원장 부인 장영신씨,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 등이 참석해 발언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이건희 전 회장의 사면을 반대하고 양심수의 석방과 사면을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측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진행된 50분 내내 참석자보다 많은 수의 경찰들이 '법 질서'라고 쓰여진 방패를 들고 이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법질서' 방패경찰이 기자회견장 주변을 지키고 있다 ⓒ 손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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