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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나눠주는 '아름다운 피라미드'

회기헌혈의 집, '친구야, 나도 헌혈했다' 캠페인 벌여

등록|2009.12.28 11:54 수정|2009.12.28 11:54

"친구야, 나도 헌혈했다"대학생 이경화(22)씨가 '친구야, 나도 헌혈했다' 캠페인 참여 전에 검사를 받고 있다. 그녀는 오늘 생애 첫 헌혈을 했다. ⓒ 이태윤


"친구들한테도 헌혈하라고 얘기해야죠"

지난 21일 오전, 서울시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는 회기 헌혈의집. 벽에는 사진이 가득했다. 오늘 첫 헌혈을 했다는 대학생 이경화(22)씨도 자기 사진을 붙였다. '친구야, 나도 헌혈했다' 캠페인에 동참한 것이다. 그녀는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막상 해보니까 괜찮네요. 친구들한테도 헌혈하라고 해야죠"라며 수줍게 웃었다.

당신도 헌혈홍보대사

회기 헌혈의집에서는 '친구야, 나도 헌혈했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국백혈병환우회와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가 기획한 이번 캠페인은 지인들과 함께 하는 헌혈전도운동이다. 회기 헌혈의집은 캠페인에 참여한 헌혈자 사진을 찍어 실내에 전시한다. 헌혈 전도를 받은 친구가 찾아오면 사진 아래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친구 소개로 헌혈한 사람은 기본 기념품 외에 특별 기념품을 하나 더 받을 수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시작한 캠페인 참여자는 700명을 넘어섰다. 전체 헌혈자 중 60%에 달한다.

회기 헌혈의집 전경회기 헌혈의집은 '친구야, 나도 헌혈했다'캠페인 참여자들의 사진으로 가득했다. ⓒ 이태윤


이번 캠페인은 지역사회 대상 헌혈운동으로선 처음이다. 행사를 기획한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39) 사무국장은 "기존 헌혈운동은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헌혈 포스터나 CF 등을 통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은 헌혈자가 직접 홍보대사가 되는 일대일 헌혈운동이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원 전체 차원이 아닌 개별 헌혈의 집에서 펼치는 창조적 헌혈증진 운동이라는 것이다.

생명을 살리는 행복 바이러스

직접 벽에 붙은 사진을 둘러봤다. 스티커가 7개나 되는 사람도 있었다. 캠페인을 시작한지 50일 정도 된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성분헌혈은 2주, 전혈헌혈은 2달 뒤에 다시 가능하기 때문이다. 회기헌혈의 집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이인지(29)씨는 이번 캠페인을 '아름다운 피라미드'라고 설명했다. 불법 다단계 판매는 친구를 곤란하게 하지만 '친구야 나도 헌혈했다' 캠페인은 생명을 살리는 행복 바이러스라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헌혈을 하고 있다는 이원규(27, 군포시)씨는 "헌혈하기 위해 다시 찾아오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헌혈 바이러스 전파중이원규(27)씨가 헌혈 후 친구 사진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 이태윤


회기 헌혈의집 주변은 잠재적 헌혈인구가 많은 편이다. 인근에 경희대, 서울시립대, 한국외대와 4~5개 중·고등학교가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헌혈자 수는 비교적 적다. 유동인구가 적은 까닭이다. 학교, 직장 동료와 함께 하는 이번 캠페인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회기 헌혈의집 송미정(43) 주임은 "성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입소문이 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친구야, 나도 헌혈했다 캠페인'은 회기 헌혈의집에서 내년 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스티커가 가장 많이 붙은 헌혈자는 헌혈전도왕으로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다. 평일 9시~20시, 토요일 10시~20시, 일요일과 공휴일은 10시~18시 사이에 회기 헌혈의집을 방문하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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