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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본 입학사정관제는 어떨까

찬반토론 및 합격자 사례 청소년들의 생생한 목소리

등록|2009.12.28 10:21 수정|2010.01.04 09:41

▲ 부천 복사골 문화센터에서 열린 2009 부천시 청소년 토론회 장면 ⓒ 김가람


새로운 대입제도로 떠오르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소년활동과 입학사정관제'라는 주제로 토론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12월 19일 부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열린 2009 부천시 청소년토론회는 부천시가 주최하고 부천시청소년차세대 위원회가 주관했다. 학생, 학부모, 부천시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입학사정관제에 귀를 기울였다.

순천향 대학교 배정수 선임입학사정관의 '청소년활동과 입학사정관제'라는 주제 발표와 학생 4명의 찬반토론, 입학사정관제로 합격한 학생의 사례발표, 예비고3 학부모가 나와 '입학사정관제를 바라보는 학부모의 입장'이라는 내용으로 의견을 냈다.

먼저 부천시청소년정책에 청소년의 의견을 수렴해 제안하는 청소년 자치조직인 부천시 청소년차세대위원회 임하경 위원장의 인사말이 있었다. 임 위원장은 "6기 차세대 위원회는 더 가까운 곳에서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올 한 해 각 기관의 청소년운영위원회와 교류하고 청소년연합축제, 전국 청소년참여대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에 더 깊이 알려드리고자 '청소년활동과 입학사정관제'라는 주제를 잡고 토론회를 개최하게 되었다"며 "청소년들은 미래를 이끌어나갈 진정한 차세대다, 마음껏 꿈꾸라, 그 꿈을 꾸는 데 NG가 있다면 차세대위원에게 말해 달라, 그것을 고쳐 New Generation으로 만드는 궂은일은 저희가 맡겠다"고 덧붙였다.

부천시 청소년 육성팀 이태윤 팀장은 축사에서 "지난 5월 시장으로부터 위촉장을 받은 여러분들이 바쁜 학업에도 많은 일을 하며 성과를  내 주심에 감사드린다"며 "청소년 여러분들의 생생한 의견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오늘 새로운 입시제도인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같이 고민해 보고 정보를 얻어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순천향 대학교 배정수 선임 입학사정관이 주제발표를 하고있다. ⓒ 김가람


순천향대학교 배정수 선임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도란 대학이 교육과정 및 대학의 학생 선발 방법 등에 대한 전문가를 채용하고 이들을 활용해 학생의 성적, 개인 환경, 잠재력 및 소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다"라고 입을 뗀 뒤 "2007년 10개 대학에서 시범 도입되었고, 2009년에는 전국 90여개 대학으로 확산되어 선발인원도 2만 5천여명으로 확대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고2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11년에는105개 대학에서 3만 7천여명을 입학사정관제로 뽑는다. 2012년이 되면 정원의 100%를 이 제도로 뽑는 대학이 많아질 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배 사정관은 입학사정관제는 "학업 성적 외에 다양한 역량을 고려한다고 하니 필연적으로 학교 밖 활동이나 경험이 관심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학교 밖 활동의 주를 이루는 것 중의 하나가 청소년시설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청소년 활동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이 청소년활동 참여자에게 조금은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주지만, 열심히 활동한 사람이 오히려 손해 보는 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또 입학사정관 전형은 각 대학이 고유의 인재상과 기준에 부합하고 그들의 교육 이념을 실천할 수 있는 인재를 뽑는 것이다. 합격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기보다 본인의 적성과 취미, 역량을 찾고  그 속에서 성취의 기쁨을 찾으면 입학은 부수적으로 따라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 단순한 암기보다는 이를 잘 분석하고 조합해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우수인재로 정의된다"며 "미래가 원하는 역량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입학사정관제 대비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온 부천 소사고등학교 2학년 이후건 군은 "학생 선발 방식이 다양해진 입학사정관제에 찬성한다. 학생회장과 청소년 자치기구 위원을 하면서 의미 있는 활동임에도 불구하고 공부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갈등을 많이 했다. 지금까지 성적위주의 획일적 평가에서 벗어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는 학생의 잠재력을 인정해 주는 선발방식이 정착되었면 좋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부천고등학교 2학년 김민관 군은 "사교육 열풍을 부추기는 원인이 될 수 있고 부익부 빈익빈을 부추길 수 있으며,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생각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에 반대한다.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에서 다재다능한 인재를 선발하기위한 제도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 맞는 지 잘 따져봐야 한다. 남의 제도를 모방하기보다 우리의 교육 여건을 고려,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반대했다. 

올해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합격한 도당고등학교 박송은 양은 "가톨릭대학교 사회과학부 잠재능력 우수자 전형에 합격했다. 학생회 간부와 도서부 동아리 단장, 학급임원활동과 청소년차세대위원, 청소년운영위원회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사회복지사와 청소년지도사라는 꿈을 키워왔다. 신문이나 EBS, 대학별 입시설명회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했다.

입학사정관제는 포트폴리오나 자기소개서가 필수요소로 작용했다. 자신이 해 온 봉사활동이나 임원활동 등을 기록한 다이어리나 시진 등을 첨부하고 부가설명이 필요하다. 입학사정관제가 공부할 양도 많은데 스펙도 쌓아야 되어 부담이 되는 것 같지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소질을 살린 것이  대학입시에 도움이 되었다"고 합격사례를 설명했다.

▲ 찬반토론자로 나온 학생들과 학부모 모습 ⓒ 김가람


예비고3 학부모 최정애씨는 우리나라 전반적인 교육상황을 비판했다.

"학부모 이전에 독서지도사 10여년의 경험을 보면 초등 저학년도 시험 2~3주 전부터 시험과목에 매진한다. 독서는 물론, 예체능 등 전인교육과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는 과목은 올스톱을 시키는 모습을 보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현상은 지금까지 우리 교육이 성적위주로 흐르다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점수 경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한 학생 44%가 중도하차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실패 원인을 분석한 걸 보니 독서, 토론문화부적응쓰기 훈련과 논리적 사고 훈련 부족, 체험활동 부족 등을 꼽았다. 미국 대학은 모든 수업이 토론과 대안제시, 그룹프로젝트로 진행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책상에 앉아 교과서, 문제집과 씨름하느라 폭을 넓힐 수가 없다."

나는 대입을 코앞에 둔 예비고3이다. 내가 입시를 치르는 내년에는 입학사정관제가 대폭 확대된다고 한다. 나는 초등학교 때는 소년조선일보기자와 아파트 소식지 기자활동을 했다. 중학교 때는 부천시 청소년 상담실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현재 부천시 청소년 기자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도를 염두에 두고 한 것이 아니라 내 생활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 이런 활동이 내 꿈을 실현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김가람은 고등학생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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