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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무대책 예산안에 좌충우돌 첫 1인 시위 도전하다

인터넷이 아닌, 현장으로 나가 실천해본 첫 1인 시위

등록|2009.12.30 17:29 수정|2009.12.30 17:29
2009년 12월 30일, 오전 7시 40분 거여역 앞에서 생전 처음으로 1인 시위를 해봤습니다. 출근시간에 맞춰 나간다는 것이 약간 늦다보니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더군요. 어설픈 피켓에, 글씨도 잘 안 보이는 사이즈를 만들어 놓고 뭐라도 해보겠다고 신나는 걸음으로 나왔습니다. 근데 왜 오늘은 제일 춥고, 아침부터 눈도 오는 것일까요?

1인 시위거여역으로 나가 1인 시위에 도전하다 ⓒ 정지윤


첫 피켓의 주제는 2010년 예산문제였습니다. 시민단체에서 일하며, 지역아동센터 활동을 같이 겸하고 있는 저로서는 결식아동 급식비 삭감이나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전환 비용 삭감, 장애인 지원비 삭감 등은 정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체적으로 2010 예산안을 보면 주거, 복지, 고용 관련 예산이 예년보다 적잖이 삭감당했더군요. 그 삭감된 예산이 4대강예산으로 편입되었다는 만평이 너무 함축적 의미를 잘 담고 있는 것 같아 피켓에 같이 넣어보았습니다.

인터넷 바다를 나와 직접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다

인터넷 속에 있다가 밖으로 나와 1인 시위를 현장에서 직접 해보려니, 참 어렵습니다.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뻥긋 못 해보고 내내 서 있기만 하다가 왔습니다. 다음에는 '헐...'이라는 문구는 빼고 이미지도 빼고(넣으려면 컬러프린터기를 구입한 이후에) 글씨만 큼직하게 써서 나가야겠군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돌아왔습니다.

그래도 용케 저에게 기운을 주셨던 몇 분 들이 있었습니다. 한 아주머니가 오셔서 여기서 모하냐며 묻기에 설명해드렸더니, 4대강에 예산이 너무 몰렸다는 말씀을 같이 하시며 추운데 고생이 많다고 손 잡아주시고 지지해주셨습니다.

지나가던 아저씨 한 분은 2MB가 뭐냐며(예상치 못한 질문) 묻기에 '이명박'이라고 말씀해드렸더니 "아~ 그 2가 이야?" 이러며 껄껄 웃으시며 지나가셨습니다. 아이코, 들고 나와보니 어르신들은 '헐...'이란 표현도, '2MB'라는 단어도 익숙치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역시 다음 번엔 여러모로 손봐야 할 것이 더 많아졌습니다.

이제 조금 더 자주 밖으로 나가보고 싶어집니다

인터넷에 무수히 돌아다니는 패러디 사진, 이야기들 더 많이 출력해서 가끔 길가에 한 번 나가보려 합니다. 인터넷에 익숙치 않고, 접하고 있지 않은 더 많은 동네 주민들에게  다양하고 진실한 정보들을 공유해서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고민도 해보고 싶네요.
덧붙이는 글 중복게재-개인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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