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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향일암 앞 바다 위에서 본 '일출'

등록|2010.01.01 15:10 수정|2010.01.01 15:10

▲ 오전 7시 42분 여수 향일암 앞바다 유람선에서 본 새해 일출모습 ⓒ 오문수





"야! 해다!"
"새해가 떴다!"

수평선 너머 점점 붉어지던 바다 위로 빨간 점 하나가 떠올랐다. 시간은 오전 7시 42분. 국동호 선상 위에 모였던 모든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며 "와!"하는  환호성으로 물결쳤다. "오늘은 유난히도 붉은데"하는 소리가 들린다. 허나 아쉬움이 뒤섞인 목소리다.

여수 향일암은 전국 일출 명소 중 하나다. 해마다 TV에서 새해맞이 일출 중계방송을 하곤 했다. 그러나 지난 20일 발생한 원인 모를 화재로 지역에서는 향일암 일출제에 대해 취소 여부를 검토했다. 당시 화재로 대웅전과 종무실, 종각 등 3개동이 불탔다.

그간 여수향일암일출제추진위는 주변상가와 지역주민, 불교계, 언론 등의 여론과 침체된 지역경제 여건을 감안해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향일암이 중요 문화재임을 감안해 공연 등 오락적 행사를 취소하고 소망기원 행사로 검소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한 이후 향일암 관광을 약속했던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주변 7개 마을 370여개 민박 및 숙박업소에 예약했던 관광객들이 50%이상 예약을 취소했다.

매년 100만명 이상이 찾는 향일암이 소실되면서 관광산업이 후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여수시에서는, "전 행정력을 모아 2012년 박람회 개최이전에 향일암이 복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새벽 6시에 돌산대교 아래 유람선 선착장에서 국동호를 탄 이승주(고3) 군은 광주에서 왔다. 올해 소망을 묻자 "좀더 열심히 공부해 서울로 진학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수시 국동에서 온 김정애씨는 "타국에 있는 아들이 뜻하는 바를 이루고, 딸이 희망하는 직장 취직과 가족 모두의 건강"을 기원했다. 서울에서 온 옆 자리의 여자 승객은 "부모형제들이 다 건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오전 7시 35분 해뜨기 직전의 여수 향일암 앞바다 모습. ⓒ 오문수

▲ 해가 떠오른 후 유람선 한 척이 해쪽으로 다가가고 있다 ⓒ 오문수



▲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위해 갈매기가 유람선을 따라오고 있다. 저멀리 우리 경제에 희망을 던져주는 바다일꾼들의 모습. 광양항에 입항을기다리는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수십척 기다리고 있다. ⓒ 오문수



▲ 바다에서 바라본 향일암 모습으로 처절한 화재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 오문수



▲ 선상 공연 모습.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복채 낸 분은 더 많이 받으세요 ⓒ 오문수






30분 쯤 해돋이를 구경하고 난 일행은 뱃머리를 돌려 돌아오는 길에 어느 때보다 밝게 뜬 태양 아래서 새해에도 열심히 일하는 바다 일꾼들을 만났다. 광양항에선 수십 척의 대형 컨테이너선들이 입항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는 오징어배가 힘차게 귀항하고 있었다.

어제까지도 바람이 세차게 몰아쳐 태양을 보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기상대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모진 풍파를 헤치는 이들이 있어 새해에도 희망을 꿈꾼다.
덧붙이는 글 희망제작소와 여수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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